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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도교육청 전경.
 충북도교육청 전경.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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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6일 오후 8시 11분]

충북교육청이 지난 4일 교육청 연수기관인 충북단재교육연수원(아래 단재교육원)에 보낸 이른바 '강사배제명단(아래 블랙리스트)' 문서에 음영 처리된 인사는 "모두 300여 명(강좌별 중복인사 포함)이며, 충북교육청 소속 인사는 70%가량"이라는 진술이 나왔다. 음영 처리된 인사를 모두 강사에서 배제하라는 뜻이다. 이 명단에 이름이 오른 인사들은 <오마이뉴스>에 "충북교육청이 보안사냐, 법적 대응을 검토할 것"이라고 분노했다.

배제인사들 분노 "충북교육청이 보안사냐? 법적 대응 검토"
 

6일 <오마이뉴스>가 블랙리스트를 갖고 있거나 내용을 직접 살펴본 충북교육청 관계자들에게 확인한 결과, 이 교육청이 만든 블랙리스트 USB 문서는 두 종류로 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는 강좌 자체를 폐쇄하라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특정 인사들을 강사에서 배제하라는 것이다. 이 교육청은 해당 강좌와 인사 이름이 적힌 줄에 붉은색과 노란색 음영처리를 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블랙리스트 명단을 확인해 보니 70%가량이 충북교육청 소속 직원이거나 교원이어서 이 블랙리스트에 따라 충북교육이 반으로 쩍 갈라지게 생겼다"면서 "나머지 30%는 다른 시·도 교원이나 교수들이었다"라고 밝혔다.

이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것으로 알려진 한 교수는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충북교육청에 윤건영 교육감이 들어선 뒤 교육감의 생각과 다르다는 이유로 나를 블랙리스트에 올린 행위는 사상검열이며 정치중립성 위반"이라면서 "서글픈 현실 앞에서 제 인생을 부정당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법적 대응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역시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것으로 알려진 충북 외 지역 한 교원도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내가 뭘 잘못했기에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나를 배제하려는 것이냐"면서 "자유민주주의를 강조하는 현 정부에서 충북교육청이 블랙리스트를 만든 것이야말로 군사독재 시절에나 벌인 치졸한 정치탄압이다. 충북교육청이 보안사냐"고 반발했다. 이 교원도 "블랙리스트 명단을 내 눈으로 확인하면 법적으로도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블랙리스트를 전달한 것으로 지목된 충북교육청 정책기획과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에 "충북교육청이 공식 입장을 발표하면 그때 내 의견도 말할 것"이라면서 입을 다물었다. 직속상관인 한 인사는 "나는 오늘(6일) 아침에서야 그런 명단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내가 시킨 일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블랙리스트 전달자 "교육청이 입장 발표하면 내 의견 말할 것"

한편, 김상열 충북단재교육연수원장은 지난 5일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4일에 충북교육청 정책기획과 장학사가 단재교육연수원 A부장에게 강사 섭외 시 배제해야 할 강사 명단이 담긴 USB를 전달했다"라고 폭로했다(관련 기사 : 교육연수원장 "강사 블랙리스트 받았다" http://omn.kr/229cr ).

김 원장은 페이스북에 "이것이 교육감의 뜻인지 아니면 아랫사람들의 과잉충성에서 빚어진 일인지 모르겠으나, 이건 충북교육을 망치는 길이라는 생각이 들어 공개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충북교육청 감사관실은 6일, 이번 블랙리스트 사태에 대한 감사에 들어갔다. 

교육청 "'블랙리스트' 표현 유감... 교육 정책 연관성 적은 과정 표시였을 뿐"

이와 관련해 충북교육청 천범산 부교육감은 6일 오후 기자회견에서 "새 정부의 정책과 새로운 충북교육 정책을 반영한 연수 과정 편성 및 준비에 대한 의견이 있었고, 이후 2023년도 연수 운영계획 수립 전 개설 과정에 대한 검토 요청이 단재교육연수원 측에서 있었다"면서 "(그래서) 2022년 연수 운영 과정명, 과목, 강사명 등의 정보 파일이 소통 메시지로 (연수원에) 송부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검토 의견은 2022년 연수 과정 중 주요 정책과 연관성이 적은 과정에 대한 표시였으며, 이를 단재교육연수원장이 '블랙리스트'라고 표현한 글을 게재한 것은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태그:#충북교육청 블랙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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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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