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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하리수씨가 11일 오후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차별금지법 제정 관련 공개 면담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방송인 하리수씨가 11일 오후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차별금지법 제정 관련 공개 면담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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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금지법이 발안되고 15년이 지났는데도 통과가 되지 않고 계속 똑같이 지지부진하다는 건 많이 슬픈 일이 거든요..."

11일 오후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 하리수(47)씨가 윤호중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박홍근 원내대표의 얼굴을 번갈아 쳐다보며 말했다. 하씨는 "제가 나라에서 인정 받은, 최초의 성을 바꾼 여자잖아요"라며 "여자가 된 지 20년이 됐는데도 차별 문제가 좋아지진 않은 것 같아요"라고 했다. 하씨는 한국 최초의 트랜스젠더 방송인이다.

하씨 지적에 정치인들은 고개를 숙였다. 윤호중 민주당 비대위원장은 "차별금지법은 2007년 참여정부 시절로 거슬러올라가 국민 모두가 평등해야 한다는 지극히 당연한 헌법 정신을 담은 법안으로 발의됐다"라며 "국민 모두를 위해 꼭 있어야 할 평등법(차별금지법) 제정이 아직도 이뤄지지 못한 데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고, 민주당이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저도 3선 의원으로서 사실 국민들 뵙기가, 또 지금 농성하시는 분들이나 오늘 오신 분들 뵙기가 참 면구스럽고 부끄럽다"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걸 누구의 탓으로 돌리기 전에 과연 이런 문제를 공론화도 못하는 게 현재 대한민국의 모습이어야 되느냐에 대해 저 스스로에게나, 또 의원들 모두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공전하고 있는 차별금지법 공청회에 대해 "이제는 세부 일정에 대해 여야가 속도를 내서 합의를 해야 한다"고도 발언했다. 윤호중 위원장도 "공청회가 약속됐는데 아직 진행되지 않고 있는 점이 대단히 안타깝다"고 했다.

현재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이종걸 공동대표와 미류 책임집행위원은 국회 앞에서 31일째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국회에선 법안 심사는커녕 공언했던 공청회 일정조차 기약 없는 상태다. 민주당은 집권 내내 차별금지법 제정을 미루다가 전날(10일)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서 야당이 됐다.

하리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도 면담하고 싶다"
  
방송인 하리수씨가 11일 오후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차별금지법 제정 관련 공개 면담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방송인 하리수씨가 11일 오후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차별금지법 제정 관련 공개 면담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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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분간 이어진 면담 이후 하리수씨는 "민주당 지도부 의원님들이 긍정적으로 이야기를 많이 해 앞으로 차별금지법과 관련해 원만하게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하씨는 특히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이준석 대표에게도 면담 요청을 드렸는데, 면담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하씨는 지난 4월 27일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며 민주당·국민의힘 지도부에 면담을 신청한 바 있다. 이날 민주당 지도부와의 공개면담 역시 윤호중 민주당 비대위원장, 박홍근 원내대표가 하씨 요청에 응하면서 성사됐다.

면담에 함께 한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국민의힘도 하리수씨 면담 요청에 화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임 소장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경우 개인적으로 하리수씨를 알고 있는 상황이다. 공당의 대표가 친소 관계로 면담을 결정할 수는 없겠고, 국민의힘의 입장이 바뀌기 위해선 시간이 좀 더 필요하지 않겠나 생각하지만 단식 농성자들을 생각한다면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다"고 했다.

임 소장은 민주당에 "공청회를 넘어서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도 이뤄져서 31일째 단식농성을 하시는 분들이 하루 빨리 단식을 풀 수 있도록 해달라"고도 호소했다.

[관련기사]
"국회도 더는 교회 핑계를 대지 말아야 한다" http://omn.kr/1ylqj
중반 향하는 21대 국회... 암울하다, '차별금지법' 타임라인 http://omn.kr/1wqdm
 
차별금지법저정을 위해 단식 중인 활동가 이종걸과 미류
 차별금지법저정을 위해 단식 중인 활동가 이종걸과 미류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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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하리수, #이준석, #차별금지법, #윤호중, #박홍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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