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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양호에 있는 남인수 동상.
ⓒ 윤성효
29일 민족문제연구소에서 발표한 친일인사 1차명단에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다수 포함되자 지방자치단체에서 벌이고 있는 각종 기념사업을 중단하거나 철회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친일청산시민행동연대'와 '경남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은 그동안 각종 기념사업 반대운동을 벌여왔던 상당수 인물들이 친일인사 명단에 포함되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친일인사 1차 명단에 포함된 경남지역 문화예술인은 10명 안팎이다.

남인수의 경우 동상은 진양호에, 생가는 진주시 하촌동에 있다. 지난 7월 문화재청은 남인수 생가를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하기도 했다. 남인수 생가에는 다른 사람이 살고 있는 가운데 진주시는 내년에 생가를 매입하기로 하고 문화재청에 예산 편성을 요구해 놓고 있다.

밀양시는 영남루 옆에 박시춘 생가를 조성해 놓았으며 흉상도 건립해 놓고 있다. 마산시 합포구 현동에 있는 장지연의 묘소는 경남도문화재자료(94호)로 지정돼 있으며 마산시는 묘소 입구 도로를 '장지연로'라고 이름을 붙였다.

진주시는 최근 시민단체에서 뜯어냈던 진주성 안 의기사에 김은호가 그린 미인도 '논개' 복사본(일명 논개영정)을 다시 봉안하기도 했다. 왜장을 끌어안고 남강에 뛰어들어 '반왜세'의 상징적 인물인 논개의 영정을 친일화가가 그려 오래 전부터 영정 폐출 주장이 제기되어 왔다.

열린사회희망연대는 29일 친일인사 1차 명단 발표와 관련해 성명을 내고 "남인수의 친일음악활동이 이미 잘 알려져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문화재청에서 문화재로 선정되어 생가를 복원을 한다는 발표까지 있었다"면서 "문화재청의 이해 할 수 없는 문화재등록 기준 역시 국민들의 질책을 받을 일"이라고 지적했다.

친일청산시민행동연대 김영만 대표는 "이번 친일인사 명단에 들어간 문화예술인과 관련해 각 자치단체에서 기념사업이 진행되었거나 추진 중에 있는 사업들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친일인사 1차 명단에 포함된 경남지역 문화예술인은 10명 안팎으로 주요 인사는 다음과 같다.

유치진(1905~1974·통영·문인), 조연현(1920~1981·함안·문인), 남인수(1921~1962·진주·대중가수), 손목인(1913~1999·진주·대중음악작곡), 박시춘(1913~1996·밀양·대중음악작곡), 장지연(1864~1920·마산·언론), 김은호(1892~1979·진주·미술) 등.

"마산시는 장지연 무덤에 대한 지방문화재 인정여부 답변하라"

▲ 마산에 있는 장지연 묘소.
ⓒ 윤성효
가요제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밀양시와 KBS는 2년 전까지 '박시춘 가요제'를 열어오다 친일 논란이 일면서 '밀양가요제'로 이름을 바꿨다. 진주에서는 경남일보사와 지역 방송국이 진주시 등으로부터 재정지원을 받아 개천예술제 기간에 '남인수 가요제'를 열어오고 있는데, 이번 친일인사 명단 발표로 이 또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마산시에 공문을 보내 장지연 묘소의 문화재자료 지정 취소를 요구했던 경남민언련은 29일 성명을 내고 "시민단체가 보낸 공식질의에 대해 마산시는 2개월 가까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마산시는 장지연 무덤을 지방문화재로 인정하겠다는 것인지 공식적인 답변을 다시 한번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경남민언련은 "지역 언론계에서 '신문의 날' 장지연 묘소 참배는 올해부터 참배가 중단된 상태이며, 독립기념관에서 시일야방성대곡 사설 발표 '100주년 기념 사설 비' 건립도 백지화되었고, 언론재단에 연간 4000만원을 지원하는 '장지연 상'도 원점에서 재검토 단계에 있다"면서 "앞으로 국가보훈처에 장지연에 대한 서훈 박탈도 공식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친일청산시민행동연대'는 그동안 유치환과 이원수 등에 대한 친일혐의를 주장하면서 기념사업 반대운동도 벌여왔다. 그런데 민족문제연구소에서 29일 발표한 친일인사 1차명단에는 이들 이름이 빠졌다.

이에 대해 열린사회희망연대는 "친일행위가 거론된 자들 중에서 이번 명단에서 여러 가지 이유로 다음 명단이 발표 때까지 유보된 자들도 있다"면서 "만일 이번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것을 마치 면죄부나 받은 것처럼 생각한다면 또 다른 화근을 볼러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족문제연구소 관계자는 유치환에 대해 "유치환의 친일시는 지금까지 알려진 3개가 있고 추가 자료를 확보할 가능성도 매우 높다"면서 추가 명단 공개 때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을 내비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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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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