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경기도교육청이 성적이 누출된 전국 고2 학생들에게 22일 보낸 문자.
 경기도교육청이 성적이 누출된 전국 고2 학생들에게 22일 보낸 문자.
ⓒ 제보자

관련사진보기


전국 고2 학생 27만 명의 학교, 학년, 반, 이름, 성별은 물론 성적 자료까지 공개된 경기도교육청 주관 전국연합학력평가 유출 사건에 대해 피해 당사자인 학생들이 이번 주 중에 직접 손해배상 소송에 나설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 고2 학생 전체 인원은 30만3000여 명이다.

"성적은 물론 학년 반, 성별까지 노출... 범죄 악용 우려"

22일, 전남 순천지역 학생단체를 이끌고 있는 김○현(고2 학생) 대표는 <오마이뉴스>에 "우리 학생들에게 정말 민감한 성적 자료가 학교, 학년, 반, 이름과 함께 모두 누출된 것에 대해 학생들은 화가 치밀어 올라 있다"면서 "변호사와 협의를 통해 이번 주 중으로 교육당국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 대한 손해배상과 행정심판 소송을 청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이번 소송은 단순히 손해배상을 받기 위한 것뿐만 아니라 전국 학생들의 성적을 무단으로 한곳에 모아놓은 교육당국에 대한 경고의 의미도 담겨 있다"고 말했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은 "정보주체는 개인정보처리자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해 개인정보가 분실·도난·유출·위조·변조 또는 훼손된 경우에는 300만 원 이하의 범위에서 상당한 금액을 손해액으로 하여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면서 "이 경우 해당 개인정보처리자는 고의 또는 과실이 없음을 입증하지 않으면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번 사건의 경우 정보주체는 학생 또는 학생의 법정 보호자가 되며, 개인정보처리자는 경기도교육청과 교육부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와 김 대표가 소속된 학생단체는 이미 변호사들을 만나 법적 자문을 받아놓은 상태이다.

김 대표는 "벌써부터 학교 등수가 매겨진 자료가 인터넷에 나돌고, 그 속에서 학생 개개인의 성적도 곧바로 드러나고 있다"면서 "이런 형편에서 특정 학생의 신분까지 노출됨에 따라 극단적으로는 범죄의 표적이 될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대표는 "개인적으로도 내 이름을 치니 학교 이름과 성적이 순식간에 나와 뭐라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당혹스러웠다"면서 "앞으로 초중학교에서도 이런 전국 단위 시험인 일제고사를 본다고 하는데 과연 우리 학생들이 교육청과 교육부를 믿고 편하게 시험에 응시할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걱정했다.

김 대표는 앞으로 "전국 시도에 있는 학생 단체들과 연합하고 피해 고교 재학생들에게 참가 제안서를 보내는 방식으로 소송인단을 늘려나갈 생각"이다.

"전국 피해 학생 대상으로 소송인단 모을 생각"

한편, 경기도교육청은 22일 전국 고2 학생들에게 보낸 문자에서 "경기도교육청이 주관한 2022학년도 11월 고2 전국연합학력평가 학생 성적 및 개인정보가 유출되어 개인정보보호법 제34조에 의거 대상자인 고2 학생들에게 해당 사실을 고지드린다"면서 "앞으로 경기도교육청은 개인정보보호조치 강화 등 내부 정보 보호관리 체계를 개선하고, 직원 교육을 통해 인식을 제고하여 향후 유사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성적 유출 관련 긴급 브리핑을 하는 한정숙 경기도교육청 제2부교육감.
 성적 유출 관련 긴급 브리핑을 하는 한정숙 경기도교육청 제2부교육감.
ⓒ 경기도교육청

관련사진보기

  
이 문자에 대해서도 김 대표는 "경기도교육청이 피해 학생들에게 사과 한마디 없는 내용만 달랑 보낸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면서 "이런 안일한 문자야말로 교육청이 얼마나 학생들을 가볍게 보고 있는지 보여주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앞서, 한정숙 경기도교육청 제2부교육감은 지난 21일 오후 남부청사 기자회견장에서 연 이번 사건 설명회에서 "이번 사안으로 피해를 입으신 모든 분들께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고 사과한 바 있다. 하지만 이는 학생들이 아닌 기자들 앞에서 한 사과였다.  

태그:#학생 성적 누출, #경기도교육청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