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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국회의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에 대해 재석 의원 183명 중 찬성 182명, 무효 1명으로 가결을 선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에 대해 재석 의원 183명 중 찬성 182명, 무효 1명으로 가결을 선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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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11일 오후 1시 30분

국회가 11일 오전 이태원 참사에 대한 책임을 물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처리했다. 국민의힘이 '대선불복'까지 언급하며 강하게 반대하는 상황에서 민주당 주도로 해임건의안이 가결된 만큼, 내년도 예산안 심사는 물론 이태원 참사에 대한 국정조사에 미치는 파장이 클 전망이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열린 이상민 장관 해임건의안 표결에는 국민의힘을 제외한 더불어민주당·정의당, 일부 무소속 의원들이 참여했다. 무기명 투표 결과, 재석 183인 중 찬성 182인, 무효표 1인으로 '국회 재적의원 과반(150석) 이상'이라는 의결정족수는 한참 넘어 가결됐다.
 
▲ 이상민 해임건의안 제안 설명하는 진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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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등 소속 의원들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에 항의하며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등 소속 의원들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에 항의하며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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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본회의에서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반대 의사를 표명한 채 집단 퇴장했다. '이태원 참사에 대한 경찰 조사와 국정조사도 끝나기 전에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부터 하는 것은, 다수당의 횡포이자 참사에 대한 책임을 이상민 장관에게 떠넘겨서 정쟁화 시키려고 하는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이었다.

이날 국민의힘은 본회의에서 퇴장한 뒤 로텐더홀에서 해임건의안 처리 규탄대회를 열고, 민주당의 해임건의안 강행 처리가 "이재명 방탄", "대선불복"이라고 주장했다. 나아가 주호영 원내대표는 규탄대회 직후 기자들 앞에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들이 오늘 의원총회에서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라며 "제가 당 지도부와 다시 상의를 해서 국정조사 여부를 발표하겠다"라고 밝혔다.

반면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 표결 당시 '외교참사의 책임을 박진 장관에게 대신 물을 수 없다'며 표결에 불참했던 정의당은 "유가족이 쏟아낸 울분에 정치가 응답하지 않는다는 정치는 존재할 이유가 없다"라며 해임건의안에 찬성 표결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박진 장관 해임건의안이 가결됐을 때와 동일하게, 이번에도 이상민 장관 해임건의안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관측된다.

민주당 "이상민 문책, 국민의 상식"... 국민의힘 "이재명 지키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에 투표를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에 투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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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이태원 참사에 대한 주무장관으로서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해임건의안 상정 이유를 밝혔다. 

진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표결 전 해임건의안 제안 설명을 통해 ▲이태원에 인파가 몰릴 것이 명백했으나,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서 헌법과 법률상의 직무를 유기했고 ▲경찰과 소방의 지휘 감독권자임에도 구조 및 수습에 실패했고 ▲ 참사를 축소하고 책임을 회피하는 언행을 지속했으며 ▲이상민 장관이 경찰에 대한 지휘·감독권자로서 그 직위와 권한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 자체가 경찰청 특별수사본부의 이태원 참사 수사의 독립적인 수사를 방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진 원내수석부대표는 "이에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169명은 헌법 제63조에 따라 행정안전부 장관 이상민의 해임건의안을 제출했다"라며 "선배·동료 의원님들께서는 이 해임건의안을 가결함으로써 이태원 참사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루어질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해 주시기를 호소한다"라고 당부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날 본회의 전 열린 의원총회에서부터 "국민기만 거짓민생 방탄국회 중단하라", "국민심판 외면하는 대선불복 중단하라"등의 구호를 외치며 해임건의안 처리를 밀어붙이는 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모두 발언에서 "행안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은 명분도 없고 실효적이지도 않다"라며 "이재명 대표의 체포와 사법 처리에 쏠린 국민 관심을 분산시키고 관심을 돌리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등 소속 의원들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야당 단독 처리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규탄하고 있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등 소속 의원들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야당 단독 처리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을 규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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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회의장실 앞으로 찾아가 "국회의장 사퇴하라"는 구호 등을 외치며 본회의 개의 결정을 강하게 비판하고 본회의 취소를 촉구했으나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본회의장에 들어갔지만,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가 의사 진행 발언을 하는 것만 보고 퇴장해서 표결엔 참석하지 않았다. 송 원내수석부대표는 "(민주당이) 절대다수당으로서 힘자랑 근육자랑 계속하고 있는데 여러분들 그러다가 근육 터진다"라며 "오늘 이 자리에서 행안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 단독으로 처리한다면 또다시 국민적인 저항에 부딪힐 것이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예산안 심사에 대해서도 그는 "민주당의 대선불복이 도를 넘고 있다. 법정기한을 지난 예산안 (심사)에 대해서도 민주당에서는 이재명표 예산증액만 강조하고 있다"라며 "정부가 바뀌었으면 바뀐 정부가 하고자하는 일을 해야 한다. 바뀐 정부에서 국정과제 한다는 것을 다 감액하겠다는 것, 그게 바로 대선불복"이라고 외쳤다. 송 의원의 발언 내내 민주당과 국민의힘 의원들 간의 고성이 오갔다.

