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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기사] 누가 알았을까, 소박한 이 국수가 이렇게 성공할 줄(http://omn.kr/1ygd5)

이전부터 저마다의 요리법으로 전수돼왔기에, 식당마다 그 맛이 조금씩 다른 것도 충북 옥천군 청산면 생선국수의 매력이다.

청산에서 현재 운영되고 있는 생선국수 전문식당은 총 7곳. 선광집, 금강식당, 찐한식당, 청양식당, 뿌리식당, 청산추어탕, 칠보국시다. 그야말로 진~한 민물고기의 맛을 느낄 수 있는 곳부터 생선국수와 다소 '낯가림'을 할 수 있는 초보자에게 추천할 수 있는 곳까지, 이들의 다채로운 매력을 만나보자.

생선국수 만든 선광집
 
선광집
 선광집
ⓒ 월간 옥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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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광집 이미경씨와 서금화씨
 선광집 이미경씨와 서금화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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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청산 생선국수를 있게 한 식당이다. 1962년 처음 문을 열었으니 올해로 60년, 환갑을 맞이했다. 서금화(95)씨를 이어 딸 이미경(57)씨가 2대째 맛을 책임지고 있다.

선광집의 시작은 청산의 미식가였던 이미경씨 아버지가 천렵국에 밥 대신 국수를 넣어 먹어본 것부터였다. 술술 넘어가고 맛이 좋아 마을에 입소문이 났고 가정집 손님상으로 차려내던 것이 지금의 식당으로 발전했다.

선광집이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것은 1980년대, 청주 방송사에서 식당을 방문한 이후부터다. 청산고등학교 취재를 위해 청산을 찾은 제작진이 우연히 선광집에서 식사를 했던 것. 이를 계기로 맛집으로 방송에 소개됐고, 이후 다른 방송에도 여러 차례 소개되면서 전국에서 찾는 식당이 됐다.

생선살이 잔잔해 부담스럽지 않고 먹기 편한 것이 선광집 생선국수의 특징. 고추장 양념만을 사용해 국물 맛이 깔끔한데, 한번 맛보면 칼칼하고 담백한 국물이 자꾸 생각난다.

95세인 서금화씨가 때때로 부엌에 들어가 "음식할 때에는 오로지 요리에만 집중, 정성으로 만들 것"을 강조할 만큼 애정을 담아 요리한다. 그 때문일까, 생선국수를 찾는 손님의 발길이 오늘도 끊이지 않는다.

"생선국수는 저보다도 나이가 많지요. 지금껏 저와 함께해온 동반자 같은 존재예요. 제가 식당을 이어 하는 것처럼, 손님 중에도 부모님을 이어 자녀분들이 찾아오시기도 하는데 이럴 때 가장 뿌듯합니다." (이미경씨)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추억의 음식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서금화씨)

▶주소 : 옥천군 청산면 지전1길 26
▶연락처 : 043-732-8404


도리뱅뱅이 만든 금강식당
 
금강식당
 금강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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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식당 신금옥씨
 금강식당 신금옥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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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광집만큼이나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식당이자, 또 하나의 향토음식인 '도리뱅뱅이'가 있게 한 곳이다. 피라미가 많이 잡히던 시기, 프라이팬에 동그랗게 피라미를 둘러 바삭하게 튀긴 음식인 '도리뱅뱅이'는 그 모양을 본 따 신금옥씨가 지은 이름이다.

이곳이 처음 문을 연 시기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신금옥(88)씨가 돌아가신 시어머니 뒤를 이어 운영했고 19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방송에 다수 소개된 역사가 있다. 신금옥씨가 여전히 부엌을 지키며 식당을 운영한다. 작은 간판에는 '금강집'이라고 쓰여있지만 '금강식당'이 맞는 이름이다.

이곳 생선국수는 담백한 듯 얼큰하면서도 생선국수 본연의 느낌이 강한 맛이다. 생선살이 어느 정도 느껴지는 편이고 국수 양이 푸짐하다. 식당 앞 마당 한쪽에는 거대한 나무 한 그루가 자리잡고 있다. 300년 넘은 조각자나무라고 전해진다.

신금옥 씨는 "시어머니가 아들을 낳게 해달라고 나무 앞에서 제를 지내기도 했다"면서 "그 때문인지 내가 6형제를 낳았다"며 웃는다.

