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못한 돌발 변수 속에서도 KIA 타이거즈가 값진 승리를 만들었다.

KIA는 1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원정 경기에서 10-1로 대승을 거두었다. 주말 3연전 첫 경기를 잡은 KIA는 이날 우천으로 인해 경기를 치르지 않은 삼성 라이온즈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공동 5위로 올라섰다.

이날 경기는 양현종과 임찬규, 리그를 대표하는 국내 선발 투수들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무려 1만9411명의 관중이 입장해 분위기를 달궜다. 그러나 경기 초반부터 두 팀의 희비가 엇갈렸다.

양현종의 강판, 그래도 타자들이 있었기에

기선제압에 성공한 팀은 KIA였다. 3회초 1사 만루서 최형우의 적시타 때 2루주자와 3루주자가 득점을 기록했고, LG 야수진의 릴레이 과정이 매끄럽지 않은 사이 1루주자까지 홈을 파고들었다. 임찬규는 이 한방으로 3이닝도 채우지 못한 채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KIA 방망이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LG의 두 번째 투수 최동환이 등판한 이후 황대인의 희생플라이와 이우성의 내야안타로 두 점을 더 보태면서 3회초에만 무려 5득점을 뽑아냈다. 일찌감치 승부의 추가 KIA 쪽으로 기울어졌다.

그러나 3회말, KIA도 큰 위기를 맞이했다. 2사 1, 2루서 양현종이 던진 공이 박해민의 머리로 향하면서 헤드샷 규정에 따라 퇴장이 선언됐다. 다행히 큰 부상을 입지 않은 박해민은 1루로 걸어나갔고, 양현종은 마운드서 내려가기 전에 미안함을 표시했다. 양현종의 통산 150승 도전도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몸도 제대로 풀지 못한 채 급하게 호출을 받고 올라온 윤중현이 2사 만루서 상대해야 하는 타자는 김현수였다. 최근 LG 타선에서 컨디션이 가장 좋은 타자였다. 초구부터 스트라이크를 꽂아넣은 윤중현이 유리한 볼카운트를 선점한 데 이어 4구 승부 끝에 2루 땅볼로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KIA는 6회초 3득점, 8회초 2득점으로 두 자릿수 득점을 완성해 승리를 자축했다. 점수 차가 점점 벌어지면서 등판할 필요가 없었던 '필승조' 장현식과 정해영은 꿀맛 같은 휴식을 취했다.
 
 13일 LG와 원정 경기서 선수들에게 응원을 보내고 있는 KIA 팬들의 모습

13일 LG와 원정 경기서 선수들에게 응원을 보내고 있는 KIA 팬들의 모습 ⓒ 유준상

 
모두가 합심해 만든 승리... 저력 발휘한 KIA

결정적인 순간에서 LG의 추격을 저지한 윤중현은 4회말까지 1⅓이닝 1피안타 1사사구 3탈삼진을 기록, 구원승을 챙겼다. 나란히 1이닝 무실점 투구를 펼친 이준영과 유승철의 호투도 팀 승리에 큰 보탬이 됐다. '에이스' 양현종 없이도 3회말 2사 이후부터 LG 타선을 꽁꽁 묶었다.

타선에서는 2안타 이상을 기록한 선수만 무려  4명이었다. 3회초 결승타를 포함해 4타점을 쓸어담은 최형우가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7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는 혼자서 4개의 안타를 때려냈다.

나성범, 소크라테스, 박동원 등 외부 영입을 통해 지난해보다 전력이 상승한 것은 맞다. 그러나 단지 한 두 명의 활약만으로 팀이 이렇게 달라졌다고 볼 수는 없다. 13일 경기처럼 최형우나 황대인 등 제 몫을 해야 하는 선수들까지 분전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더구나 이날 경기서 결장한 내야수 류지혁, 전력에서 이탈해 있는 외국인 투수 로니 윌리엄스 등 현재 KIA의 전력은 100%가 아니다. 이렇게 버텨주기만 해도 충분히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는 팀이다. 특히 5월 들어 분위기가 살아난 만큼 향후 순위 판도에 있어서 KIA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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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KIA타이거즈 양현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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