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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탄이 오고 가는 상황에서 정신적으로 신경이 곤두서있는 강자 집단에 위안부 제도가 필요하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왜 일본의 종군 위안부 제도만 문제가 되느냐. 당시는 세계 각국이 위안부 제도를 갖고 있었다."

 

지난 5윌 일본 오사카 시장 하시모토가 한 말이다. 그는 "일본이 국가적으로 위안부를 강제로 납치해 일하게 한 확실한 증거는 없다"며 "사실과 다른 것으로 일본이 부당하게 모욕을 받고 있어 우리는 이를 분명하게 해명할 필요가 있다"고까지 했다. 하시모토만 아니라 극우 일본 정치인들은 심심하면 종군위안부는 강제성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행했다는 망언을 되풀이했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분노했다.

 

하지만 '종군위안부'라는 용어가 일본이 교묘하게 만든 것임을 우리는 그동안 잘 모르고 있었다. 특정세력이 자신들 치부를 가리기 위해 만든 단어라면 더 이상 쓰지 말아야 한다. 종군위안부와 정신대라는 단어가 바로 그것이다.

 

미국 언론에 독도 광고를 실어 널리 알려진 한국 홍보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제작한 '한국인이 알아야 할 역사이야기' 제1탄 '일본군 위안부'편 동영상이 유튜브(http://youtu.be/_aw9yHPEKzQ) 17일 현재 조회수 3만1천회를 기록하면서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영상은 일본군 '위안부'는 1930년대 초부터 일본 정부에 의해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운영됐다고 말한다. 또 '정신대'와 '종군위안부'는 잘못된 표현이라고 주장한다. 정신대는 "전쟁체제 하에서 일본군의 전투력 강화를 위해 노동력을 제공하는 조직"이기 때문이다. 정신대는 성 노예생활을 한 위안부와는 전혀 다름을 영상을 강조하고 있다.

 

종군위안부 역시 일본의 숨겨진 의도가 있다고 강조한다. '종군'이란 말 자체가 '군을 따르다'는 의미로 강제성보다는 자발성을 강조한 명칭이다. 일본군 '위안부' 실상을 감추기 위해 만들어낸 용어라고 영상은 지적한다. 영상은 도쿄 전범 재판과 강제로 끌려갔다는 할머니들의 증언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할머니들을 정신대, 종군위안부로 부르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며 이런 잘못된 기록은 할머니들에게 또 다른 상처가 된다고 지적한다. 용어를 바로 잡아 할머니들 명예를 지켜드려야 한다고 호소한다.

 

영상은 이옥선 할머니와 필리핀 룰라 피딩 할머니 생생한 증언으로 이어진다. 할머니들 증언은 사람이라면 할 수 없는 만행을 일본제국주의가 저질렀음을 알 수 있다.

 

"우리는 하루에 40~50명을 상대하도록 강요당했다. 많은 군인을 상대하는 것은 불가능했지만 거부하면 매질이었다. 그들은 우리 몸에 칼로 상처를 냈고, 우리 동료 몇몇은 칼에 찔려 죽었다. 자살하고 싶었지만 그마저도 불가능했다"(79·이옥선 할머니)

 

"한 방에 나까지 5명의 소녀들이 있었다. 한 군인이 들어왔고, 그를 밀어냈더니 나를 벽에 밀치고 천으로 입을 막은 후 나를 범했다. 다시 2명의 군인이 더 왔다. 나는 완전히 감각을 잃었다. 난 월경도 시작하지 않은 어린 나이였다"(77·롤라 피딩 할머니)

 

전쟁이 끝나도 할머니들은 참혹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리고 배상은커녕 사과와 보상조차 받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고 있다. 영상은 지난 7월 31일로 135회를 맞은 수요집회 현장을 다시 보여준다. 집회 참가자들 면면은 다양하다. 할머니들과 학생들 그리고 인도네시아에서 온 여성도 있다. 이들은 "일본은 올바른 역사 교육을 시행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일본 총리 아베와 극우 정치인들 망언록을 보여준다.

 

영상은 위안부 문제는 우리만의 과거사가 아니라 전 세계가 관심을 가져야 치유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영상을 제작한 서경덕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SeoKyoungduk)에 "광복절을 맞아 유튜브에 배포한 '한국인이 알아야 할 역사이야기' 제1탄 일본군 위안부편이 큰 반응을 얻고 있다"면서 "앞으로 독도, 욱일승천기, 야스쿠니신사 등 우리가 제대로 알아야 할 역사이야기를 영상으로 계속 제작하여 제공하겠다"고 했다.

 

이어 "딱 10분의 투자로 우리 모두 '한국사 박사'가 되었으면 합니다. 암튼 이런 모든 영상을 영어, 일어 등으로 번역하여 전 세계인들에게도 널리 퍼뜨릴 테니 다 함께 영상 널리 알려주세요~^^"라며 해당 영상을 널리 알려줄 것을 호소했다.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갔던 할머니들은, 젊디젊은 삶을 일본제국주의에 짓밟혔지만, 사과와 배상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 육신도 점점 흙으로 돌아가고 있다. 이용녀 할머니가 지난 11일 향년 87세를 일기로 숨졌다. 이 할머니 별세로 정부에 등록된 234명 위안부 피해 여성 중 생존자는 57명이다.

 

지난해 8월 30일 헌법재판소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등 배상 문제를 둘러싼 한·일 간 분쟁을 해결하지 않은 것은 위헌이라고 판결했다. 당시 헌재는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려는 국가의 부작위는 위헌"이라며 "정부가 '위안부' 피해자 배상청구권 관련 구체적 해결 노력 하지 않고 있는 것은 피해자의 기본권 침해로 헌법 위배"라고 판시한 것이다.

 

하지만 1년이 지났지만, 대한민국 정부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 노력한다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마냥 일본 극우와 정부만 탓할 수 없는 이유다. 일본은 속으로 이제 57명만 죽으면 된다고 생각할 것이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정부가 나서야 한다.


태그:#종군위안부, #정신대, #일본군위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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