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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단체정책연수 일환으로 첫 방문지로 25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코트라를 방문해서 독일과 독일의 일자리 등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시민사회단체정책연수 일환으로 첫 방문지로 25일 독일 프랑크푸르트 코트라를 방문해서 독일과 독일의 일자리 등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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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24일부터 12월 2일까지 7박 9일간 국무총리비서실 주최 시민사회단체 정책연수단의 일원으로 독일과 네덜란드에 다녀왔다. 이번 정책연수의 주제는 '저출산 고령사회 대응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부와 시민사회 역할 모색'이다.
 
저출산 고령사회를 빠르게 맞고 있는 대한민국이기에 이 문제를 일찍 경험한 선진사회는 이 문제를 어떻게 극복하고 출산율을 제고하면서 좋은 일자리를 안정적으로 만들고 있는지를 서유럽 독일과 네덜란드 사례를 중심으로 배워보고자 길을 나선 것이다.
 
11월 25일 가장 먼저 찾은 나라는 독일이다. 맨 먼저 간 곳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코트라(KOTRA) 프랑크푸르트지사다.

코트라는 창립 이후 5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우리나라의 무역진흥 및 투자유치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기관이다. 특히 해외시장정보 등을 통해 각국의 무역 이슈뿐만 아니라 법·제도의 변화, 글로벌시장 환경의 변화 및 일자리 정보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있어서 국가 무역투자 진흥기관으로서 중소 중견기업의 해외 진출 지원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프랑크푸르트 코트라로부터 경제 강국 독일에 대한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었다.
 프랑크푸르트 코트라로부터 경제 강국 독일에 대한 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었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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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크푸르트 코트라는 유럽 대부분을 관할하는 본부 역할을 하고 있으며 유럽 각지에 있는 20곳의 사무실을 컨트롤하는 역할을 맡고 있어서 유럽으로 통하는 모든 정보를 수집하고 제공하며 한국기업에게 등대와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곳에서 경제 강국 독일의 경제적 상황과 독일 일자리 현황들을 소상히 들을 수 있었다. 독일로의 한국 기업의 진출과 한국인들의 독일 취업의 문은 코트라를 통해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했다.
 
독일의 안정적 사회 구조를 떠받치는 BIBB(독일 연방직업교육연구소)
 
그 다음 방문한 곳이 바로 그 유명한 BIBB(Bundesinstitut für Berufsbildung)로 독일 연방직업교육연구소였다. 독일 연방직업교육연구소는 1969년에 직업교육훈련법(BBIG)을 근거로 하여 전문 직업인(skilled workers), 전문 사무원(skilled clerks), 장인(journeymen), 마이스터(mastercraftsmen)의 직업교육을 위하여 1970년 설립된 직업 연구소다.
 
독일 연방직업교육연구소(BIBB) 전경. 독일만의 독특한 직업교육연구소로 벌써 만들어진 지 반세기에 가깝다.
 독일 연방직업교육연구소(BIBB) 전경. 독일만의 독특한 직업교육연구소로 벌써 만들어진 지 반세기에 가깝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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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독일 연방직업교육연구소(BIBB)의 직업훈련 제도의 가장 큰 강점은 교육훈련이 취업으로 바로 연계된다는 점이다.

독일의 직업훈련은 학교와 기업의 산업현장으로 이원화되어 있다. 취업을 원하는 학생들은 학교에서 이론적 토대를 배우고 기업에서는 산업현장의 실제 업무에 투입되면서 실습 위주의 훈련을 받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날 BIBB(연방직업교육연구소)의 한 회의실에서 만난 에바 하나우 연구원은 "이곳의 교육체계가 듀얼교육제도로 70%는 기업내에서 교육을 받고, 30%는 학교에서 수업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즉 "실습하면서 교육을 받는 것으로 3년간 교육을 받으면서 실무과정에 참여하는 것이 강점"이라는 것. 그는 "직업학교 내에서의 이론 수업도 1/3 교양이고, 2/3은 기업 현장교육"이라 부연했다.
 
