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팀 핵심 수비수 김민재가 빠진 상황에서 브라질과의 친선전을 앞두고 있다.

한국 대표팀 핵심 수비수 김민재가 빠진 상황에서 브라질과의 친선전을 앞두고 있다. ⓒ 대한축구협회

 
'괴물수비수' 김민재(페네르바체)의 존재감은 한국 대표팀에게 절대적이다. 하지만 지난달 오른발 복사뼈 부상으로 인해 시즌을 채 마치지 못하고, 5월 초 조기 귀국했다. 결국 김민재는 국내로 복귀해 뼈조각 제거 수술을 받으면서 이번 6월 A매치 4경기에 나설 벤투호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서도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법은 없다. 언제든지 어려운 유사 상황에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다음달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FIFA랭킹 1위 브라질과 친선전을 갖는다. 최정상급 브라질을 상대로 새로운 수비 전술을 점검해볼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김민재의 괴물급 활약, 아시아 최종예선 최소 실점 원동력
 
벤투호는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7승 2무 1패의 성적으로 비교적 손쉽게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이 가운데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10경기에서 단 3실점만 허용한 수비 안정화를 꼽을 수 있다. 아시아 최종예선 A, B조에 있는 총 12개팀을 통틀어 가장 적은 실점 기록이다.
 
김승규 골키퍼가 부동의 주전으로 활약하는 가운데 이용-김민재-김영권-김진수로 구성된 포백의 조직력이 과거와 비교해 향상됐다. 또, 바로 윗 선에서는 정우영과 이재성이 수비 상황에서 헌신적인 플레이로 상대 공격을 저지했다.

이 가운데 김민재의 활약상은 크게 두드러진다. 김민재는 매 경기 상대 공격수를 완전히 지워버리는 퍼포먼스로 호평을 이끌어냈다. 지난 3월 이란전에서도 아시아 정상급 공격수로 통하는 아즈문을 완벽하게 봉쇄하며 11년 만에 승리를 거두는데 기여했다.
 
지난해 여름 터키 수페르리가 명문 페네르바체로 이적한 김민재는 '괴물'이라는 찬사를 얻으며 단숨에 정상급 수비수로 부상했다. 이러한 활약에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빅리그 클럽으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벤투 감독은 볼 점유율을 높이고, 능동적인 축구를 구사하면서도 후방에서의 안정감을 결코 소홀히 하지 않는다. 수비 라인을 높게 올리고, 공수 간격을 좁히면서 전방 압박을 구사하려면 후방에서 빠른 스피드를 지닌 수비수가 필수적인데, 여기에 김민재가 부합한다.

상대 공격의 길목과 공의 흐름을 정확하게 예측하고, 빠른 주력을 활용한 사전 커팅, 커버 플레이 모두 발군이다. 수비 못지않게 김민재는 공격력도 장착했다. 공간이 열리면 전진 드리블로 공격의 활로를 개척하고, 정확한 롱패스를 뿌린다. 수비의 단단함이 더해진 벤투호는 쉽게 실점하지 않고 지지 않는 팀으로 변모할 수 있었다.
 
오른발 센터백 딜레마, 벤투 감독의 최종 선택은?
 
하지만 반대로 김민재가 없는 벤투호를 떠올리면 걱정이 앞선다. 현실적으로 김민재를 대체할 수비수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평소 벤투 감독은 후방 빌드업을 중시하는 특성상 센터백 두 자리에 각각 오른발잡이와 왼발잡이를 기용한다. 왼발잡이로는 김영권, 권경원이 예상대로 선발된 반면 안타깝게도 김민재의 백업인 오른발잡이 박지수마저 부상으로 인해 제외됐다.
 
이에 벤투 감독은 정승현과 조유민을 선발했다. 두 선수 모두 주발이 오른발이다. 정승현은 지난 4년 동안 벤투호에서 3경기 133분 출전에 그쳤으며, 다섯 번째 센터백 옵션으로 분류되고 있는게 현실이다. 이번 월드컵 최종예선에서는 한 차례도 뛰지 못했다.

그리고 조유민은 생애 첫 국가대표 발탁이다. 만약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김민재, 박지수, 김영권, 권경원이 정상 컨디션일 경우 정승현과 조유민의 최종엔트리 승선 가능성은 높지 않은게 사실이다.
 
그렇다면 정승현과 조유민을 이번 6월 A매치 4연전에서 모두 실험할지는 미지수다. 월드컵 본선 도중 부상으로 인한 선수 교체는 불가능하다. 이는 즉, 보유한 스쿼드 내에서 수비 라인을 구성해야 함을 뜻한다. 유사시 왼발잡이 센터백 2명을 모두 출전시켜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벤투 감독은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포르투갈을 이끌 당시 센터백 조합으로 주발이 오른발인 페페-브루누 알베스, 히카르두 코스타-브루누 알베스 조합을 내세운 경험이 있다. 이러한 과거 사례를 놓고 보면 반드시 오른발-왼발 센터백 조합을 고집한다고 보긴 어렵다.
 
그렇다면 붙박이 주전 김영권의 파트너로 왼발잡이 권경원이 출전하거나 정승현, 조유민 대신 수비형 미드필더 정우영을 후방으로 내리는 전략도 충분히 가능한 옵션이다. 오른발잡이인 정우영은 소속팀 알 사드에서 수비형 미드필더와 센터백 자리에 번갈아 가며 뛰고 있다. 벤투 감독도 몇 차례 정우영을 후방에 기용한 바 있다.

특히 네이마르, 가브리엘 제주스,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등 최정상급 공격진을 보유한 브라질이말로 예방주사를 맞기에 최적의 상대다.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까지 6개월을 남긴 시점에서 플랜B 수비 라인을 안정적으로 구축한다면 조금이나마 불안요소를 줄일 수 있다. 이번 브라질전에서 지켜봐야할 주요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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