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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와 강동구사회적경제센터, 강동구사회적경제지역특화사업단이 공동 주최하는 희망별동대 프로젝트가 서울시 강동구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5팀의 청년들이 모여 다양한 사회적 문제들을 사회적경제의 방식으로 풀어보겠노라며 노력 중에 있습니다. 이 글은 이들의 사업에 대한 소개 글이 될 것이며 이후 결과에 대한 글은 따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 기자 주

희망별동대 4기가 강동구에 떴다. 몇몇의 청년들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지고 사회적 가치를 실현해 보겠다며 팔을 걷고 나섰다. 그러나 그들을 바라보는 지역의 시선은 낯설고 불안하다. 그들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사회적 기업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왜 그들이 그런 일을 자처하고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도대체 사회적 기업은 무엇이며, 희망별동대라 불리는 그들은 누구일까?

사회적 기업이란?


우리는 할 수 있다
▲ 청년의 열정으로 우리는 할 수 있다
ⓒ 이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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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기업은 사회적경제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개념이다. 그것은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과 함께 사회적경제를 이루는 주요 단위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사회적경제를 처음으로 접한 이들에게 그것이 무엇인지 설명하는 가장 유용한 도구가 되기도 한다. 미국의 대표적인 사회적 기업 루비콘제과의 설립자 릭 오브리의 말을 인용해 보자.

"우리는 빵을 만들기 위해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고용하기 위해 빵을 판다."

위의 구절은 사회적경제를 접해 본 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명언으로서, 사회적 기업이 무엇인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사회적 기업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기업이 아니다. 그것은 돈 이외의 사회적 가치(Social Mission)를 지향하는 조직으로서, 그들을 둘러싼 공동체가 그 가치를 지지하고 공유할 때 존재할 수 있다. 기업의 목적이 단순한 이익축적이 아니라, 사회적 문제의 해결에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사회적 기업이 다른 기업들과 비교하여 무언가 매우 특별한 장점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사회적 기업 역시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자본주의 시장에서 똑같은 룰을 지켜야 한다. 비록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국가가 많은 부분을 지원하고 있는 듯 하지만, 실제로 사회적 기업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지원과 상관없이 비지니스로서의 지속가능성을 갖추어야 한다. 일반 영리기업과의 시장경쟁에서 밀리지 않을 정도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그 사업성(Social Business)을 인정받아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사회적 기업을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사회적 가치 또한 지향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이야기하는 대기업들도 불확실한 시장 사항을 핑계로 축적된 이익의 사회적 환원을 미루고 있는 것이 우리네 현실이다. 그런데 이익을 목적으로 하지도 않는 사회적 기업이 지속가능성을 이야기한다? 그게 가능한 일일까?

혁신적인 사회적기업의 대명사 열린 옷장 대표의 강연
▲ 선배들과의 만남 혁신적인 사회적기업의 대명사 열린 옷장 대표의 강연
ⓒ 이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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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 봐도 힘들어 보이는 사회적 가치와 비즈니스의 지속가능성의 공존.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 우리가 살펴봐야 할 것은 사회적 기업이 가지고 있는 혁신성(Social Innovation)이다.

사회적 기업은 새로운 사회적 상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녀야 한다. 사회문제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하며, 그 해결방법 역시 독창적이어야 한다. 기존 시장에서 기존의 기업들과 똑같은 경쟁을 한다면 그 기업은 결코 생존할 수 없다. 경쟁 상대가 애초에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처음이야 지원금이나 정부 차원의 보호정책에 의지해서 버틸 수야 있겠지만, 그것이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는 없다.

따라서 많은 이들이 사회적 기업을 이야기 하면서 청년들을 주목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청년들이야 말로 기존 사회의 떼가 덜 묻은, 그래서 그만큼 참신하게 사회적 문제를 바라보고 새로운 가치를 찾을 수 있는 이들이기 때문이다.

강동구의 희망별동대

희망별동대 4기가 떴습니다
▲ 강동을 이노베이션 하라 희망별동대 4기가 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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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동안 희망제작소에서 실행해 온 희망별동대는 바로 이와 같은 맥락에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청년들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대표적인 프로젝트다. 지금까지 세 번 진행된 희망별동대는 '희망을 현실로, 꿈을 직업으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청년들이 마음껏 도전할 수 있도록 하였는데, 그 결과 사회적 기업 A.O.A.(공정여행), 친구야 놀자(자활 커피) 등을 배출해 내었다.

그런데 이런 희망별동대가 이번에는 서울시 강동구를 배경으로 결성되었다. 기존과 달리 특정 지역을 기반으로, 그 지역의 사회적 가치를 고민하고 나선 것이다.