독일 직업훈련제도의 또 다른 강점은 이 제도를 통해 높은 임금을 받을 수 있는 고숙련 기술자들을 양성하고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독일의 직업훈련제도는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고 높은 품질의 상품을 만들어내기 위한 인적 자원을 만들어내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한다.
 
이는 노동자들에게는 높은 임금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높이고 기업은 고숙련 노동자들을 활용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독일의 산업경쟁력을 높이는 선순환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직업훈련은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서 더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이것이 독일의 수많은 '히든 챔피언'(작지만 강한 기업)이 가능한 이유라고.

에바 하나우 연구원은 "독일 기업의 20%는 견습과정을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즉 "220만여 개 기업 중에서 43만 개 기업이 직업교육과정을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기업들이 왜 이렇게 하느냐 하면 "그것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인력 수급 때문"이라 답했다. 독일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답변이 놀랍다. 
 
이런 이유로 독일은 OECD 국가 중에서도 청년실업률이 매우 낮은 국가에 속한다고 한다. OECD 평균과 한국의 청년실업률은 10% 수준인 반면 독일은 6% 정도다. 독일은 대졸자 비율이 낮은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청년실업률이 낮은 이유가 바로 이런 독특한 직업훈련제도 때문이라고 한다.
 
독일의 직접훈련교육에 대해서 상세히 설명하고 있는 BIBB 에바 하나우 연구원
 독일의 직접훈련교육에 대해서 상세히 설명하고 있는 BIBB 에바 하나우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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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독일에도 약간의 변화의 조짐이 있단다. 에바 하나우 연구원에 의하면 "최근 젊은층의 대학 진학률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 원인으로 "젊은층의 가치 변화가 빠르고 글로벌 트랜드에 따른 직업에 대한 환상으로 노동에 대한 인식이 낮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여가시간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데 이것은 대학진학을 해야 임금이 높고 여가시간이 많아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독일에서도 사회적인 신분 차별이 최근에 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은 이런 직업교육의 문제가 아니고 사실 조금 더 큰 사회 경제적인 원인들에서 찾을 수가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번 연수단을 이끌고 있는 책임 교수인 김태영 교수(경희대 행정학과)는 "이것은(대학진학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 우리나라처럼 과도한 경쟁체제에서 살아남으려는 수단으로서라기보다는 이전보다 청년들의 독립의 연령이 높아지면서 즉 부모세대의 여유로 인해서 자식들을 보살펴주는 기간이 늘어남에 따른 하나의 새로운 현상이라 보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BIBB는 디지털 전환 시대와 4차산업혁명기를 맞아 이에 발맞추어 나아가려 하고 있었다. 모든 분야에서 있어서 디지털화가 그것이다. 그러나 디지털 시대로의 완전 전환이라기보다는 디지털을 수단으로 디지털을 기존 제조업에 활용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즉 제조업의 디지털화라 할 수 있겠다.
 
안정적 사회구조가 결국 출산율도 높인다
 
독일의 직업교육에 대해서 소상히 알아보기 위해서 독일 연방직업교육연구소 BIBB를 직접 방문했다.
 독일의 직업교육에 대해서 소상히 알아보기 위해서 독일 연방직업교육연구소 BIBB를 직접 방문했다.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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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사회는 여전히 탄탄한 중산층 그룹이 있고, 그것은 '히든 챔피언'을 기반으로 하는 안정적 일자리가 바탕이 되고 있다. 그 바탕에는 BIBB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독일의 출산율은 현재 1.6 정도로 개선되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이것은 여전한 사회적 안전망과 미래에 대한 희망적 전망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 기반에는 국가가 보살펴준다는 '믿음'이 있다. 아이는 국가가 키워준다는 점, 대학까지 등록금이 무료라는 점, 18세까지 병원비가 무료인 이런 점들이 그 저변으로 보인다.
 
