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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상윤 교육부차관이 30일 오후 시도부교육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장상윤 교육부차관이 30일 오후 시도부교육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교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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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이태원 참사 희생자 156명의 직업군 가운데 교사와 군인의 숫자만 공개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교육부는 "교직원들에 대한 심리·정서적 지원을 강조한 취지"라고 해명한 반면, 교사들은 "희생 교원에 대한 지원은 전무한 반면, 교사들에 대한 집단적인 표적 비난만 자초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8일 확인한 결과 교육부 핵심관계자는 이태원 참사 이틀 뒤인 지난 10월 31일 오전 10시 출입기자 대상 내부 회견에서 "교사 사망자는 3명이며, 지역은 경기도 1명, 서울시 1명, 울산 1명"이라고 발표했다. 앞서, 지난 10월 30일 국방부는 "오후 3시 기준으로 장병 및 군무원 사망자는 3명"이라고 발표했었다.

이처럼 정부가 이태원 참사 희생자 가운데 교사와 군인만 콕 찍어 사망 숫자를 공개하자, 이에 대한 언론 보도가 집중됐다.

교육부, 시·도교육청과 학교 사정을 잘 아는 한 공무원은 <오마이뉴스>에 "참사 다음날인 10월 30일이 일요일인데도 교육청에서는 모든 학교에 두 차례에 걸쳐 문자를 보내 학교별 교사와 학생 희생자 수를 조사하게 했다. 월요일인 10월 31일 아침에는 '미등교 교사를 긴급 보고하라'는 문자를 또 보냈다"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이렇게 이틀에 걸쳐 긴급 수합된 교사 사망자 수를 10월 31일 오전에 일부 기자들에게만 공개한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희생자 애도·지원 위해서"라고 하지만

이와 관련해 교육부 핵심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에 "학생과 함께 교사 희생자 수를 공개한 이유는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지원하기 위함"이라면서 "참사로 인해 충격을 받았을 소속 학교 학생과 교직원들에 대한 심리·정서적 지원을 강조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소영 전교조 대변인은 <오마이뉴스>에 "교육부가 희생 교사와 주변 교사, 해당 학교에 대해 지원한 것은 전무한 상황으로 알고 있다"면서 "교육부가 브리핑할 때 희생당한 교사들에 대한 2차 가해의 위험성에 대해 충분히 숙고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박근병 서울교사노조 위원장도 "이번 참사 희생자 중 교사 희생자만 지역까지 점찍어 공개한 것에 대해 일선 교사들은 분노하고 있다"면서 "왜 특별히 지원할 것도 아니면서 교사들만 공개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 교육부는 사과하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교사 표적 공개에 대해 교사들의 분노 목소리 또한 커지고 있다. 한 교사는 페이스북에 "현 정부가 콕 찍어서 금욕적 생활을 강요당하는 교사 희생자 인원을 발표한 것은 금욕적 권위주의 성향을 지닌 자신들의 지지층을 결집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었나 의심이 든다"고 밝혔다. 또 다른 교사도 페이스북에 "정부가 공무원 전체가 아닌 교사와 군인 희생자 숫자만 공개한 것은 교사와 군인을 관리와 통제의 대상으로 여기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태그:#교육부 , #교사 희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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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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