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지난 28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골 때리는 그녀들>(골때녀) 슈퍼리그 B조 FC 액셔니스타 대 FC 발라드림의 경기에서 액셔니스타가 3대 2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조별리그 첫 승을 따냈다. 28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에선 지난주에 이은 슈퍼리그 두 번째 시합 액셔니스타와 발라드림의 맞대결이 펼쳐져 치열한 공방전을 치뤘다.

공격수 최여진, 골키퍼 장진희가 하차하면서 새 멤버 이채영, 문지인이 합류한 액셔니스타는 손발 맞춘 시간의 부족 속에 엎친 데 덥친 격으로 경기 직전 이채영이 골키퍼 훈련 도중 손가락 골절상을 입게 되었다. 급히 최윤영을 임시 GK로 투입하는 초강수를 띄웠지만 준비 기간은 불과 이틀 밖에 없었다. 반면 발라드림은 '경서기 듀오' 경서, 서기 공격진이 건재한 데다 운동에 능한 가수 서문탁이 신규 선수로 가담해 챌린지리그 대비 전력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품고 있었다.  

이에 경기 돌입을 앞두고 많은 이들은 발라드림이 지난 슈퍼리그 2위팀 액셔니스타에 우위를 점하지 않겠나 예상하기도 했지만 결과는 정 반대로 드러났다. 액셔니스타는 1승을 챙기면서 4강 진출에 한 발 다가선 데 반해 발라드림은 월드클라쓰와의 다음 경기를 반드시 이겨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되었다. 

전력 약화 우려 속 악재 겹친 액셔니스타
 
 지난 28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지난 28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주전 선수들이 각자 활동 등 개인 사정으로 속속 하차하게 된 <골때녀>에서 액셔니스타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특히 기존 정혜인과 더불어 소속팀, 더 나아가 전체 리그에서도 손꼽히는 공격수로 활약해온 최여진의 공백은 전력상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밖에 없었다. 신입 멤버들이 합류하긴 했지만 아직 이들의 기량이 미지수인데다 상대팀은 챌린지리그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승격한 발라드림이었다.

​갑작스런 골키퍼 부상에 따른 포지션 변경까지 빚어지다보니 액셔니스타 입장에선 악재가 겹친 셈이나 다름 없었다. 하지만 경기 시작과 동시에 액셔니스타는 의외로 상대 진영을 장악하면서 주도권을 가져왔다. 뿐만 아니라 발라드림 선수들에 비해 큰 신장을 활용해 서기를 이혜정이 묶고 이영진이 수비진을 이끌면서 시즌2 대비 탄탄한 방어벽을 구축해 실점 최소화를 도모했다.

​이러한 액셔니스타의 전술이 통하는 듯 싶었지만 선취골의 주인공은 발라드림이었다. 경서의 날카로운 킥인 볼이 골키퍼 최윤영의 손을 맞고 그대로 골로 이어진 것이다. 킥인에 의한 직접 득점은 인정되지 않지만 워낙 강력한 슈팅처럼 들어오다보니 초보 GK로선 실수를 범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앞선 챌린지리그 상대 팀들은 그대로 무너지는 경우가 잦았지만 액셔니스타는 달랐다. 후반전 들어 대반격이 벌어진 것이다. 

투지 불태운 액셔니스타 짜릿한 역전승
 
 지난 28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지난 28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후반전 시작과 더불어 전반전 첫 골과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었다. 이번엔 액셔니스타가 만회골을 넣는 데 성공했다. 정혜인 특유의 강력한 킥인 볼이 GK 민서의 손을 맞고 역시 득점으로 이어진 것이다. 슈퍼리그 시작에 맞춰 포지션을 변경한 민서 역시 아직 익숙지 않은 자리이다보니 잔실수가 빚어지고 말았다.  

​이에 발라드림은 경서-서기 특유의 활발한 움직임을 활용해 반격에 나섰고 이영진의 핸드볼 반칙으로 얻은 페널티킥을 경서가 성공시키며 다시 2대 1 리드를 잡는 데 성공했다. 이제 남은 시간은 5분 정도였기에 이를 잘 넘기면 발라드림은 슈퍼리그 첫 승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런데 또 한번 의외의 상황이 발생하고 말았다.  

​발라드림 골문 앞 혼전 상황에서 문지인이 찬 공이 서기의 얼굴 맞고 굴절, 그대로 골망을 가른 것이다. 살짝 황당한 장면이었지만 기적처럼 2대 2 동점을 만든 액셔니스타는 후반 8분 무렵 결승골까지 성공시켰다. 정혜인의 킥인에 이어 이혜정이 상대선수들이 밀집한 상대 진영 앞에서 침착하게 발로 차 3대 2 역전골을 넣었다. 순식간에 실점한 발라드림은 마지막 투혼을 불사르며 만회골 넣기에 나섰지만 이영진, 이혜정 등 수비벽에 막히면서 경기는 그대로 종료되고 말았다.  

'골때녀 홍명보' 이영진 중심 똘똘 뭉친 조직력
 
 지난 28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지난 28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이날 경기에서 MOM급 활약을 펼친 인물은 액셔니스타의 새 주장 이영진이었다. 초짜 골키퍼가 있는 상황에서 실점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수비수들의 역할이 가장 중요했다. 몇몇 시청자들의 의견처럼 이영진은 마치 1990~2000년대 한국 축구 간판 스타 홍명보를 연상시킬 만큼 최후방 수비수로 튼튼한 방어벽을 구축했고 후배들을 차분하게 이끄는 등 '골때녀의 홍명보' 같은 활약을 펼쳤다.  

특히 경기를 뒤집는 3번째 득점에 성공한 이후엔 급히 선수들을 불러모아 방심하지 말고 경기에 집중할 것을 주문하는 등 팀 주장이 해야 할 임무를 충실히 담당해줬다. 실수로 범한 핸드볼 파울 때문에 페널티킥 실점까지 허용했지만 전혀 당황하지 않고 차분히 후배 선수들과 그라운드를 누비는 모습은 여타 프로 선수의 자세 못지 않았다.

필드 골을 넣지 못했지만 정혜인의 후반전 연이은 돌파 및 슈팅 또한 인상적이었다. 액셔니스타의 2점째로 이어졌던 킥인을 비롯해서 적재적소에 상대 골문을 향해 쏘아 올린 공들은 발라드림 수비진의 틈을 만들기에 충분했고 결국 역전승까지 이끌어냈다. 비록 득점 연결에는 실패했지만 종료 1분 정도를 남겨놓고 단독 드리블에 이은 2연속 날카로운 슈팅은 "역시! 혜컴"이라는 감탄을 자아내게 했다.  

이밖에 급하게 골키퍼 장갑을 끼고 출전한 최윤영은 경기 초반 실수를 딛고 이후 결정적인 위기에서 연이은 선방을 펼치는 등 '실시간 기량 업그레이드'의 좋은 예도 보여줬다. 객관적인 전력의 열세가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이를 뒤집을 수 있었던 건 투입된 선수 전원이 좋은 합을 이루면서 차분히 자신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 데 기인한다. 특히 수비진의 안정감이 유지되면서 반격에 성공한 점은 '수비가 최선의 공격법'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해낸 것이기도 하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in.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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