어떻게 하면 출산율을 높일 것인가 하는 문제는 결국 사회적 안전망이 얼마나 구비돼 있느냐와 그 사회에 대한 희망적 전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독일사회의 안정적 구조를 통해 배울 수 있었다.
 
20 대 80의 사회를 극복하기 위해서
 
그러나 BIBB 방문 후 연수단 내 간담회 자리에서 김태영 교수는 "IT시대가 도래하면서 앞으로 일자리는 점점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전 10명이 할 일을 2명이 하는 세상으로 가고 있다. 나머지 8명은 어떻게 하면 잘 놀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새로운 견해를 밝혔다. "국가가 주는 사회보장으로 소비를 진작하면서 '80'에 해당하는 이들이 결국 사회를 떠받치는 구조가 된다"는 것이다.
 
그의 설명을 들으면서 그 8명의 잉여 인력을 사회적 희망을 만드는 일에 투입할 수 있게 하면 우리 사회도 비전이 있지 않을까, 그 희망을 만들어가는 일로 시민사회 활동가가 당당히 이름을 올릴 수 있으면 어떨까, 생각해보게 된다. 그 인력이 대도시에서는 시민사회 활동가로, 농촌에서는 농부나 농업 기반 사회를 만드는 활동가로서 자리잡게 된다면 우리사회도 희망이란 것을 말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은 것이다.
 
또 김태영 교수는 저출산의 문제에 대해서도 "아이는 국가가 키워준다는 확신과 믿음을 준다면 아이를 안 낳을 이유가 없다. 부부에겐 결국 경제력 문제가 크게 작용하는데, 국가가 아이를 키워준다는 확신이 생긴다면 달라지리라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미국 같은 경우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 아이에게 엄청난 지원을 하고 있다. 많은 아이들을 키울수록 그 가정에 국가가 지원하는 비용이 크다. 그렇게 하는 것을 사회가 용인하는 분위기"라고 했다. 출산율 문제도 국가의 제도에 의해서 극복이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이다.
  
BIBB 입구. 독일의 안정적 사회구조를 뒷받침하고 있는 독일 연방직업교육연구소.
 BIBB 입구. 독일의 안정적 사회구조를 뒷받침하고 있는 독일 연방직업교육연구소.
ⓒ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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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기 위해선 독일처럼 안정적인 사회구조를 만들 필요가 있다. BIBB 같은 직업교육기관이 있어서 '희든 챔피언'과 같은 강소기업들을 많이 만들어지고, 그것이 우리사회의 저변이 된다면 안정적인 중산층이 두터워지면서 안정적 사회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 
 
독일사회에서 배운 점은 많다. BIBB 같은 훌륭한 직업전문교육기관으로 인한 탄탄한 중소중견기업의 양성과 그로 인한 안정적 사회구조와 그것이 바탕이 되면서 만들어지는 사회 안정망은 희망을 견인하고 그것이 출산율 제고로 이어지는 이런 선순환적 구조가 독일에서는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사회가 반드시 참고해야 할 지점이다.
 
이상 이번 1편 기사가 기술의 나라 독일 이야기라면 이어지는 2편에서 혁신과 협동의 나라 네덜란드의 사례를 통해 저출산 고령사회와 일자리 문제를 집중 조망해보고자 한다.

덧붙이는 글 | 기자는 대구환경운동연합 활동가입니다. 시민단체 일원으로 이번 정책연수단에 함께했습니다.


태그:#독일 연방직업교육연구소, #BIBB , #일자리, #출산율, #강소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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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깎이지 않아야 하고, 강은 흘러야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의 공존의 모색합니다. 생태주의 인문교양 잡지 녹색평론을 거쳐 '앞산꼭지'와 '낙동강을 생각하는 대구 사람들'을 거쳐 현재는 대구환경운동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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