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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대 대통령선거가 치러지고 새 대통령이 취임했지만 대선 투표 결과에서도 나타나듯 우리 사회는 좌·우, 진보·보수, 전라·경상 등으로 찢긴 채 심화된 대결구도를 보이고 있다. 대선 승리 진영은 새 정권에 대한 높은 기대치를 안고 설레는 반면 반대 진영은 좌절과 패배주의에 젖어 상실의 늪에 빠져 있는 상황.

수백 년 전에도 그러했고 21세기 지금도 그러한 한반도의 대한민국. 하지만 이제는 "더불어, 함께,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들어 보자며 발버둥 쳤던 대한민국 16대 대통령 노무현. 그가 떠난 지 13년이 됐지만 여전히 변함없는 대한민국.

더 이상의 패배주의에 허우적대는 스스로가 싫어, 지난 13일 하루 휴가를 내고 현재 진행 중인 '깨어있는 시민들의 릴레이 국토대장정' 노무현 순례길, 서울길 13구간(심천역~황간역) 걷기에 참여했다.

13일 오전 9시, 충청북도 영동군 심천역. 평일인데다 코로나19 및 대선 후유증, 다가오는 지방선거 등의 영향이 작용한 탓인지, 두 명만이 걷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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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구간을 걷고 있는 김병O(50대, 부산)씨와 보폭의 호흡을 맞추며 출발했다. 역시 다구간을 참여하고 있는 최정O(여, 충주)씨는 발부상임에도 불구하고 지원차량를 봉사하면서 한결 가볍게 걸을 있게 됐다.

참 아름다운 심천면이다. 금강을 품고 영동천을 끼고 철길을 휘감는 샛길, 삭막한 콘크리트의 큰길 등을 치고 나가며 각계역을 지나 첫 휴식지점을 향해 가는데 주유소 사장님이 노란색 깃발의 우리를 보고선 시원한 생수를 전해준다.

오늘 걸어야 하는 구간이 31km, 결코 짧지 않은 거리라는 생각에 다시 후려치며 사정없는 속도로 영동군에 접어든다. 언젠가 꼭 발을 내디뎌 보고 싶었던 영동역. 낮 12시 20분 도착. 오전 3시간 동안 12km를 걸었다. 지원차량을 봉사 운행하는 최정O씨가 앞서 식당을 정하고 해서 편하게 허기를 채우고선 낮 1시 반, 오후길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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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구간은 경부고속도로와 경부선철로가 묘한 조화를 이루며 우리의 길을 안내한다. 제법 빡세다. 김병현씨는 연일 걷고 있음에도 가속도가 엄청나다. 소위 '전투적'으로 걸으며 비도 맞는다. 어느 건물을 지나는데 한 시민이 자꾸 뭔가 망설이는듯하더니 부른다. 차를 몰며 지나오다 우릴 보고서는 기다렸다고 한다. 토목건축업을 하는 사업가라며 임시사무실로 안내하며 비 맞은 우리에게 따뜻한 커피를 대접한다.

노무현 정신을 사랑한다는 공통점 때문인지 의기투합하지만 갈 길이 먼 탓에 다시 서두른다.

"우리 같은 토목장이에겐 비가 오면 안 되겠지만 가뭄이 심하다. 그래서 다행이다. 다만 밤에만 비가 많이 왔으면 좋겠다", 더불어 살고자 하는, 그의 마음 씀씀이가 짠하다. 괜스레 콧등이 찡하다.

이곳도 참으로 많은 기차가 지나간다. 기차만큼 속도전을 펼치는데, 저만치에서 한 시민이 차를 세우고선 우리 자꾸 쳐다본다. 그러며 "이렇게 걸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며 인사를 건넨다. 다시 속도를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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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없는 국민이 입어야 했던 아픈 상흔을 고스란히 안고 있는, 충청북도 영동군 황간면 노근리. 노근리평화공원 전시관을 둘러보고 당시 비행기 총기난사의 현장을 찾아 총탄자국도 만져본다.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라며 대한민국 군 수뇌부들을 호통치던 노무현의 대로가 떠오른다. 속도를 높이며 마지막 4km를 더 걸으며 17시 40분 황간역 도착. 31km의 긴 오름을 내린다.

그리고 "함께, 봉하가는 길" "사랑한다면, 노무현처럼"

전날 12구간(옥천역~심천역)을 걸어 준 참가자들이 있었기에 심천길을 걷고 또 다음날 14구간(황간역~김천역) 참가자들에게 잇게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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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올해도 '노무현'과 '사람사는 세상'을 그리며 지난 4월 28일 임진강역에서 출발한, 29구간 총 600km를 걷는 '깨어있는 시민들의 릴레이 국토대장정' 노무현 순례길이 이어지면서 23일, 노무현 대통령이 잠든 봉하마을에 다다를 예정이다.

참고로, 올해 6년째를 맞이한 '깨어있는 시민들의 릴레이 국토대장정-노무현 순례길'은 철도역을 따라 릴레이로 걸으며, 민생을 체험하고, 노무현 대통령을 추모하며, 함께 사는 세상의 필요성을 알리고, 깨어있는 시민의 나라를 염원하며 걷는 사회적 대장정이다.

[관련 기사]
'노무현' 때문에 600km 대장정에 오른 사람들 http://omn.kr/1yxkg

덧붙이는 글 | 필자는 전문지 기자로 활동 중입니다.


태그:#노무현, #순례길, #노무현정신, #사람사는세상, #깨어있는시민들의국토대장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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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 사회에서 살아 숨쉬는 한 개체로서, 넘어지고 일어서고 더불어 고치며 다듬으며 모두가 발전하는 사회에서 살고 싶습니다. 완벽할순 없지만 완벽을 위해 모두가 깨어 나아갈때, 그 사회는 온전함의 향기를 기대할 수 있기에, 동참하고 싶었습니다. 언로의 힘을 알기에, 그 개방력과 영향력을 알기에, 특히 오마이뉴스를 눈여겨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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