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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대옷을 입은 여성들이 피켓을 들고 돌아다니며 월경에 관한 구호들을 외친다. 생리대가 더덕더덕 붙어 있는 나무들이 거리에 버젓이 놓아져 있다. 신기하게 바라보는 사람들. 나누어준 유인물을 그 자리에서 찢어버리는 아저씨들, 부끄러워 남자친구의 손을 잡아 끄는 여자들도 있지만, 그런 가운데 다정하게 월경에 관한 인식도 테스트를 해보는 커플들도 있다.

8월 4일 명동의 한복판에서는 <월경 pre-festival 월경하자>가 열렸다. 9월 8일 동대문 훈련원공원에서 열릴 제3회 월경 페스티발 "얘기치못한 즐거움"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거리로 나가 월경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하는 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기 위해 기획된 <월경 pre-festival 월경하자>의 그 첫날.

여성에겐 쌀과 같은 존재인 생리대에 부가가치세가 붙는다는 것에 대한 문제제기가 게시판형식으로 마련되었고 월경인식도 테스트, 자신이 생각해온 월경이미지를 자유롭게 낙서하는 자유발언대, 월경주기를 이용하여 배란일과 가임기를 간단히 알아볼 수 있는 월경팔찌 만들기, 생리대에 자신의 소원을 써서 나무에 걸어놓는 월경트리(tree)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이 날, 가장 시선을 끈 것은 피켓팅 시위였다. 생리대라는 것은 언제나 검은 봉지에 둘둘 싸서 아무도 모르게 처치를 해야 한다고 배워왔던 우리의 상식을 깨고, 명동 한복판에서 생리대를 상징하는 옷을 입은 여자들이 피켓을 들고 "월경아 사랑해!"라고 외치며 거리를 거니는 것을 보는 주위사람들의 반응은 과연? 또한, 직접 시위를 하는 여자들의 표정과 행동은?

<월경 pre-festival 월경하자>는 8월 4일을 첫 발걸음으로 하여, 8월 11일 토요일 종로 코아아트홀 앞, 8월 18일 토요일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으로 릴레이 행사를 펼친다. 대중들과 직접 만나 월경에 관한 사회적인 인식을 변화시키고 제3회 월경 FESTIVAL을 더욱 내실 있고 풍성하게 만드는 데 도움을 줄 이 행사는 월경축제를 만드는 여성문화기획 불턱의 홈페이지(www.menses.org)에 더 자세히 나와 있다. 홈페이지의 내용은 3회 월경 FESTIVAL의 소개, 지난 월경 FESTIVAL 보기 등이 담겨 있으며 홈페이지에서 월경에 관한 수기공모도 진행되고 있다.

세상의 모든 여자들이 반평생 동안 치르는 일이지만 이제껏 드러내지 못하는 여성의 삶의 한 조각이었고 가임의 상징적 의미로 수단화되어온 월경. 그러나 이제는 자신만의 언어로 자신만의 경험으로 그리고 그 속에 있는 예기치 못한 즐거움을 함께 나누고자 하는 월경.

자, 이제 우리도 월경하자!

덧붙이는 글 | 월경 FESTIVAL은 99년 1회 월경 FESTIVAL '유혈낭자'에서 월경을 드러내고 말해보자라는 주제로, 2000년 2회 월경 FESTIVAL '달떠들떠'에서 월경을 긍정하자라는 주제로 진행되었고 2회를 거치면서 대표적인 여성문화행사로 자리를 잡은 행사이다. 그간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금기시되어 온 월경을 주제로 행사를 연다는 사실만으로 여성에게는 해방감을 맛보게 하였고, 사회적으로 여성경험, 여성 몸에 대해 인식을 변화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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