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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도심의 허파로 불리는 황령산에 흉물로 남아있는 실내 스키돔 스노우캐슬. 사업자 부도와 타업체 인수 이후 10여년 째 방치되어 있는 상태다. 부산시와 한 민간사업자는 황령산 정상에 25층 전망대를 세우고, 이 일대에 유원지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으로 다시 개발 논란에 불을 붙였다.
 부산 도심의 허파로 불리는 황령산에 흉물로 남아있는 실내 스키돔 스노우캐슬. 사업자 부도와 타업체 인수 이후 10여년 째 방치되어 있는 상태다. 부산시와 한 민간사업자는 황령산 정상에 25층 전망대를 세우고, 이 일대에 유원지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으로 다시 개발 논란에 불을 붙였다.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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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도심 속 허파로 불리는 황령산에 고층 전망대를 세우는 등의 개발이 가시화하고 있다. 환경파괴와 특혜 문제를 거론한 시민단체는 사업 중단을 요구했다.

유원지 조성계획 변경안 공람, 곧 심의 절차

부산시는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7일까지 황령산유원지 조성계획 변경안을 열람 중이다. 이는 국토계획법, 부산시 조례 등에 따른 절차다. 시는 부산시민과 이해관계자 등을 상대로 내용을 공개하고 의견을 받고 있다.

사유는 황령산 개발에 대한 계획 변경이다. 시는 "서면과 황령산을 연결하는 교통형 로프웨이 설치를 통해 접근성 및 편의성을 높여 서부산~서면~광안리~동부산으로 연결되는 동서관광축을 강화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이는 부산시가 민간사업자와 맺은 업무협약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뜻이다.

계획안에는 539m 길이 케이블카, 25층 높이 전망대 설치 등의 내용이 담겼다. 전망대에는 루프탑, 복합예술센터, 숲속라운지, 부산음식문화체험관 등이 들어선다. 산과 도심 사이에 관광지원센터도 건립한다. 시와 사업자는 야경이 유명한 세계의 여러 도시처럼 황령산을 관광명소화한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시는 흉물로 변한 스키돔인 '스노우캐슬 정상화'를 내걸고 황령산 개발을 공식화했다. 봉수대를 현대식으로 재생하고, 황령산 일대를 도심형 관광시설로 꾸미겠다는 계획이었다. 이러한 시설을 2030 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와 연계하는 목표도 세웠다. 민간사업자와 협약식 당시 박형준 시장은 "부산의 랜드마크", "누구나 찾아올 관광테마"를 강조했다.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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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국내 최고 전망대' http://omn.kr/1ux6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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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명소화" vs "시대착오적"... 황령산 개발 논란 http://omn.kr/1uw0i

이번 변경안은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조만간 확정될 전망이지만, 반발이 만만찮다. 시민단체는 당장 백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개발보다 공공의 가치를 우선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열람공고 마지막 날 부산시청을 찾은 부산환경회의,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는 "시가 개발업체의 이익을 대변하며 황령산을 파괴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사업자와 "지리적 특성과 역사성, 생태적 중요성을 뭉개고 무조건 짓고 보자는 후진적 개발"에 불과하다"며 시의 결단을 압박했다.

부산시의회도 환경 문제를 살펴야 한단 입장이다. 지난해 11월 "산지 정상부를 과도하게 훼손해 변형하는 계획"이라고 지적했던 시의회 도시환경위원회는 지난달 임시회에서도 "환경파괴가 최소화돼야 한다"는 주문을 내놨다.

부산 연제구, 수영구, 남구에 걸쳐 있는 높이 412m의 황령산은 울창한 숲으로 도심 속 허파의 역할을 해왔다. 역사적 가치도 크다. 정상에는 조선시대인 1425년(세종 7년) 왜구의 침입을 알리기 위해 설치한 봉수대가 있다. 전망이 뛰어난 까닭에 지난 1980년대부터 여러 번 개발 시도가 이어졌다. 그러나 2007년 준공한 스키돔 등은 불과 1년 만에 경영난으로 문을 닫았고, 현재까지 방치돼 있다. 
 
부산환경회의,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가 7일 부산시청을 찾아 황령산 개발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부산환경회의,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가 7일 부산시청을 찾아 황령산 개발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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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황령산, #전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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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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