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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흥모 처장이 배부름 현상으로 틈이 벌어지고 있는 현장을 가리키고 있다.
 양흥모 처장이 배부름 현상으로 틈이 벌어지고 있는 현장을 가리키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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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 공산성은 어떤 곳?
백제시대 지어진 산성. 475년 백제가 한산성에서 웅진으로 천도했다가 538년 부여로 다시 천도할 때까지 도읍이었던 공주를 지키기 위해 세워졌다. 백제시대에는 웅진성으로 불렸다가 고려시대 이후 공산성으로 불리게 됐다.
충남 공주 공산성(사적 12호) 일부가 망가지고 있다. 공주 공산성 성곽 일부가 붕괴되고 석축이 유실되면서 배부름 현상(성벽 가운데 부분이 성벽 아래와 위에 비해 배가 불룩한 것처럼 튀어나오는 현상)이 발생한 것. 이를 두고 "4대강 사업의 과도한 준설에 의한 영향"이라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관련 기사: "4대강 공사로 공산성 일부 붕괴될 수도").

지난 8월 초부터 공산성 성곽에는 침하로 보이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에 27일 황평우 문화재청 문화재 전문위원·대전충남녹색연합 양흥모 사무처장·대전환경운동연합 이경호 국장 등과 함께 공산성 현장을 찾았다.

먼저 찾아간 곳은 공북루(유형문화재 제37호). 강변 쪽 팔각 기둥이 주저앉으면서 바닥이 울퉁불퉁 꺼지고 문화재 일부가 파손돼 있었다. 주변 5~6군데에서 배부름 현상이 나타났다. 가운데 부분이 툭 튀어나와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처럼 보였다.

김성중 활동가가 성곽 주변에 생긴 웅덩이에 들어가봤다.
 김성중 활동가가 성곽 주변에 생긴 웅덩이에 들어가봤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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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 쪽으로 내려간 뒤 확인한 성곽의 모습은 더욱 심각했다. 성곽의 밑동의 사석이 1m 정도 밀리면서 주먹이 들어갈 정도로 틈이 벌어져 있었고, 쌓여있던 사석은 밀려나 나뒹굴고 있었다. 일행이 성곽을 따라 이동하던 중 포트홀로 보이는 웅덩이에 빠지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주변에는 1미터 정도의 포트홀 주변으로 너비 7m, 깊이 2~3m, 폭 3~4m 정도의 거대한 웅덩이가 보였다. 흡사 폭탄을 맞은 것처럼 푹 꺼져있는 모양새였다.

일행은 성곽을 따라 영은사(문화재자료 제51호) 쪽으로 가는 도중에도 곳곳에서 성인 주먹이 들어갈 정도로 성곽의 틈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사석들이 주저앉아 울퉁불퉁하게 변한 지반침하 현상을 목격할 수 있었다.

문화 유적인 연지(충청남도 기념물 제42호)의 석축이 무너지고 틈이 벌어지면서 붕괴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문화 유적인 연지(충청남도 기념물 제42호)의 석축이 무너지고 틈이 벌어지면서 붕괴 조짐을 보이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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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유적인 만하루와 연지(충청남도 기념물 제42호)가 있는 아래로 내려가자 연지 곳곳에서 커다란 틈이 벌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석축으로 쌓아 금강과 물이 통하도록 만들어 놓은 이곳에서도 배부름 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사석 일부는 유실된 상태였다.

금강 쪽과 맞닿아 있는 부분은 상태가 심각했다. 4대강 사업이 끝난 뒤 하류에 공주보가 생기면서 수위가 올라갔다. 이에 따라 강물이 성벽 밑까지 파고들면서 산성과 일직선이 돼 버렸다. 8월 초 인근의 무너진 성곽은 보수를 마친 상태였지만, 이가 빠진 것처럼 큰 틈새가 보여 안전상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였다.

"예전의 지적, 현실이 됐다... 문화재 형태 변형시킨다"

황평우 위원이 근심어린 표정으로 현장을 살피고 있다.
 황평우 위원이 근심어린 표정으로 현장을 살피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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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 동행한 황평우 문화재 전문위원은 꺼짐 현상에 대해 "예전 방문 당시 과도한 준설을 하게 되면 붕괴할 수도 있다고 지적을 했는데 현실이 됐다"며 "4대강 준설로 물 수량이 늘어난 뒤 물이 공산성 지하수맥에 따라들어가 삼투압 현상이 발생해 약한 쪽이 무너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현상은 문화재가 갖고 있는 경관과 형태를 변형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양흥모 사무처장은 "4대강 공사 당시부터 지하수·문화재·환경단체 전문가들이 (공산성) 붕괴 우려하며 중단을 요구했는데 정부는 (공사를) 강행했다, 그 우려가 준공 1년도 안 돼서 현실로 나타났다"며 "공산성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한 적이 있는 곳인데, 등재에 빨간불이 켜질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현장에 있던 공주시 관계자는 "공북루의 경우, 빗물이 성곽에서 튀면서 기둥이 부식돼 개보수를 준비하고 있다"며 "성벽은 올해 봄에 배부름 현상을 확인했지만, 안전상에는 문제가 없어보여서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웅덩이 꺼짐 현상에 대해서는 "지난 3월께 발견을 했지만, 문화재청의 자문을 받아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취재 도중 문화재청 관계자도 현장을 방문해 조사를 벌였다. 하지만 이 담당자는 "지금 상태에서 언론과의 인터뷰는 적절하지 않다"고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한편, 4대강사업국민검증단은 28일 오전 9시부터 금강살리기 사업 현장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28일 현장조사에는 전문가와 정치인·환경단체 등이 함께할 예정이다.


태그:#4대강 사업, #공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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