물론 지역이란 기반은 혁신성과 함께 사회적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기는 하다. 네트워크 자체가 하나의 중요한 자원일 수밖에 없는 사회적경제의 특성 상, 사회적 기업이 지역을 바탕으로 한다면 생존의 가능성은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외국 프랜차이즈 카페 대신 마을의 까페를 이용하고, 대기업이 유통시키는 야채 대신 지역의 농부들이 재배하는 야채를 소비하게 되면 그것만으로도 사회적 기업은 생존 가능한 것이다.

지역과 청년이 만나는 곳
▲ 희망별동대 선배들의 공간 지역과 청년이 만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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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청년들에게 지역은 만만한 곳이 아니다. 지역에서 기업을 하기 위해서는 대부분 긴밀한 네트워크가 전제되어야 하는데 대학생이나 갓 취업한 이들이 많은 청년의 특성 상 지역의 연고를 뚫기는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희망별동대에게 있어서 이번 4기는 커다란 도전이다. 지역이 청년들의 사회적 기업과 결합하는 것은 흔치 않은 사례인 만큼 그들의 이번 시도는 하나의 시금석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희망별동대 4기 청년들은 어떤 사회적 문제의식을 가지고 강동구로 오게 되었을까?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함께 일하는 세상' 이철종 대표와의 만남
▲ 혁신 사례 경청 중 '함께 일하는 세상' 이철종 대표와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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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터팜] 워터팜이 지적하고 있는 사회적 문제는 물 절약이다. 현재 어떤 나라에서는 물이 부족해 많은 사람들이 갈증에 허덕이고 있는데,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은 풍부한 수자원을 비교적 싼 가격에 사용하는 만큼, 낭비가 심한 편이다. 사람들에게 물 절약을 권하고, 그만큼의 비용으로 아프리카 우물을 지어주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 강동구를 기반으로 이 사업은 어떻게 펼쳐져야 할까?

[가든 에듀] 가든 에듀가 주목한 문제는 본격적으로 정년퇴임을 하기 시작한 베이비부머 세대를 비롯해 현재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노인문제이다. 가든에듀는 양극화 되어가는 사회에서 뚜렷한 사회적 보장도 없이 설 자리를 잃어버린 노인들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다행히 강동구는 서울시에서도 녹지 공간이 많은 지역으로 텃밭의 활용도가 높은 편이다. 이들 노인들과 텃밭을 잇는 방법은 없을까?

[동구밭] 동구밭이 고민하고 있는 사회적 가치는 장애인들과 함께 하는 삶이다.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가장 심한 우리 사회. 장애인들을 격리시키는데 급급한 사회적 분위기를 깨고 그들을 우리와 함께 사는 공동체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그들은 그 가능성을 가든 에듀와 마찬가지로 강동의 텃밭에서 찾고자 한다. 장애인들이 텃밭을 일구고 더 나아가 상품까지 판매하는 등의 활동을 할 수 있다면 사회의 장애인들에 대한 편견도 좀 낮출 수 있지 않을까?

청소년을 직접 만나 문제를 풀고 있는 피카소
▲ 지역 속으로 청소년을 직접 만나 문제를 풀고 있는 피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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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 피카소가 인식하고 있는 사회적 문제는 억압적이고 일방적인 교육제도로 말미암아 의기소침해 있는 청소년들이다. 뭐든지 상상할 수 있는 꽃다운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경쟁 속에서 오직 입시만을 위해 주입식 교육을 받아들이고 있는 학생들. 그들에게 스스로 참된 가치를 찾고, 이를 표현함으로써 새로운 자아를 발견하게 할 수는 없는 걸까? 강동구의 학생들에게 기존의 교육제도가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가치를 전해 줄 수 없을까?

[함께 가는 수학여행(이하 함수)] 함수가 천착하고 있는 사회적 문제는 사회의 양극화로 인한 교육의 불평등 문제이다. 팀 이름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그들은 그 중에서도 특히 수학여행과 관련되어 많은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는데, 조직원 중 일부가 개인적인 경험도 있는 만큼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 한 학급의 구성원들이 각자의 경제적 조건에 맞추어 해외/국내 등 다른 수학여행을 가는 탓에 저소득층 학생들이 느낄 수밖에 없는 소외감과 박탈감. 그들은 강동에서 이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희망별동대 4기는 현재 진행 중이다. 그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고작 100일. 과연 그들은 그 짧은 시간 동안 자신들의 미션을 얼마나 수행할 수 있을까? 그 과정에서 사회적 기업으로서 스스로의 가능성을 발굴 할 수 있을까? 부디 그들이 혁신적이고 참신한 아이디어로 강동구를, 더 나아가 우리 사회를 변화시키기를 기원한다.

다시금 의지를 다잡아 봅니다
▲ 찐한 뒷풀이 현장 다시금 의지를 다잡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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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희망별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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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사회학, 북한학을 전공한 사회학도입니다. 물류와 사회적경제 분야에서 일을 했었고, 2022년 강동구의회 의원이 되었습니다. 일상의 정치, 정치의 일상화를 꿈꾸는 17년차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서, 더 나은 사회를 위하여 제가 선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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