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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시인사이드(www.dcinside.co.kr)의 카툰 연재란은 프로 의식과 아마추어 정신이 공존하는 장소 중 하나다. 자신의 만화를 여러 사람에게 알리고 그에 대한 평가(한 줄이라도 좋다)와 느낌을 공유하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폐인 시리즈의 김풍, 알타리 서비스의 메가 쑈킹 등의 만화가가 디시인사이드의 카툰 연재란에서 작품 활동을 해 오다가 주목받는 작가들이다. 최근 이들은 다른 사이트의 연재 때문에 디시인사이드의 카툰 갤러리에 자주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카툰 갤러리를 찾는 누구도 그것을 탓하지 않는다. 그들이 어디에선가 계속 만화를 그리고 있으면 그만이며 카툰 갤러리에는 그들의 공백을 메워 줄 만화가들이 새롭고 신선한 내용으로 무장하여 속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연재에서 소개하는 만화가들은, 어쩌면 해당 사이트나 인터넷 만화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이미 알고 있는 작가들일 것이다. 이들은 공통점은 별의별 사람들이 다 드나느는 디시인사이드 카툰 연재란에 만화를 그리고 있다는 것뿐이다. 어쩌면 공통점이랄 것도 없지만 나름의 세계를 가지고 잇는 그들의 작품 세계를 조망하고 싶은 것이 기자의 욕심이다.

▲ 고리타의 '룸펜스타'
ⓒ 이제혁
첫 번째로 디시인사이트 카툰란에서 꾸준히, 그리고 왕성하게 활동을 하고 있는 <룸펜 스타>의 작가 '고리타(Gorita)'를 소개하려 한다.

디시인사이드의 카툰 갤러리에서 고리타의 <룸펜 스타>는 꾸준히 연재되고 있다. <룸펜 스타>는 4컷 형식의 만화로 '룸펜'인 주인공의 일상사가 재미있게 묘사되어 있다. 사실 '고리타'는 디시인사이드에서 알려지기 이전부터 알 만한 네티즌들에게는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던 작가이다.

예전에 연재되던 <테이블 스타>란 4컷 시리즈를 보면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을 느낄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4컷 만화의 전형적인 형식인, 마지막 컷에서 한 방을 터뜨리는, 기가 막힌 만화도 아니다. 고리타의 만화들은 폭소를 자아내지도 않고 결코 그것을 강요하지도 않는다. <룸펜 스타>에서도 결코 낯설지 않은,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야기로 스토리를 이끌어 간다. 혹자가 보기에는 '에이, 이게 뭐야'라고 할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삼박사일 동안 배꼽을 잡고 웃을지도 모를 만화가 바로 <룸펜 스타>다. 다음은 <룸펜 스타>의 작가 '고리타'의 이메일 인터뷰를 정리한 것이다.

- 처음으로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만화를 그렸던 때는 언제입니까? '난 이 작품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라고 생각했던 때요.
"처음으로 '보여 주기' 위한 만화라… 초등학교 시절에 반 친구들과 어울려 만화(그것을 만화라고 부를 수 있다면)를 그려 서로 돌려 보던 것이 시초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보여 주고 싶다'라는 강한 의지로 만화를 그리기 시작한 건 2000년 초에 홈페이지를 처음 만들면서부터일 듯합니다. 물론 생각만큼 많은 분들이 오시지는 않았지만요."

- 만화를 그리면서 힘들 때는 언제입니까?
"만화를 그리면서 힘들 때는 많습니다. 아이디어가 생각나지 않아 머리가 하얗게 텅 비어 버릴 때, '이건 대박이다!'라고 생각하고 만화를 그렸는데 사람들이 재미없다고 할 때 등등. 그밖에도 경제적으로 생활고에 시달릴 때도 힘들죠."

