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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산부인과 간호조무사로 추정되는 사람이 올린 '신생아 희롱' 사진이 인터넷상에서 적잖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간호조무사에게 희롱당하는 아기들의 모습에 충격받은 네티즌들은 "병원들의 신생아 관리에 허점이 드러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생아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저지른 장난'이라고 간호조무사를 이해하려는 사람도 없지 않지만, 이번 사건을 개탄하는 의견이 압도적이다.

인터넷에 올라온 사진 한 장으로 인해 네티즌들의 공분을 자아낸 '부실 도시락' 파동과 이번 사건을 비교하고 대안을 모색하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자신을 생후 9개월된 여아의 어머니라고 소개한 네티즌 'jazoo'는 유머사이트 '웃긴대학'에 올린 글에서 사진 속에 드러난 간호조무사의 잘못을 11가지로 정리했다.

1. 누구보다도 사명감을 가지고 신생아들을 돌봐야 할 사람들이 아기들이 예뻐서 그랬다는 명분을 내세우며 장난을 친 점.
2.누구나 볼 수 있게끔..공개로 개인홈피에 사진을 올리고 사진에 그림과..글씨로..장난친 점.
3. 조금 큰 아이들도 시력보호를 위해 플래쉬 터뜨리는 것이 조심스러운 마당에 신생아에게 얼마나 많은 사진을 찍으며.. 플래쉬를 터뜨렸을 거란 점..(신생아들에게 플래쉬 터트리면 위험합니다)
4. 한 아이당 한 컷도 아니고 여러 장면을 연출한 점.
5. 신생아 돌보는 사람들이 손톱은 길고 강아지를 데리고있었던 점. (어른 손톱에 신생아들 피부가 다칠 수도 있습니다.)
6. 머리를 누르고 볼살을 잡아 쪼그라뜨리고 얼굴에 반창고..심지어 하트 그림은... 무엇을 이용해 붙였는지 의심이 가는 점. (신생아들은 생후 한달 까진 비누나 로션 등 일체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런 아기들한테 접착제라니..)
7. 소독이 되도 모자란 판에 사발면에 젓가락까지..손에 쥐어주고 입에 물린 점.
8. 가방에까지 넣어 이쁘다. 사진 찍으며 희희낙낙했을 말도 안 되는 점.
9. 무슨 용도인지 머리에 캡까지 씌우고 주사기까지 들린 점.
10. 서로 아기끼리 입을 맞대어놓고 심지어 얼굴까지 붙자고 사진 찍은 점
11. 사진 제목에 '고릴라만한 햄스터'란 내용까지 적어가며 인격 모독한 점.


네티즌은 이번 사건에 연루된 간호조무사의 미니홈페이지를 찾아내 방명록 등에 항의 글을 남기려고 했지만, 이들은 홈페이지를 폐쇄하거나 메뉴를 삭제하는 등의 방법으로 비난을 피해가고 있다.

사진 속의 간호조무사가 몸담고 있는 L산부인과도 인터넷 홈페이지에 접속자가 폭주하는 등 몸살을 앓고 있다. 해당 산부인과는 공지글을 올려 "우리 병원에서 일어난 일이 아니니 병원 실명과 관련하여 무책임한 음해성 루머를 퍼트리지 말아달라"고 당부했지만 이들의 책임을 묻는 여론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태어난 지 3주된 딸 아이의 아빠입니다. 세상에 저렇게 생각 없는 사람에게 세상에 태어나 첫번째 보살핌을 받았다는 게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커튼에 가려진 신생아실이 심히 걱정됩니다. 아프고 힘없는 사람들에게 가하는 의료계 전반적인 폭력을 보는 듯 합니다. 의료계 전체적인 자각이 있어야 할 듯 합니다." (네이버 독자의견 'worker74')

"여리디 여린 신생아들, 열 달 동안 엄마 뱃속에 있다가 세상에 나온 것도 두렵고 놀랄 일인데 어떻게 간호사란 사람이 이런 일을 했을까요? 간호사 그만두십시오. 자격이 없네요. 단순한 장난과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이런 짓을 한 겁니까?" (야후 나도한마디 'tweetyksj')

"연초 인터넷에 올라온 부실도시락 사진을 보고 눈물이 핑글 돌던 기억나네요. 그때 얼마나 많은 네티즌들의 결식아동의 아픔에 가슴 저렸는지... 그때도 보건복지부가 잘못을 인정하고 대책을 부랴부랴 내놓았는데, 이번에도 관련자들을 엄벌하고 부모들이 아이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병원을 만들었으면 해요. (웃긴대학 '절구도사')

"신생아뿐만 아니고, 산모들도 학대한다. 우리 언니 아기 낳고 회복실에 있을 때 얘기해줬는데, 나이가 있는 아줌마간호사들은 안 그러는데 처녀간호사들은 산모를 알기를 마치 개 취급하더라고 말했다. 갓애기 낳은 산모 배를 살살 마사지 해줘야 하는데, 주먹으로 쿡 눌러서 질식할 뻔했다고도 하고, 남자의사 있는데 산모 옷을 마구잡이로 벗기고, 밀치고 하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짓들을 한다고 했다." (조선닷컴 백자평 '박경라')


개중에는 "남자들은 결혼의 상대로 간호사를 대체로 싫어한다" "모든 네티즌을 엿보기에 동참하게 하는 미니홈피를 폐쇄해야 한다"는 극단적인 의견도 적지 않았다.

한편, 사건의 장본인이라고 할 수 있는 간호조무사가 자신의 미니홈페이지에 사진을 올려놓음으로써 비난을 자초한 정황을 들어 이번 일을 계기로 사이버 문화를 되짚어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요즘의 유행은 어떻게든 튀어서 남들의 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일종의 병적인 현상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자신의 미니 홈피를 방문한 사람들이 새로운 시도를 보고 관심과 많은 댓글을 남기길 바라는 것도 이런 현상에서 나오는 게 아닌지 의심스럽군요.

사회에 대한 깊은 고민을 통해 성장하지 못한 의식들은 도덕성이나 사회의식의 성장 없이 단순히 엽기적일 정도의 유행에만 적응해 가는 모습으로 극단화되어 가는 것 같아 심각해 보입니다. 이번 사건도 그런 맥락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마도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도 모를 것이며, 단순히 사람들이 내가 한 행동을 싫어하는 정도로 밖에 느끼지 못할 지도 모릅니다." (오마이뉴스 독자의견 '양팔저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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