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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이다

오래된 생각이다'

 

한평생 소외된 이들을 위해

80년대 거리의 최루탄에 맞서며

법정에서, 국회에서, 청와대에서

격정과 분노로 정의를 실천하던 그 분

 

힘없는 사람에게 연민의 정으로

부패한 권력에게는 두려움 없이 당당함으로

누구도 가라고 하지 않은 길을 갔던 그 분

 

그 분

내가 사랑했고 공감했던 노무현

'칼의 노래'처럼 짧은 문장으로 삶을 마감했다

 

거대한 자발적 조문행렬을 보라

슬픔이 슬픔에게 손 내미는 연대의 거리에서

시민들은 애통과 비통함으로

사랑했던 사람을 묻는다

 

눈물은 분노가 되고

분노는 치 떨리는 기억이 된다

기억이 망각의 강을 건너기전에 다짐한다

누가, 무엇이, 어떻게

조직적으로 그분을 능멸했는지 잊지 말아야한다

 

좁쌀보다 협량하지만 '신문'이라고

버금도 안되는 거대 재벌만의 이익을 위해

불나방이 되었다가 시시때때로 변하는

동시대 90퍼센트 민중의 '팩트'가 아닌

저들만의 리그를 펼친 '언론'이라는 폭력집단

 

세금 걷어가는 곳에서의 전갈을 입에 물고

푸르른 초원에서 서초동까지 칼날은 벼려있었다

힘없고 빽없는 민초들에겐 피의 채찍이지만

오얏나무 아래선 갓 끈 매며 잠만 자네

 

세 개의 별에서 온 사나이

그 오얏나무 뿌리부터 잎새까지 썩었다고

고변해도 오얏나무 괜찮다네 정말 괜찮다네

흰 소복 앞에서 너무도 빛나던 칼

오얏나무 아래에선 칼집에 넣은 이들

 

칼집에 숨어 있던 쥐가

서울 도심에서 개떼처럼 움직인다

쥐떼가 서울광장에 운집하기 전에

쥐덫이라도 놓아야 할 텐데

70년대도 아닌 서울에 태산명동서일필이라

 

연어는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데

쥐도 연어를 닮았나보다

"모가지가 길어 슬픈 짐승이여"

"너는 무척 높은 족속"이기에 "관이 향기로운"가보다


태그:#노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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