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축구 K리그 수원 삼성에서 뛰었던 정대세

한국프로축구 K리그 수원 삼성에서 뛰었던 정대세 ⓒ 수원 삼성

 
'인민 루니' 정대세(38)가 은퇴했다. 

일본프로축구 마치다 젤비아는 28일 북한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정대세가 2022 시즌을 끝으로 은퇴한다고 발표했다.

정대세는 은퇴 성명에서 "모두의 버팀목으로 지금이 있었다"라며 "후회나 한 사람으로서 실패는 셀 수 없지만,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이것이(은퇴) 최선이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재일교포 출신인 정대세는 한국 국적 아버지와 해방 전 조선 국적을 유지한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한국과 북한 국적을 모두 가졌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조사받기도... 험난했던 K리그

일본 조선대학교 재학 시절 프로 선수가 되기 위해 일본 J리그 구단들의 문을 두드리다가 2006년 가와사키 프론탈레에 입단한 정대세는 2009년까지 뛰며 114경기에서 총 42골을 터뜨렸다. 

일본에서의 활약을 앞세워 2010년 7월 분데스리가 2부 VfL 보훔에 입단하며 유럽 무대에도 진출했다. 보훔과 쾰른을 거치며 독일 축구를 경험한 정대세는 2013년 K리그 수원 삼성에 입단하면서 국내 축구팬들 앞에 서기도 했다. 

삼성에서 2년간 뛰며 72경기에서 23골을 터뜨린 정대세는 2015년 다시 일본으로 복귀해 시미즈 S펄스, 마치다에서 뛰다가 마흔을 앞둔 나이에 은퇴를 결정했다. 

정대세가 K리그를 선택한 것은 큰 모험이었다. 과거 해외 방송에서 '김정일을 존경한다'고 말한 것 때문에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고발되기도 했다. 다만 검찰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그럼에도 축구팬들은 K리그에서 뛰는 북한 국가대표 공격수에게 응원을 보냈고, 저돌적인 돌파력을 높이 사며 '인민 루니'라는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다. 

2010 남아공월드컵서 북한의 본선 진출 이끌어 
 
 정대에서 은퇴를 발표하는 일본 J리그2 마치다 젤비아

정대에서 은퇴를 발표하는 일본 J리그2 마치다 젤비아 ⓒ 마치다 젤비아

 
정대세의 전성기는 월드컵 무대였다. 한국이 아닌 북한 국가대표를 선택한 정대세는 2008 동아시안컵에서 한국을 상대로 골을 넣기도 했다. 

북한의 단순한 공격 전술에도 개인의 능력으로 골을 터뜨린 정대세는 북한을 2010 남아공월드컵 본선에 올려놓기도 했다. 북한으로서는 정대세의 이중국적이 껄끄러워도 절대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다. 

정대세는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브라질, 코트디부아르, 포르투갈이 속한 '죽음의 조'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세계적인 선수들과 맞대결을 펼치며 주목받았다. 

특히 브라질전에서 국가 연주 때 눈물을 흘린 모습은 <뉴욕타임스>의 월드컵 사진 10선에 뽑힐 정도로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비록 북한은 탈락했으나 강렬한 인상을 남긴 정대세는 남아공월드컵에서 보여준 활약을 바탕으로 독일과 K리그에도 진출할 수 있었다. 

누구보다 파란만장한 축구 인생을 보낸 정대세가 과연 인생의 제2막에서는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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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세 북한 K리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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