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강유정과 조민혁의 관계는 과연 어떻게 될까. 순탄하지 않을 앞으로의 그들의 여정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 '비밀' 강유정과 조민혁의 관계는 과연 어떻게 될까. 순탄하지 않을 앞으로의 그들의 여정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 KBS


<오마이스타>는 스타는 물론 예능, 드라마 등 각종 프로그램에 대한 리뷰, 주장, 반론 그리고 인터뷰 등 시민기자들의 취재 기사까지도 폭넓게 싣고 있습니다. 언제든지 '노크'하세요. <오마이스타>는 시민기자들에게 항상 활짝 열려 있습니다. 편집자 말

이토록 한꺼번에 비극을 맞이한 주인공이 있었던가. KBS 수목드라마 <비밀>의 강유정(황정음 분) 얘기다. 그를 둘러싸고 일어난, 그리고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비극적인 사건들에는 그 누구라도 놀라고 가슴아파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유정에게는 비련의 여주인공다운 연약함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그러한 점들이 그를 돋보이게 하는 것일까.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그를 응원하고 격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강유정을 응원하게 만드는 힘, 과연 무엇일까

강유정은 남자친구의 뺑소니죄를 대신 뒤집어쓰고 수년간 옥살이를 해야만 했고, 그 와중에 낳은 아들은 출소 후 사망한 데다, 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까지 맞이해야만 했다.

이 모든 일들은 그가 전혀 의도한 일이 아니었고, 대개는 영문도 모른 채 운명의 소용돌이 속으로 끌려들어가 생긴 일들이다. 드라마가 시작된 이후 강유정에게는 슬프지 않았던 시간을 찾기 어려웠다. 그의 눈에는 핏줄이 맺혔고, 연속되는 비극에 눈물은 마를 날이 없을 정도다.

그러나 강유정은 여태의 드라마 주인공들과는 뭔가 다른 점이 있다. 일련의 사건들에 대처하는 그의 자세가 수동적, 굴욕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그렇다. 결혼까지 약속했던 연인에게 헤어지자는 선언을 하는 것도, 생활고와 아버지의 수술비를 위해 그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으려는 모습은 그야말로 '밑바닥'에 떨어져버린 그의 삶에도 불구하고 그를 구질구질해 보이지 않게 만드는 이유가 되고 있다.

대개의 슬픈 주인공들과 차별화되는 그의 능동적이며 진취적인 삶의 태도는 그를 응원하게 만드는 힘이다. 사회적, 경제적 이해관계에 따라 행동하지 않으며, 많은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관계의 맺고 끊음을 오로지 자신의 의지에 의해 과감히 결정하곤 하는 강유정, 그는 분명 새로운 유형의 '비련의 여주인공'이 틀림없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강유정의 변신은 무죄(?)

'비밀' 아들 산이의 죽음은 강유정에게는 가장 큰 시련이 되었다. 이제 그 죽음을 둘러싼 일들이 서서히 밝혀지며 비극은 다시 시작될 것인가?

▲ '비밀' 아들 산이의 죽음은 강유정에게는 가장 큰 시련이 되었다. 이제 그 죽음을 둘러싼 일들이 서서히 밝혀지며 비극은 다시 시작될 것인가? ⓒ KBS


<비밀>은 사실상 그리 독특한 소재의 드라마는 아니다. 이런 식의 가련한 여주인공은 얼마든지 있었고, 그를 구하기 위한 백마 탄 왕자는 고래의 동화에서부터 시작된 설정이기도 하다. 모함에 쉽게 빠지고, 주위의 온갖 핍박 속에 동정심을 받다 결국 막판에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드라마들이 어디 한둘이었나.

그러나 그 중 주변인들의 동정과 연민, 사랑 등에 의해 구제되는 것이 아닌, 온갖 어려움을 그 자신이 어떻게든 헤쳐 나가려는 의지를 가진 인물은 드물었던 것이 사실이다. 아름다운 이야기, 그 속의 예쁜 여주인공은 결국 신데렐라나 콩쥐 식으로 왕자님의 구제의 손길을 거쳐야 완성되는 것이 동화의 완결판이 아니던가.  

강유정의 이야기는 마치 동화의 번외편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그는 중대한 기로에서 삶의 방향을 스스로 결정할 줄 아는 사람이다. 자신의 뜻을 상대에게 또박또박 전하는 청량한 목소리 너머에 얼마나 큰 슬픔이 있는지를 알기에 시청자들은 더욱 그에게 공감하게 된다.  

그러나 <비밀>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여태까지 드러난 강유정의 능동성은 그 자신과 시청자에게만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니라, 드라마 자체에도 힘을 불어넣어 주었다. 처절한 순간에서조차도 자존심만은 버리지 않았던 그의 모습, 그것이 <비밀>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힘이었던 것이다.

안도현(배수빈 분)의 비밀을 모르는 강유정의 달라질 태도, 그리고 아들 산이의 죽음과 관련되어 있을 것으로 보이는 조민혁(지성 분)과의 새로운 관계 등은 강유정이 가진 고유한 것들을 얼마나, 어떻게 흔들어댈지 아무도 모른다. 드러난 사실만 가지고 유추해 본다면 강유정이 복수의 화신이 될 가능성도 점쳐 볼 수 있다. 그러나 반대로 그의 선한 마음씨는 무한한 용서의 장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하지만 그가 무조건 참거나 관용을 베풀기만 하여 시청자의 답답증과 공분을 유발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만드는 것은 <비밀>이 가진 힘이라 하겠다. 과단성과 적극성으로 시청자에게 큰 점수를 받은 강유정, 가슴은 복수심으로 들끓어도 늘 의연했던 그가 앞으로 어떤 변신을 하게 될 것인지 기대되지 않을 수 없다.


비밀 황정음 지성 배수빈 이다희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