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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덕수 국무총리가 2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답변을 하기 전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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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통령 전용병원이 어디 있나."
한덕수 국무총리 "함부로 그렇게 얘기할 수 있는 건가. 의원께서는 공개해도 되는 건가."

20일 외교통일안보 분야 국회 대정부질문.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한덕수 국무총리가 발끈했다. 김 의원이 용산 한남동 대통령 관저 관련 문제를 지적하면서 제기한 대통령 전용병원 관련 질문에 '기밀'이라고 맞선 것. 한 총리는 아예 "의원님은 (대통령 전용병원을) 아시나"라면서 김 의원의 답변을 요구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국군)서울지구병원"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관저에서) 너무 멀어서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 이런 걸 국무총리와 대통령실이 확인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질책했다.

한 총리는 정색했다. 그는 "의원님께서 그걸 밝히는 것 자체에 대해 저는 동의할 수 없다"라며 "(군 장성 출신인) 의원님은 누구보다도 비밀의 가치와 지켜야 한다는 의무를 잘 아시는 분이다. 어떻게 그걸 밝힐 수 있나"라고 말했다. 김 의원이 발언시간 초과로 마이크가 꺼진 상황에서 질의 맥락을 설명했을 때도, 한 총리는 "의원님. 저도 노력하겠다. 그런 비밀은 지켜줬으면 한다"고 답변을 마무리했다.

다만, 대통령 전용병원과 그 위치를 인터넷 검색을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가기밀로 봐야한다'는 한 총리의 주장은 다소 과한 편이다.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서 국군서울지구병원을 "대한민국 대통령의 치료를 담당하고 있다"는 설명과 함께 위치를 안내하고 있는데다, 과거 일부 언론보도에서도 "삼청동에 있는 국군서울지구병원이 사실상 대통령의 전용병원이다" 등으로 소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남동 관저 헬기운용 위험성 지적 땐 "의원님만큼 모른다, 존경한다"

사실 한덕수 총리는 앞서도 대통령 전용병원만 아니라 김병주 의원의 거듭된 한남동 대통령 관저 관련 질문에 다소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 따른 군사시설 보호구역 지정 문제와 방공 진지 추가 건설 등에 대한 질문에 "그런 부분은 국방부 장관으로 하여금 답변을 드리도록 하는 게 어떻겠냐"고 말했다. 이에 김 의원이 "국가안위와 대통령 안위와 연결되기 때문에 국무총리가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을 때도, 한 총리는 "국방부 장관도 당연히 알아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라면서 자신보다 국방부 장관에게 답변을 구할 것을 요구했다.

한 총리는 자신의 이런 요청에도 계속 질문이 주어지자, '의원님만큼 전 알지 못한다'면서 불성실한 답변 태도를 보였다.

김 의원은 "이것은 시민 안전과 대통령 안위와 관련돼 있다. 방공진지가 설치되면 사격제한으로 건물을 못 짓게 돼 있다. 광범위한 작전통제를 받아야 해서 시민의 재산권 피해가 뻔한데 추가규제가 없다는 건 거짓말 아니냐"고 다시 추궁했다. 이에 한 총리는 "장군으로서 군에 혁혁한 기여한 (김병주) 의원님만큼 잘 알지 못해서 죄송하다"고 답했다.

또 김 의원이 대통령 전용헬기 규격을 물으면서 한남동 관저 헬기운용의 위험성을 지적할 땐, "(대통령 전용헬기) 규격까진 모른다", "그건 의원님만 아는 지식인 것 같다. 존경한다"고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