▶주소 : 옥천군 청산면 지전길 48-1
▶연락처 : 043-732-8083
 

국물이 진한 찐한식당
 
찐한식당
 찐한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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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한식당 고복순씨
 찐한식당 고복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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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제빵왕 김탁구>, 예능 프로그램 <백종원의 3대 천왕> 등 방송에 소개되면서 '줄 서서 먹는 집'이 된 찐한식당이다.

이곳 역시 천렵에 대한 추억에서부터 시작됐다. 청산이 고향인 고복순(66)씨는 어릴 적 가족과 천렵을 나가 생선국수를 만들어 먹곤 했다. 같은 추억을 지니고 있던 친언니와 형부가 먼저 생선국수 식당을 열었고 3년 뒤, 고복순씨가 타지에 머물다 고향에 돌아왔을 때, 언니는 그더러 식당을 이어 나갈 것을 제안했다. 그렇게 식당을 운영한 지 어느덧 33년째다.

'찐한식당'이라는 상호는 '원재료를 아끼지 않고 넣어 진한 국물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담긴 이름이다. 과거에는 형부가 직접 잡아 온 민물고기를 원재료로 사용했는데, 메기·빠가사리·쏘가리·누치·가물치·붕어·칠어 등 7가지가 넘는 민물고기를 넣어 끓였으니 그 이름에 걸맞게 걸쭉하고 진한 국물의 생선국수였다. 민물고기가 과거에 비해 많이 잡히지 않아 그때만큼 원재료를 사용할 수는 없지만, 찐한식당 생선국수는 여전히 진한 국물로 유명하다.

이름 그대로 국물이 진한 생선국수다. 밥 말아먹고 싶다는 생각이 저절로 드는 맛. 국수 식감이 살아있고 도리뱅뱅이와 생선튀김 역시 바삭바삭, 입맛을 자극한다.

고복순씨는 "영원한 달인은 없다"며 "손님이 기분 나쁘거나 실망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항상 신경 쓰고 있다"고 말한다. 과거 고복순씨가 그랬듯 얼마 전 그의 아들 이석훈(41)씨도 고향에 돌아왔다. 앞으로 이석훈씨가 어머니에게 음식을 배워 찐한식당의 맛을 이어갈 예정이다.

▶주소 : 옥천군 청산면 지전길 14
▶연락처 : 043-732-3859
 

얼큰‧개운한 청양식당
 
청양식당
 청양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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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식당 김희순씨
 청양식당 김희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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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년 전, 평소 생선국수를 좋아하던 남편의 제안으로 지금의 식당을 열었다. 청양식당이라 이름 붙인 것은 과거 이곳이 '청양분식'이 있던 자리기 때문. 이후 김희순(71)씨가 생선국수를 전담해 식당을 운영했다.

청양식당 생선국수는 메기, 빠가사리, 쏘가리를 원재료로 사용한다. 묵직하고 매콤한 국물은 개운하게 속을 풀어준다. 씹는 맛이 일품인 꺽지튀김은 특별한 날 맛보면 좋은 이곳의 별미다. 그가 직접 담근 배추김치와 깍두기 역시 음식 맛을 더욱 돋우는 역할을 한다.

청성이 고향인 김희순씨 역시 어릴 적 천렵하던 추억을 간직한 채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초창기에는 고민도 많았지만 3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지금, 그는 자부심을 갖고 생선국수를 만든다.

"생선국수만큼은 내가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지요. 고생한 시기가 있었으니 더 값져요. 여기서 멈추면 안 되고, 더 맛있는 생선국수 만들기 위해 연구하고 노력해야지요."

▶주소 : 옥천군 청산면 지전길 47-5
▶연락처 : 043-732-8163


생선살이 푸짐한 뿌리식당
 
뿌리식당
 뿌리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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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식당 고명준씨
 뿌리식당 고명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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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의 뿌리와 같은 존재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지은 상호다. 고명준(64)씨는 찐한식당 고복순씨와 남매 관계이기도 하다. 본래 한식당을 운영했던 고명준·김미숙씨 부부는 10여 년 전 가게를 지금의 생선국수 식당으로 탈바꿈했다. 초반에는 고복순씨의 생선국수 만드는 비법을 참고하기도 했지만, 이제 나름의 특색을 갖춰 오랜 단골손님이 찾아오는 곳이 됐다.

메기를 활용해 국물이 걸쭉하고 맛이 얼큰하다. 여기에 큼직한 생선살을 얹은 것이 이곳 뿌리식당 생선국수의 특징. 면도 한 그릇 비우기가 버거울 정도로 푸짐하게 들어있다. 식당 내부가 큰 편이라 여럿 찾아오기 편한 구조인 것도 이곳의 장점이다. 고명준씨에게도 생선국수는 잊을 수 없는 음식이다.