- 만화 <룸펜 스타>에는 픽션과 논픽션이 혼합되어 있다고 했는데 과연 어디까지가 사실입니까? 가령 주인공의 여자 친구인 마징가 걸의 실존 여부라던지.
"<룸펜 스타>의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궁금하시다구요. 일단 여자 친구는 있구요. 외모는 마고(일명 마징가 걸)과 그다지 닮지는 않았습니다.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실제의 주변 인물들을 바탕으로 변형하거나 창조했습니다. 제가 만화를 봐도 가끔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헷갈릴 때가 있긴 합니다. 만화에서처럼 주로 방바닥에서 뒹구는 시간보다는 만화를 그리는 시간이 더 많은 건 사실입니다. (안 그러면 <룸펜 스타>가 만들어 질 수가 없겠지요?)"

- 여러 면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보입니다. 디시인사이드의 카툰란에서 소개된 만화는 <룸펜 스타>와 <테이블 스타> 두 가지지만 홈페이지에 보면 내용상으로 봤을 때 주제나 성향이 판이하게 다른 만화가 많더군요.
"다양한 시도를 한 것은 의도였다기 보다는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제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는 가장 오래된 작품은 1996년도 작품입니다. 실제 본격적인 만화를 시작한 건 92년도에 A-Heart라는 만화 동아리에서부터였구요. 그 뒤로 쭉 계속 만화를 그려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나이를 먹고 생활도 변하니 당연히 만화도 변하는 거겠죠. 최근 들어서 어떤 만화가가 되고 어떤 만화를 그려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합니다. 아직은 그런 고민의 연장선상에서 만화 창작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것저것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많은 것두 있구요. 제 만화를 관통하는 공통점은 저도 잘 모르겠어요. 어쨌든 역시 많이 노력해야 할 것 같습니다."

- 만화에서 일상의 흐름을 더 중요시합니까? 아니면 어떠한 주제를 중요시합니까? 바꿔 말하자면 어떤 메시지를 담으려는 편인가요, 아니면 독자에게 맡겨 버리는 편입니까?
"만화에 따라서 다를 것입니다. 메시지를 담아야 할 만화도 있고 독자에게 맡기고 싶은 만화도 있습니다. 개인적인 취향을 말하자면 독자에게 나름의 해석을 맡기는 것을 좋아합니다. 왜냐하면 뭔가를 오류 없이 분명하게 전달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 가장 기억에 남는 칭찬, 기억에 남는 악평, 기억에 남는 비평이 있다면?
"가장 기억에 남는 칭찬은 제가 김진태씨나 양영순씨를 능가하는 작가가 될 것이라는 내용입니다. 너무나 엄청난 칭찬이었기에 실현 가능성을 떠나 뇌리에서 잊혀지지 않습니다. 기억에 남는 악평은 제 만화가 '똥'이라고 하신 분이 있었습니다. 메일로 그걸 보내왔습니다. 역시 큰 충격을 받고 현재까지도 그 내용을 보관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모든 칭찬과 비판을 제 만화에 대한 관심이라고 생각하고 창작하는 데 자극제로 삼습니다."

- 마지막으로, 만화를 해서 가장 자랑스러울 때가 있다면?
"아직은 부모님이나 지인들에게 부끄럽고 부족한 만화가입니다. 만화도 어림 반 푼어치도 없을 만큼 부끄러운 작품들입니다. 그래도 오늘도 만화를 그리고, 내일도 분명히 만화를 그릴 제 스스로에게 가끔 칭찬을 해 줍니다. 대견하다고."

- 더 하고 싶으신 말씀은 없으신가요?
"만화와 만화가와 제대로 대접받는 세상이 오길 바랍니다."

고리타(Gorita) : 본명 이제혁

홈페이지 : http://gorita.net

현재 룸펜 스타(Lumpen Star), 엔키노이드(Nkinoid), 넥타이 맨(Necktie Man), 알카리 러브(Alkali Love)를 각 포털 사이트 및 인터넷 신문 등에 연재 중. 그의 재미있는 신상 명세 소개는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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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소설 '고주몽', '홍경래의 난' '처용'을 내 놓은 작가로서 현재도 꾸준한 집필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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