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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정권 퇴진촉구 5대 종단 시국선언' 이끈 김희용 목사 김희용 목사는 18대 대선을 "총체적 부정선거"라고 평가, "박근혜 대통령은 하루라도 빨리 퇴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하나·양승조 의원의 발언을 두고는 "오히려 박 대통령의 살 길을 제시해 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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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종단을 이끌어 '박근혜 정권 퇴진촉구 공동 시국선언'을 한 김희용(54) 목사. 11일 김 목사가 목회활동을 하고 있는 광주 광산구의 작은 개척교회에서 그를 만났다.
 5대 종단을 이끌어 '박근혜 정권 퇴진촉구 공동 시국선언'을 한 김희용(54) 목사. 11일 김 목사가 목회활동을 하고 있는 광주 광산구의 작은 개척교회에서 그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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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합은 나봇이란 농부의 땅이 탐나 '하나님을 모독했다'는 누명을 씌워 그를 죽였다. 나봇은 성실한 농부이자 신실한 신앙인이었다. 마찬가지로 박근혜 정부는 권력기관이 동원된 불법·부정행위를 지적하는 국민, 국회의원, 종교인에게 종북이란 누명을 씌우고 있다. 아합이 나봇에게 하나님을 모독했다고 누명을 씌운 것은 그가 갖고 있는 밭은 뺏기 위함이었고, 정부가 종북몰이를 하는 것은 권력 유지를 위함이다. 두 사례는 매우 유사하다."

김희용(54) 목사는 박근혜 대통령을 구약성경에 등장하는 이스라엘의 왕 아합과 비교했다. 지난 5일 5대 종단이 광주 YMCA 무진관에서 발표한 '박근혜 정권 퇴진촉구 공동 시국선언'(관련기사 : "종북몰이 칼춤 중심에 있는 박근혜 정권 즉각 퇴진하라")의 산파역할을 한 그는 "지난 대선은 총체적 부정선거"라고 평가했다. 최근 장하나·양승조 민주당 의원의 발언에 대한 논란에 대해서도 "오히려 박 대통령의 살 길을 제시해 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1일 김 목사가 목회활동을 하고 있는 광주 광산구의 '넘치는 교회'를 찾았다. 작은 개척교회 한 켠에 딸린 두 평 남짓의 집무실엔 '박근혜 퇴진, 종북몰이 중단'이라고 적힌 시국선언 당시 사용된 피켓이 놓여 있었다. '근로정신대 할머니를 위한 모임', '정리해고·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 등이 적힌 손수건도 보였다. 책장엔 성경과 함께 조정래의 <태백산맥>이 꽂혀 있었다. 

"박근혜가 수첩공주? 고도의 정치적 판단하는 통치자"

우선 5대 종단이 어떻게 뜻을 모았는지 물었다.

"나는 기독교 근본주의자가 아니다. 기본적으로 이웃 종교인을 존중하고 그들의 깊은 가르침을 겸허히 듣다보니 그동안 많은 교류를 해 왔다. 이번 5대 종단 시국선언은 그들과 쌓아왔던 신뢰의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김 목사는 "지금 대한민국은 불의와 정의의 싸움에 진입했다"면서 "5대 종단이 함께 시국선언을 한 것은 불의와 정의의 싸움에서 '우리는 진실과 정의의 입장에 서야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인터뷰 도중 시국선언을 함께 한 천도교의 이우원 선도사에게 전화가 왔다. 김 목사는 "이 선도사 뿐만 아니라 시국선언을 한 5대 종단의 사람들과 자주 통화를 한다"고 했다. 김 목사는 통화를 하며 25일 성탄절 행사에 이 선도사 초대했고, 이 선도사는 흔쾌히 응했다.

    
5대 종단을 이끌어 '박근혜 정권 퇴진촉구 공동 시국선언'을 한 김희용(54) 목사(오른쪽 아래)가 5일 시국선언 기자회견장인 광주 동구 YMCA 무진관에서 '박근혜 퇴진'이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5대 종단을 이끌어 '박근혜 정권 퇴진촉구 공동 시국선언'을 한 김희용(54) 목사(오른쪽 아래)가 5일 시국선언 기자회견장인 광주 동구 YMCA 무진관에서 '박근혜 퇴진'이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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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목사는 "박근혜 대통령은 정보가 차단된, 소위 수첩공주가 아니다"라며 "'내가 댓글 몇 개로 당선된 걸로 보이나'라고 말하는 것은 고도의 정치적 판단이 들어간 정치적 언행"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 사안에 책임을 지고) 당연히 물러나야 한다"며 "특검을 실시해 책임자를 처벌하고 동원된 권력기관을 개혁하거나 경우에 따라 해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목사는 지난 대선 기간부터 이어지고 있는 '부정선거 논란'을 두고 "대한민국의 모든 정보를 입수하고 조작할 수 있는 국정원이 (선거 운동을) 지시, 통제, 조작했음이 드러나고 있다"라며 "하나부터 열까지 다 드러나야만 부정선거인가. 많이 드러나고, 적게 드러나는 게 문제가 아니라 이 사안 자체가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새누리당이 국회에 제명안을 제출하는 등 논란의 중심에 있는 장하나·양승조 의원에 대해서는 "박근혜 대통령 사퇴 요구는 국민의 명령이자 박근혜 대통령이 가야할 길을 제시한 것이다.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이전 역사와 유사한 파멸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라며 "두 의원은 오히려 박근혜 대통령의 살 길을 제시해 준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현 시국을 성경에 나오는 '카이로스'란 말로 설명했다.