"객지에 있다가도 봄이 되면 특히 (생선국수) 생각이 많이 나죠. 장위보, 노들강변 나가서 놀다가 밥 먹던 기억이 선해요. 우리 식당이 오래도록 추억의 맛을 지켜나갔으면 합니다."
 
▶주소 : 옥천군 청산면 남부로 2165
▶연락처 : 043-732-8400


추어생선국수 맛보려면 청산추어탕
 
청산추어탕
 청산추어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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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추어탕 김순자씨
 청산추어탕 김순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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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추어탕은 다른 생선국수 전문식당이 메기, 빠가사리, 쏘가리, 붕어 등 민물고기를 원재료로 하는 것과 달리 미꾸라지를 사용한다. 김순자(61)씨는 보리밥, 닭내장탕 등 다른 음식을 주메뉴로 1999년 이곳에 자리 잡은 이후, 청산 생선국수 거리가 조성되던 5~6년 전부터 추어탕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다.

"청산에는 미꾸라지 양식장이 12곳 있어요. 전국 추어탕 원재료의 70%가 이곳 청산에서 난다고 해요. 가장 가까이에서 신선한 재료를 받아올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죠."

김순자씨는 가까이 미꾸라지 양식업자와 인연을 맺고 믿을 수 있는 원재료를 사용하고 있다. 미꾸라지를 활용한 추어생선국수는 고소하고 구수한 맛이 특징이다. 흙냄새나 비린내가 전혀 나지 않아 누구나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추어탕에는 생선국수와 달리 시래기가 추가되는 점이 차이점이다. 그 맛에 반한 손님들이 전국 각지에서 찾아오고 멀리서 포장 배송주문을 부탁하기도 한다. 도리뱅뱅이도 원가가 빙어의 3배가량인 피라미만 사용한다고. '가장 싱싱하고, 맛있는 최고의 재료를 쓰겠다'는 김순자씨의 원칙 때문이다.

"제가 먹고 싶은 음식을 만들어야죠. 청산이 미꾸라지가 많이 생산되는 곳인데 추어탕 가게는 많지 않아요. 그 명맥을 잇는다는 마음으로, 오래도록 맛으로 기억되는 식당을 운영하겠습니다."

▶주소 : 옥천군 청산면 지전1길 25
▶연락처 : 043-732-8309
 

생선국수 입문자라면 칠보국시
 
칠보국시
 칠보국시
ⓒ 칠보국시 사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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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보국시 김경순씨
 칠보국시 김경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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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보국시는 청산 바지락칼국수 맛집으로 더 잘 알려진 식당이다. 생선국수를 개발한 것은 청산 생선국수 거리가 조성되면서부터. 김경순(60)씨는 오랜 시간 국수 요리를 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생선국수를 만들었다. 바지락 육수와 생선 육수를 섞고, 호박, 버섯 등 채소를 풍부하게 넣어 기존 생선국수보다 친숙한 음식으로 탈바꿈시켰다.

"생선국수보다는 '얼큰국수'에 좀 더 가까울 수도 있을 것 같네요(웃음). 제 나름대로 만든 생선국수를 본래 생선국수보다 좋아하시는 분들도 계세요. 우연히 찾아오셔서 맛본 분들이 단골이 돼 여러 번 오시는 거죠."

생선국수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면 처음 도전해보기 좋을 음식이다. 칠보국시 생선국수의 또 다른 매력은 소면 대신 칼국수 면을 넣어 먹어볼 수 있다는 점이다. 소면을 넣는 것이 기본이지만 손님이 요청할 경우, 칼국수 면을 넣어서 드린다고. "칼국수를 전문으로 하는 만큼 우리 식당에는 언제나 숙성된 칼국수 면이 있으니까요."

김경순씨는 넉넉한 마음으로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 "청산에서 10년 넘게 식당을 해왔어요. 돈을 많이 벌겠다는 마음보다는 식구 음식 해준다는 마음으로 양심껏 요리하죠. 누구나 마음 편히 들를 수 있는, 넉넉한 식당으로 남고 싶어요."

▶주소 : 옥천군 청산면 지전길 42-1
▶연락처 : 043-733-0376 


월간 옥이네 통권 58호 (2022년 4월호)
글·사진 한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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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옥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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