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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사퇴'와 '연평도 포격' 발언으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과 박창신 신부를 '종북'으로 규정한 보수단체의 규탄시위가 서울 명동성당앞에서 연일 개최되는 가운데 26일 오후 애국연대(애국주의연대), 새마음포럼, 대한민국바로세우기본부, 대한민국엄마부대 봉사단 회원들이 연이어 시위를 벌였다.
▲ "정의구현사제단 해체" 보수단체 명동성당앞 연속 시위 '대통령 사퇴'와 '연평도 포격' 발언으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과 박창신 신부를 '종북'으로 규정한 보수단체의 규탄시위가 서울 명동성당앞에서 연일 개최되는 가운데 26일 오후 애국연대(애국주의연대), 새마음포럼, 대한민국바로세우기본부, 대한민국엄마부대 봉사단 회원들이 연이어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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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이 정도면 자유로워진 거야. 옛날처럼 말 잘못했다고 잡혀가진 않잖아. 지금 우리는 분단국가야. 위에 북한이라는 적이 딱 버티고 있다고. 그런데 어떻게 우리나라에 대해 함부로 말해. 표현의 자유에도 지킬 선이 있는 거야. 감히 대통령에게까지 그딴 말을 해?"

26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성당 앞에서 만난 김흥근(76)씨가 기자에게 열변을 토했다. 그는 최근 논란이 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아래 사제단) 전주교구의 시국미사 내용에 반발해 1인 시위를 벌이는 중이었다.

김씨는 "열불이 터진다", "속이 끓는다"는 말을 자주 했다. 종교인이 감히 대통령과 나라에 대해 함부로 말할 수 있느냐는 주장이다. 그는 사제단 전주교구가 지난 22일에 연 '박근혜 대통령 사퇴 촉구 시국미사' 자체를 문제 삼았다. 특히 이 자리에서 박창신 원로신부가 "NLL에서 한미 군사훈련을 계속하면 북한에서 어떻게 해야 하겠어요? 쏴야지, 그것이 연평도 포격 사건이에요"라고 발언한 부분에 "분노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김씨는 "종교인이면 기도를 해서 어려운 세상을 도와야지 정치에는 왜 끼어 드냐"면서 "그 사람들(사제단)은 생각이 사이비"라고 힐난했다. "그렇게 북한이 좋으면 거기 가서 살면 될 거 아냐"라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보수단체, 국가정보원·검찰의 사제단 수사 촉구

대한민국바로세우기본부 회원들이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을 비난하는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대한민국바로세우기본부 회원들이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을 비난하는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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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명동성당 앞에서 사제단을 향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인 건 김씨만이 아니었다. 보수 성향의 시민단체들도 사제단 전주교구의 시국미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연이어 진행했다. 이들은 시국미사에서 나온 '박근혜 대통령 사퇴' 요구와 박창신 원로신부의 '북한 연평도 포격' 관련 발언을 문제 삼아 사제단 해체와 국기기관 수사를 촉구했다.

이날 오후 2시 가장 먼저 기자회견을 연 애국주의연대·새마음포럼 회원 30여 명은 "종교의 탈을 쓴 '종북' 사제단 규탄한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즉각 해체하라"는 플래카드를 펼쳐들었다. "국민선동 '종북'사제단 천주교에서 몰아내자"고 적힌 손 피켓도 눈에 띄었다.

두 단체는 사제단의 대통령 사퇴 요구와 '북한 연평도 포격' 관련 발언을 '이적행위'로 규정했다. 이들은 "종교인의 본분을 망각한 사제단은 국민들이 뽑은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고, 3년 전 북한의 연평도 포격마저 정당하다는 식의 궤변을 쏟아낸다"며 "'종북·친북' 사제들이 적에게 동조하는 반국가적 언동을 보이고 북한의 주장을 앵무새처럼 따라하며 국가분열을 야기하는 것은 이적행위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사제단은 대통령 퇴진으로 대한민국 정부를 무력화해 국가안보를 훼손시켜 북한을 이롭게 하고자 하는 의도가 분명하다"며 ▲사제단 즉각 해체 ▲국가정보원·검찰의 사제단 이적행위 조사 등을 요구했다.

최용호 애국주의연대 대표는 "사제단은 겉으로 '애국'과 '평화'를 외치면서 제주 강정마을에 가서는 해군기지 공사를 방해하기도 했다"며 "이들은 당장 국민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한 다음 천주교에서 스스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새마음포럼은 경찰과 상의해 대표와 사무총장 2명이 천주교 서울대교구를 찾아 규탄성명서를 전달하기로 했으나, 다른 회원들이 같이 몰려가면서 경찰의 제지로 무산됐다.

"사제단은 자폭하라" "북으로 추방하라"는 요구도 등장

대한민국엄마부대 봉사단 회원들이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신부들에게 "북한으로 가라"는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비난하는 '엄마부대' 대한민국엄마부대 봉사단 회원들이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신부들에게 "북한으로 가라"는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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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기자회견을 진행한 대한민국바로세우기본부 회원 50여 명도 "일탈과 독선에 빠진 천주교 암적 존재 사제단은 즉각 해산하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박창신 신부의 자격을 박탈하고 북으로 추방하라"고 외쳤다. "사제단은 신부복을 벗어라, 자폭하라"고 힐난하기도 했다.

자신들을 "나라를 위해 일하는 순수한 엄마들"이라고 소개한 대한민국엄마부대봉사단 회원 40여 명 역시 "'종북'의 온상이 된 사제단은 즉시 교회를 떠나라"고 요구했다.

주옥순 대한민국엄마부대봉사단 대표는 "사법적인 판단이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 사제단이 선거개입을 기정사실화하면서 대통령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대한민국을 흔드는 일이자 북한 정권에 부화뇌동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단체는 "(사제단의 발언은) 북한의 도발에 정당성을 부여하고 국가 안보의식 및 군의 사기를 저하시킴은 물론, 우리 국민의 NLL 수호의지에 악영향을 초래하는 망언"이라며 "국가안보를 위해 헌신한 장병과 희생자, 그리고 유가족들에게 모욕감을 주는 비이성적인 행위로써 결코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밝혔다.

또한 "사제단이 대통령 하야를 논하는 데는 길거리로 나가 국민을 호도하고 대선 불복성 행동을 이어가는 민주당에게도 책임이 있다"며 민주당에게 이번 시국미사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대통령 사퇴'와 '연평도 포격' 발언으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과 박창신 신부를 '종북'으로 규정한 보수단체의 규탄시위가 서울 명동성당앞에서 연일 개최되는 가운데 26일 오후 성당 입구 공사가림막에 87년 6월 항쟁의 기폭재가 된 박종철 고문치사사건과 관련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활동 사진이 천주교의 대표적인 인권·민주화운동 기록으로 전시되어 있다.
▲ 인권·민주화운동 중심지 명동성당 '대통령 사퇴'와 '연평도 포격' 발언으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과 박창신 신부를 '종북'으로 규정한 보수단체의 규탄시위가 서울 명동성당앞에서 연일 개최되는 가운데 26일 오후 성당 입구 공사가림막에 87년 6월 항쟁의 기폭재가 된 박종철 고문치사사건과 관련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활동 사진이 천주교의 대표적인 인권·민주화운동 기록으로 전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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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종북, #보수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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