해임건의안이 통과된 뒤 열린 규탄대회에서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제 갓 출범한 정부가 자리를 잡아서 하나하나 제자리를 찾아가는데, '행안부 장관 물러나라'고 한다. 책임 있으면 물러날 거다"라며 국민 여러분 제발 이 상황 제대로 보시고 다음 선거에서 꼭 민주당의 힘자랑, 국정방해, 발목잡기를 심판해주시기를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도 이 자리에서 "오늘로써 정치는 사망했다. 대표 한 명을 살리겠다고 169명을 인질로 만들어 협치의 상징인 국회를 수치의 공간으로 만들었다"라며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은 국민과 국가를 볼모로 하는 정치를 멈추고 자수해서 광명 찾길 바란다"라고 비판했다.

'탄핵 소추' 시사한 민주당... 국민의힘은 국정조사 거부할까?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등 소속 의원들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에 항의하며 회의장을 떠나고 있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등 소속 의원들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 처리에 항의하며 회의장을 떠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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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임건의안이 가결된 후 민주당과 정의당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이상만 장관 해임건의안을 수용하라고 요구했다.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1일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해임건의안은 이태원 참사에 대한 책임을 지라는 국민의 명령이며 유가족의 절규"라며 "이상민 장관 해임은 제대로 된 국정조사에 필요한 최소한의 조건 마련"이라고 밝혔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은 더는 국민의 명령과 유가족의 절규를 외면하지 말고 이상민 장관 해임을 결단하길 바란다"라며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 명령을 계속 거부할 경우 국민께서 부여한 국회의 권한을 다해 참사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묻겠다"라고 강조했다. 탄핵소추안 발의까지 나아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셈이다.

류호정 정의당 원내대변인은 "윤석열 대통령은 해임건의안 수용과 유가족, 시민에 대한 공식사과로 응답하라"라며 국민의힘을 향해서도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보이콧하겠다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라고 밝혔다.

류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은 해임건의안을 국정조사와 연동해서도, 예산안 처리를 볼모로 잡아서도 안 될 것이다"라며 "국정조사는 야당과의 합의일뿐 아니라 참사의 진상 규명을 요구한 시민들에 대한 약속이다. 예산 처리는 헌법이 부여한 국회의 책무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상민 장관 해임결의안 처리에 대해 "오직 이재명 대표 살리기"라며 "국정조사도 의회 협치도 죽었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오직 '이재명 살리기'를 위해 희생자와 유족의 눈물을 방탄의 제물로 삼고, 이태원 참사를 윤석열 정부 퇴진 촛불의 불쏘시개로 쓰겠다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님이 분명해졌다"라며 "오늘 민주당의 해임건의안 강행 처리는 당파적 이익만을 위해 비극적 참사를 이용해 국정을 흔들고자 한 저의를 분명하게 드러낸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국민의힘 국정조사 특위 위원들이 "국정조사도 끝나기 전에 해임건의안을 의결해버렸기 때문에 국정조사가 정쟁에 이용될 뿐"이라며 주 원내대표에게 전원 사퇴 의사를 밝히고, 당 지도부가 국정조사 참석 여부를 재차 결정하게 된 만큼 여야 합의에 의한 국정조사도 난항이 예상된다. 

 

태그:#이상민 해임건의안, #대선불복, #국민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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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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