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가 지난 3월 경찰기동대 강연에서 한 노무현 전 대통령 관련 발언 파문이 확산되는 가운데, 같은 강연에서 천안함 사건 당시 유가족들이 '짐승처럼 울부짖고 격한 반응을 보였다'며 '격이 높게 슬퍼할 줄 알아야 한다'고 발언한 사실도 확인됐다.  

KBS 보도에 따르면 조현오 후보자는 당시 "국민들도 선진국 국민이 되려고 그러려면 슬픔 승화시킬 줄 아는… 격이 높게 슬퍼할 줄 아는 그런 것도 필요할 것 같다"면서 "00처럼 울부짖고 격한 반응을 보이는 것을 언론에서 보도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했다. 조 후보자가 당시 비유한 동물은 소와 돼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박선영 자유선진당 대변인은 15일 오전 국회 브리핑에서 "천안함 사고 유가족에게 한 말은 용서할 수도 용납할 수도 없다"면서 "그런 말을 한 조 후보자가 짐승처럼 보인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용섭 민주당 의원 역시 이날 오전 민주당 기자간담회에서 "슬픔에 빠져 가눌 수 없는 천안함 사건의 유족들에게 절제되고 격이 높게 슬픔을 표시해야 된다고 한다든지, 총경 승진하려면 이재오나 이상득 의원에게 줄을 대야 가능하다고 말하는 것은 일반 공직자로서도 부적절한데 경찰 최고 책임자로 임명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밝혔다.

천안함전사자가족협의회 언론담당 이정국씨는 15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조현오 후보자 발언에 대해 천안함 가족들이 화가 많이 나 있다"면서 "곧 가족 대표들을 소집해 공식적인 입장이나 성명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