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지난 22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SBS <골 때리는 그녀들>(골때녀 시즌2) 슈퍼리그 두 번째 준결승 FC 국대패밀리 대 FC 구척장신의 경기에서 국대패밀리가 구척장신을 6대 0으로 제압했다. 22일 방영된 <골때녀> 4강전, 국대패밀리는 전반전 행운의 선취골을 시작으로 후반전 이정은(3골), 전미라의 연속 득점에 힘입어 완승을 거둘 수 있었다.  

이로써 <골때녀> 슈퍼리그 결승전은 액셔니스타 대 국대패밀리의 최종 승부로 우승팀을 가리게 되었다. 반면 아쉽게 4강에서 패배를 맛본 구척장신은 마지막 3위 자리를 놓고 월드클라쓰와 경기를 치르게 됬다. 한편 조별리그 각 조 3위팀인 개벤져스와 불나방은 향후 거행되는 5-6위전을 통해 챌린지 리그 강등 여부가 결정나게 된다. 

​이날 준결승전은 초반 창과 방패의 대결을 방불케하는 운영으로 4강전 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하지만 에이스 이정은을 중심으로 전미라-박승희를 전면에 앞세운 국대패밀리의 파상 공세가 구척장신의 수비를 차근차근 무너뜨리면서 예상 밖 큰 점수차로 경기 진행이 흘러 갔다. 구척장신은 경기 막판 중거리 슛으로 만회에 나섰지만 국대패밀리의 벽을 넘기엔 역부족이었다.  

"이정은을 막아라" 밀착 수비로 대응한 구척장신 
 
 지난 22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지난 22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이른바 '골때녀 세계관'에서 단 2경기 만에 최고의 실력자로 인정받은 이정은 봉쇄가 구척장신의 1순위 과제로 떠올랐다. 일반적인 맨투맨 수비로는 막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걸 인식한 구척장신 백지훈 감독은 전원 수비 형태로 인원을 늘린 후 역습을 노리는, 다소 수세적인 입장에서 경기에 임했다.

​반면 국대패밀리 조재진 감독은 경기 시작 벤치멤버 곽민정을 전방에 투입하는 의외의 기용으로 상대 수비 움직임을 엿보기 시작했다. 잠시 수비 위주 경기에 치중하는 듯 싶었지만 이정은의 화려한 개인기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본격적인 공격에 돌입한다. 여기에 박정은, 전미라가 가세하면서 삼각편대식 공격으로 조금씩 구척장신의 수비벽을 흔들고 나섰다.

​팽팽하던 0-0의 균형은 전반 막판 의외의 슛 한 방이 깨뜨렸다. 전미라가 상대 골대를 향해 높게 띄운 볼이 크로스바를 맞고 곧이어 골키퍼 아이린의 몸에 닿으며 골문 안으로 들어가는 행운의 득점이 빚어졌다. 1대 0으로 기분 좋게 우위를 점한 국대패밀리로선 후반전 더욱 강하게 상대를 몰아붙였다.

이정은 해트트릭... 한순간에 무너진 수비진
 
 지난 22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지난 22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한 번 균열이 생긴 수비벽은 결국 한순간에 무너지고 말았다. 1점차 뒤쳐진 구척장신은 이현이, 차수민의 중거리 슛으로 골문을 겨냥했지만 좀처럼 만회골은 터지지 않았다. 오히려 국대패밀리에게 추가 실점을 내주는 빌미가 발생했다. 수비진들이 서로 공을 미루는 듯한 플레이 속에 이정은이 가볍게 밀어 넣어 2-0으로 달아나기 시작했다.  

​전후반 각 10분씩 진행되는 경기를 감안하면 남은 시간 두 골을 만회하는 건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다. 구척장신 선수들로선 심리적으로 긴장감이 풀어지다보니 그 이후 플레이에선 속수무책으로 실점을 허용할 수밖에 없었다. 전미라가 그라운드 바닥을 가르는 중거리 슛으로 3-0을 만들었고 이후 이정은-박승희-다시 이정은으로 이어지는 연속 득점포로 경기는 한순간에 6-0까지 벌어지고 말았다.

조별리그 MVP에 올랐던 이정은은 3골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국대패밀리를 결승으로 이끈 일등 공신으로 손꼽을 만했다. 빼어난 실력자의 가세 속에 기존 선수들의 기량도 동반 상승하면서 전미라, 박승희 또한 제 몫을 톡톡히 다해줬다. 이밖에 빈번한 실수로 안타까움을 자아냈던 골키퍼 양은지 역시 큰 탈 없이 선방을 펼쳤다.

눈물로 마감한 4강전... 정체기 맞이한 <골때녀>​
 
 지난 22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지난 22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1년 반 동안 누구보다 열심히 연습하는 걸 봐왔는데 여기서 막히는 게 너무 속상하다." (골키퍼 아이린)

"노력하면 된다는 건 각본이 있는 드라마다. 정말 현실적인 벽에 부딪힌 거다. 현실이 원래 더 잔인하다." (주장 이현이)


​구척장신으로선 이날의 패배가 무척 쓰릴 수밖에 없었다. 직전까지 <골때녀> 참가팀 중 가장 많은 13경기를 치르면서 한 계단 한 계단씩 성장하는 모습 속에 결승 도전에 나섰지만 그 문턱에서 주저 앉고 말았다.  

여러 차례 실점 위기를 선방한 아이린, 중거리 킥인으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쳐왔던 김진경 등도 이날의 패배엔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백지훈 감독조차 눈물을 흘릴 만큼 4강전 완패는 충격이자 가슴 아픈 일이 되어 버렸다. 그리고 이현이의 표현 처럼 잔인한 현실 앞에서 좌절감을 맛본 하루였다.  

​한편 이번 슈퍼리그는 <골때녀> 입장에선 예상 외의 정체기를 가져왔다는 점에서 제작진의 새로운 고민을 요구하게 만들었다. 불과 3~4개월 전에 펼쳐진 리그전 대비 시청률, 화제성 측면에서 부족함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분명 선수들의 경기력은 향상되었는데 재미 측면에서 아쉬움을 지적하는 의견이 심심찮게 들려오는 것이다.  

성장과 어설픔이 뒤섞였던 시즌1, 시즌2 리그전에선 미흡하지만 경기를 거듭하면서 나아지는 모습 속에 선수 및 시청자들이 성취감을 함께 느낄 수 있었다. 반면 슈퍼리그 및 4강전으로 이어진 강팀들의 대결에선 그러한 면모를 발견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었다.  

​이정은 같은 실력자의 등장은 상대팀의 각오를 새롭게 다지는 계기를 만들어준 측면에서 긍정적이었지만 반면 앞선 시즌 때 만큼의 <골때녀> 속 신선함 또는 풋풋함이 사라지는 약점도 함께 노출한 것이다. 이제 챌린지리그도 병행된다는 점에서 <골때녀>로선 새로운 고비를 맞이한 건 아닐까?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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