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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15일 오후 6시 21분]
 
한덕수 국무총리가 2일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상황실에서 열린 이태원 사고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2일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상황실에서 열린 이태원 사고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국무총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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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국무총리가 '이태원 압사 참사' 트라우마를 견디다 못해 스스로 삶을 정리한 생존 고등학생 A군을 두고 "치료를 받겠다는 생각들이 더 강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라고 책임을 미루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다.

한 총리는 1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참사로 친구 2명을 잃은 고등학생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는데, 학생에게 어떤 부분을 지원했고, 부족한 부분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한 총리는 "굉장히 마음 아픈 일"이라면서도 "본인이 생각이 좀 더 굳건하고, 치료를 받겠다는 생각들이 더 강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라고 답변했다.

이어 "보건복지부에서 트라우마 치료를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쪽에서 아마 치료를 받았던 것 같다"면서 "지원센터에 그런 어려움을 충분히 제기했다면 좀 더 적극적으로 (치료를) 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의 기본적인 방침은, 그런 치료를 본인이 받고 싶어 하고, 의사가 (치료가) 필요하다 생각하면 정부로서는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고 도와야 한다는 생각을 아주 철저하게 갖고 있다"면서 "경비 문제라든지 이런 것 때문에 치료를 더 이상은 할 수 없다든지 그런 상황은 없었을 것이라고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한덕수 발언, 정부 몰염치한 태도 드러내" 

더불어민주당은 "정부 주도의 영정도, 위패도 없는 국가 애도 기간으로 제 할 일을 다 했다는 듯 책임을 회피하는 정부 태도는 뻔뻔하다"며 한 총리를 비판했다.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스스로 생명까지 포기하기까지 그가 느꼈을 고통과 마음의 상처를 개인의 굳건함이 모자란 탓으로 돌리는 총리가 어디 있느냐"면서 "종합지원센터의 빈약한 트라우마 치료에 '더 적극적으로 어려움을 제기했어야' 한다는 말로 정부 지원체제의 잘못을 피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무총리라는 사람이 정부 책임을 회피할 궁리만 하고 있다. 한덕수 총리의 발언은 참사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태도가 얼마나 몰염치한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면서 "누가 158명의 국민이 목숨을 잃도록 방치했나. 바로 정부다. 그런데도 책임을 회피할 궁리만 하고 있으니 기가 막힐 뿐"이라고 개탄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아울러, "지금도 수많은 생존자와 유가족이 비극적 참사에 힘겨워 하고 있다"며 "정부는 생존자와 유가족에 대한 적극적 치료 지원은 물론이고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협조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한편, A군은 지난 10월 29일 참사 당시 서울 이태원에서 의식을 잃기 직전 구조됐지만, 친구 2명이 사망하는 과정을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입원 치료가 필요한 상황에서도 친구들의 장례식을 가기 위해 이틀 만에 퇴원했다.

트라우마에 시달리던 A군은 지난 12일 서울 마포구의 한 숙박업소에서 사망했다. A군은 그간 악성 댓글에 상처를 받아온 것으로 전해진다.

A군의 어머니는 MBC와의 인터뷰에서 "11월 중순 정도에 울면서 얘기를 한 적이 있었다. '연예인 보려고 놀러 가서 그렇게 다치고 죽은 거 아니냐' 같은, 자기 죽은 친구들을 모욕하는 듯한 댓글들을 보면서 굉장히 화를 많이 내더라"라고 토로했다.

총리실 "안타까운 마음의 표현일뿐"

한덕수 총리 발언의 파장이 커지자 국무총리실은 수습에 나섰다.

국무총리실 관계자는 "한 총리의 발언은 안타까운 마음의 표현일 뿐 비극의 책임을 개인에게 돌리거나 국가의 책무를 벗으려는 의도가 아니었음을 알려드린다"며 "한 총리는 이러한 안타까운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국민들께서도 관심을 가져주시도록 당부했다"고 전했다.

태그:#한덕수, #이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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