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만의 그랜드슬램 나들이에 나서는 경기도청 선수들.

한 달만의 그랜드슬램 나들이에 나서는 경기도청 선수들. ⓒ 박장식

 
2021-2022 컬링 시즌의 마무리를 장식할 대단원은 '그랜드슬램'이다. 시즌 마지막 그랜드슬램 대회인 '챔피언스 컵'에 여자 컬링 대표팀 강릉시청 '팀 킴', 남자 컬링 대표팀 경북체육회 '팀 창민'을 비롯해 최근 전력이 막강해진 경기도청 여자 컬링팀 '팀 은지'가 초대권을 안고 나선다.

캐나다 올즈에서 3일부터 열리는 그랜드슬램 챔피언스 컵에 한국 컬링 선수들이 대거 출전한다. 컬링 투어 대회 중 가장 권위가 높은 그랜드슬램 6개 대회,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대회로 꼽히는 챔피언스 컵에는 한국 팀 중에서도 세 개에 달하는 팀이 초대장을 받아들었다.

경북체육회 '팀 창민'은 지난해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컬링 선수권대회 우승으로, 강릉시청 '팀 킴'과 경기도청 '팀 은지'는 각각 이번 시즌 투어 대회에서 우승으로 그랜드슬램 마지막 대회 출전권을 따냈다. 세 팀이 다사다난했던 이번 시즌의 결말을 어떻게 장식할지 기대가 모인다.

김창민·김수혁 듀오의 시즌 마지막 도전
 
 경북체육회 컬링팀 선수들이 4년만에 그랜드슬램 나들이에 나선다.

경북체육회 컬링팀 선수들이 4년만에 그랜드슬램 나들이에 나선다. ⓒ 박장식

 
경북체육회 '팀 창민'(스킵 김창민·리드 김학균·세컨드 성세현·서드 김수혁·핍스 전재익)은 그랜드슬램 기억이 좋다. 2017년 열린 그랜드슬램 '내셔널' 대회에서는 한국 선수들이 지금껏 밟아보지 못했던 결승의 문턱을 밟기도 했다.

물론 이때 스코틀랜드의 '팀 브루스 모왓'에게 우승을 내주기는 했지만, 한국 컬링에서 역사에 남을 기록을 썼다는 데에는 이의가 없다. 고대했던 올림픽 출전을 이루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이번 시즌 활약을 인정받아 한국 남자 선수들로서는 무려 4년 만에 그랜드슬램 무대를 밟는 선수들의 각오 역시 남다를 법하다.

그랜드슬램에 대한 '한'도 있다. 선수들은 지난 2020년 챔피언스 컵에 초청장을 받았지만, 당시 발생했던 코로나19로 인해 대회가 취소되며 그랜드슬램 나들이가 좌절되었던 바 있다.

선수들은 시즌 마지막 도전에 앞서 '팀 킴'과 함께 진천선수촌에 입촌해 훈련을 이어갔다. '팀 브루스 모왓'을 비롯해 캐나다의 '팀 보쳐', 지난 베이징 동계올림픽 금메달 팀 스웨덴 '팀 니콜라스 에딘' 등을 같은 조에서 만나는 터라 쉽지 않은 길이지만, 어려움을 딛고 선수들이 이번 대회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세계선수권 은 '팀 킴', 전력 보강 '팀 은지' 나선다
 
 오래간만에 소속팀 강릉시청의 초록색 유니폼을 입고 나설 강릉시청 컬링팀 '팀 킴'.

오래간만에 소속팀 강릉시청의 초록색 유니폼을 입고 나설 강릉시청 컬링팀 '팀 킴'. ⓒ 박장식

 
강릉시청 '팀 킴'(스킵 김은정·리드 김선영·세컨드 김초희·서드 김경애·핍스 김영미)은 이번 시즌을 누구보다도 기쁘게 보냈다. 한국 컬링 선수들로서는 처음으로 두 번째 올림픽에 나서기도 했고, 올림픽 직후 열린 세계선수권에서는 한국 컬링 역사상 처음으로 은메달을 따내는 기쁨을 누리기도 했다.

하지만 유독 그랜드슬램 결승전과는 인연이 없었다. '팀 킴'은 2015년 '투어 챌린지'에서 4강에 오른 것을 처음으로 적잖은 대회에서 4강 신화를 써냈다. 지난 2021년 10월 출전한 마스터즈 대회에서도 4강에 올랐지만, 결승의 문턱에서 악연이 많은 '팀 제니퍼 존스'에 밀려 패배했다.

그런 만큼 '팀 킴'으로서는 자신들에게 '역대급 시즌'이었던 2021-2022 시즌의 마지막 국제대회에서 한국 컬링 사상 첫 그랜드슬램 우승을 노린다. 조별리그 대진운도 좋다. 조별리그에서 함께 맞붙는 캐나다의 '팀 케리 에이나르슨'은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두 번 만나 두 번 모두 '팀 킴'이 승리했고, '팀 호먼', '팀 플뢰리'와의 상성 역시 나쁘지 않다.

이에 맞서는 경기도청 '팀 은지'(스킵 김은지·리드 설예은·세컨드 김수지·서드 김민지·핍스 설예지)는 전력 보강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한국의 첫 세계선수권 메달을 이끌기도 했던 전 춘천시청 스킵 김민지를 영입했기 때문이다. 이번 그랜드슬램은 국가대표라는 대권 도전에 앞서 자신의 가능성을 증명할 자리다.

물론 지난 그랜드슬램 성적이 아쉽기는 했다. 선수들은 팀 전력 보강 이후 처음 나선 대회인 4월 '플레이어스 챕피언십'에서 전패로 아쉽게 대회를 마쳤다. 하지만 팀을 맞춘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낸 성적이기에 선수들이 이번 대회 어떻게 설욕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민지 선수의 그랜드슬램 기억도 좋다. 춘천시청 시절이었던 지난 2019년 캐네디언 오픈에서 한국 여자 컬링 사상 첫 그랜드슬램 결승에 진출하는 성과를 달성하기도 했다. 큰 대회 경험이 많은 김은지, 그리고 김민지라는 두 선수의 시너지가 이번 대회에서 본격적으로 보여질 참이다.

'팀 킴' 대 '팀 은지' 첫 경기... 불꽃 튀는 대전 성사
 
 '승부사' 김민지 선수가 경기도청에 합류한 가운데, 경기도청 선수들이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승부사' 김민지 선수가 경기도청에 합류한 가운데, 경기도청 선수들이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박장식

 
이번 챔피언스 컵 대회에서는 재미난 매치업도 성사되었다. 한국 컬링을 대표하는 라이벌인 '팀 킴'과 '팀 은지'가 조별리그 첫 경기부터 맞붙는다. 한국시간으로 4일 오전 2시부터 열리는 두 팀의 경기는 '팀 은지'의 전력 보강 이후 첫 맞대결이기도 하다.

'팀 킴'의 국가대표 3연패냐, '팀 은지'의 3년만의 국가대표 탈환이냐를 두고 6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맞붙을 것이 확정적인 두 팀이기에, 국가대표 선발전을 앞둔 때 기선 제압 측면에서도 첫 경기가 중요하다. 

같은 시각 '팀 창민'은 스코틀랜드의 '팀 브루스 모왓'과 첫 경기를 갖는다. 5년 전 우승의 문턱에서 아쉬움을 남겼던 '팀 브루스 모왓'은 지난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도 은메달을 따낼 정도가 되었다. 그런 선수들에 맞서 '팀 창민'이 첫 경기에서 함박웃음을 지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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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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