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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마산용마고등학교 개교 100주년 기념식수로 일본 원산지인 '금송'이 심어져 있다.
 창원 마산용마고등학교 개교 100주년 기념식수로 일본 원산지인 "금송"이 심어져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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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때 세워진 학교가 개교 100주년을 맞아 기념식수를 하면서 일본 원산지인 '금송'을 심어 지적을 받았다. 학교 측은 교체를 논의하고 있다.

경남 창원에 있는 마산용마고등학교 교정에 24일 금송 한 그루가 심어졌다. 용마고 총동창회가 올해 개교 100주년 기념행사의 하나로 기념식수를 한 것이다.

나무 앞에는 개교 100주년 기념 타임캡슐도 묻었다. 이 사업은 마산용마고 총동창회 개교 100주년기념사업 추진위원회가 실무를 맡아서 했다. 기념식수한 현장 바로 뒤에는 '단군상'이 조성돼 있다. 일본 금송을 단군상이 계속 바라보는 꼴이 됐다.

전국적으로 일본이 원산지인 금송을 두고 논란을 빚은 사례가 많다. 1970년 현충사에 금송을 심었다가 일본 고유종이라는 사실이 알려져 지적이 제기됐다. 2018년 해당 나무는 근처 담장으로 이식되됐다.

충남도교육청은 삼일절 100주년인 2019년, '일제 잔재 없애기' 차원에서 학교에 심어져 있던 왜향나무(가이즈까향나무)와 함께 금송도 철거하는 대상으로 삼기도 했다.

또 대전광역시는 2020년 2월 대전시청 북문 입구에 심어져 있던 금송 2그루를 인근 한밭수목원으로 옮겼다. 당시 대전시청은 "금송은 일본이 원산지로 이에 대한 시민 정서를 고려했다"고 그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경북 안동 도산서원이다. 도산서원에 있던 금송은 심어진 지 반세기만인 2018년 11월 서원 바깥 산 밑으로 옮겨졌다.

조경전문가 박정기 곰솔조경 대표는 금송이 일본 원산지라는 사실은 인터넷 검색을 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특히 교육 현장에 우리나라 고유 수종의 소나무도 많은데 왜 하필 일본 금송을 심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용수 마산용마고 교장은 "동창회에서 기념식수를 하고 나무도 골랐다"며 "금송이 일본 원산지인줄 몰랐다. 동창회와 나무 교체에 대해 검토하겠다"고 전했다.

변종민 전 마산용마고 총동창회 사무국장은 "시간이 부족해 수종에 대해 사전에 회의를 많이 못했고 업체에 맡겨서 했다"며 "심어진 나무가 금송이라는 사실을 오늘 아침에 알았고, 교육현장에는 맞지 않다는 지적이 있어 조만간 다른 나무로 교체를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마산용마고는 일제강점기인 1922년 4월 25일 '마산공립상업학교'로 개교했고, 해방 이후 1949년 9월 9일 '마산상업중학교'으로 교명이 바뀌었다가 1951년 9월 1일 '마산상업고등학교'와 '마산동중학교'로 분리됐다.

마산상고가 2001년 3월 1일 인문계인 지금의 마산용마고등학교로 교명이 바뀌었고, 96회 졸업까지 졸업생 3만 2590명을 배출했다.

태그:#일본금송, #마산용마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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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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