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 투수 양승학
ⓒ SK 와이번스
양승학. 프로야구 팬이라고 자부하는 이들에게도 '양승학'이란 이름은 익숙한 이름은 아니다. 천안북일고를 졸업하고 2003년 2차 2번 지명으로 SK 와이번스에 입단했지만 2년 동안 타자로 뛴 후에 올 시즌에는 투수로 전향을 하는 과정에서 부상을 당해 2군 경기조차 단 한 경기도 출장하지 못했다.

고교야구에서 양승학은 그야말로 '알아주는 선수'였다. 2002년도 황금사자기에서 모교인 천안북일고가 우승하는데 일조했으며, 화랑대기에서는 최우수선수, 타격, 홈런, 최다안타상을 휩쓸었다. SK가 양승학과 계약하는 과정에서 2억원(계약금 1억8천만원, 연봉 2천만원)을 안겨준 것만으로도 충분히 그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음을 알 수 있다.

지금은 비록 2군 선수로 있지만 힘찬 비상을 꿈꾸는 양승학 선수를 29일 인터넷 메신저로 인터뷰해 보았다.

- 올 시즌에는 2군에서의 기록도 없는데 어떻게 지내셨는지 궁금합니다.
"투수로 전환하면서 아픈 곳이 생기더라고요. 이 때문에 투수하기까지 고민이 많았지만 재활하면 괜찮을 거 같아서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어깨가 안 좋았는데 재활 코치님이 신경 많이 써주셔서 거의 완쾌됐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팔꿈치가 아파왔습니다. 저에게는 거의 절망이었죠. 괜찮아서 던지려고 하면 다른 곳이 아프고, 그것 때문에 재활 훈련도 소홀히 하게 되고…. 그러다보니 2군에서 시합도 못 나가고 1년 내내 재활만 하고 끝난 거 같습니다."

- 지난 시즌을 끝으로 투수로 전향했는데 투수 전향이 본인의 희망이었는지 코칭스태프의 의견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전 어릴 때 최고 투수가 되는 것이 꿈이었습니다. 그래서 학교를 다니면서도 투수로 활동을 했습니다. 하지만 프로에 들어오면서 타자에만 전념하기로 했어요. 그러다 작년 마무리 캠프에서 감독님께서 한 번 던져보라고 하셨는데 제 생각이지만 공을 잘 던졌습니다.

당시 SK 코치로 계시던 가토 코치님도 보고 계셨고요. 그래서 감독님이 권유를 해주셨고, 가토 코치님이 관심을 보여주시더라고요. 그 당시만 해도 자신있었고, 타자보다는 투수로 성장하는 게 더 빠를 것도 같아서 투수로 전향하게 됐습니다. 감독님이나 코치님이 기회를 주신 건데 보답하지 못해 아쉬울 뿐이죠."

- 재활군에서는 어떠한 운동을 하는지 궁금합니다.
"재활군에서는 오전에는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고, 오후에는 부상 부위에 대한 보강 운동을 합니다."

- 훈련양은 어느 정도 되는지?
"시즌에 들어가면 6일 훈련을 하고 하루 휴식일이 있습니다. 캠프 때는 보통 4일 동안 훈련을 하고 휴식일을 갖고는 합니다."

- 기대를 많이 받으면서 프로에 입단했는데 현재의 상황에 대한 아쉬움은 없는지?
"물론 아쉬움이 없진 않습니다. 아쉬움이 많아서 이렇게 된 것 같기도 하고…. 운이 없다기보다는 제 자신이 나약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냥 뿌린 대로 거둔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 2군생활의 어려운 점이 있다면?
"어려운 점은 그냥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정도가 있을까요? (웃음) 그렇게 어려운 건 없습니다. 2군에서의 생활은 자기하기 나름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 프로생활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을 것같은데 어느 때인지?
"우선 프로에 들어와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중 첫째로 꼽는다면 SK 와이번스 유니폼을 처음 입고 연습했을 때입니다. 그리고 비록 2군 경기이긴 하지만 끝내기 홈런 친 것도 무척 기억에 남는군요.(웃음) 2004년 시즌 후반에 1군에 잠시 올라갔을 때도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 프로에서 3년 동안 생활하셨는데 고교야구와 프로야구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아무래도 경험 차이가 가장 크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좋은 선수가 입단해도 경험 많은 선수들한텐 안 되거든요. 연습할 때는 원래 있던 선수들보다 더 잘 할지 몰라도 시합에 들어가 뛰다 보면 느낄 수 있더군요."

- 소속팀의 연고지가 인천이라 그곳에서 주로 생활하게 되는데 타지에서 생활을 하다 보니 불편한 점이 있는지?
"저는 어릴 적부터 타지 생활을 많이 해 봐서 힘든 건 없습니다."

- 어떠한 취미를 갖고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원래 낚시를 굉장히 좋아합니다. 언제부턴가 아버지랑 갈 기회가 없어서 요즘은 못가고 있습니다."(양승학 선수의 아버지는 박찬호 선수의 공주고 시절 은사인 양창의 전 공주고 감독이다.)

- 마지막으로 목표가 있다면?
"그냥 변한 모습으로 열심히 하는 것입니다. 제가 잘하면 더 좋은 여건에서 야구를 할 수 있겠죠. 3년이라는 시간을 허비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시간이 제 자신을 다시 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언제까지 야구선수를 할지는 모르겠지만 유니폼을 입고 있는 순간까지는 남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비록 잠깐 동안의 인터뷰였지만 인터뷰를 마치고 양승학 선수의 아쉬움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3년 동안의 아쉬움을 딛고 내년에는 멋지게 비상하는 양승학 선수를 기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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