"성경에 '카이로스' 라는 말이 있다. '시간' 또는 '때'라는 말로 번역할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말하는 영어의 타임(time)과는 다른 개념이다. 타임이 자연적인 시간의 흐름이라면 카이로스는 절호·절정의 때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나는 지금이 카이로스, 즉 변화·변혁·격변의 때라고 생각한다. 카이로스의 결론은 '분리'로 맺어진다. 참과 거짓이 분리되는 때, 그것이 카이로스이다. 지금이 부정과 불의를 획책하고 있는 세력과 민주주의 회복하고 정의로운 나라를 바라는 사람들이 분리되는 때라고 본다."

다음은 김 목사와 한 인터뷰의 일문일답이다.

"박창신 신부가 국론분열? 이명박·박근혜, 국론분열의 진원지"

5대 종단을 이끌어 '박근혜 정권 퇴진촉구 공동 시국선언'을 한 김희용(54) 목사. 11일 김 목사가 목회활동을 하고 있는 광주 광산구의 작은 개척교회에서 그를 만났다.
 5대 종단을 이끌어 '박근혜 정권 퇴진촉구 공동 시국선언'을 한 김희용(54) 목사. 11일 김 목사가 목회활동을 하고 있는 광주 광산구의 작은 개척교회에서 그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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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대 종단이 어떻게 마음을 모았나.
"나는 기독교 근본주의자가 아니다. 기본적으로 이웃 종교인을 존중하고 그들의 깊은 가르침을 겸허히 듣다보니 그동안 많은 교류를 해 왔다. 이번 5대 종단 시국선언은 그들과 쌓아왔던 신뢰의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 5대 종단이 의견을 모으면서 종교적 이유로 마찰이 있었던 적은 없었나. 
"없었다. 다만 시국선언의 방식이나 이후 행보를 두고 의견 차이는 있었다. 참고로 시국선언과 함께 거리행진 여부를 두고 의견이 조금 갈렸다. 하지만 이는 적극적 행동이 부담스럽거나 두려워서가 아니라 싸움을 한 단계 더 강화해 나가는 수단으로 거리행진을 선택해야 한다는 고민의 결과였다. 결국 당일 시국선언은 실내 기자회견으로 마무리 됐지만 우리는 향후 추세를 지켜본 후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면 거리에 나설 것을 고려하고 있다."

- 현재까지 드러난 사안만으로 지난 대선을 총체적 부정선거라고 규정할 수 있을까.
"그렇다. 선거관리위원회, 국정원, 사이버사령부, 국가보훈처, 경찰청 등 최고의 권력기관이 동원됐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 드러나야만 부정선거인가. 국정원은 대한민국 모든 정보를 입수하고, 조작할 수 있는 권력기관이다. 이 국정원에서 지시, 통제, 조작이 이뤄졌음이 드러나고 있다. 많이 드러나고, 적게 드러나는 게 문제가 아니라 사안 자체가 문제다. 현재까지 드러난 것만으로도 충분히 총체적 부정선거라고 말할 수 있다."

- 박근혜 대통령은 여전히 부정선거를 인정하고 있지 않은데.
"나는 박근혜 대통령이 그저 '수첩공주'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는 통치적·권력자적 사고방식이 체화된 굉장히 노련한 정치인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내가 댓글 몇 개로 당선된 걸로 보이나'라고 말하는 것은 뭘 몰라서 하는 말이 아니라 고도의 정치적 판단이 들어간 언행이다."

-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박창신 신부에게 "분열을 야기한다"고 말했다.
"어불성설이다. 국론 분열의 진원지가 어딘가. 이명박 정부고, 그로 인해 탄생한 박근혜 정부다. 국민 분열의 주범은 그들이다."

- 그렇다면 '정치와 종교의 분리'란 개념은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이미 대한민국은 정치와 종교는 분리돼 있다. 국회의원 가운데 종교인이 있나. 분리는 무관심과는 다른 개념이다. 분리라고 하는 말 속에 정치에 관여하지 말라는 의식이 깔려 있는데 분리는 무관심과 같지 않다. 우리는 종교인으로서 정치의 부당함을 말한 것이다. 이렇게 시국선언 한다고 해서 '다음 선거에 나가겠다', '정치인'이 되겠다 이런 게 아니지 않은가."

- 종교인을 향한 종북 공세도 이어지고 있는데 현재 대한민국의 '종북 현상'을 어떻게 바라보나.
"대한민국의 현대사는 민중이 민주 사회를 위해 끊임없이 투쟁해 온 역사다. 이 과정 속에서 기득권자들은 민중에게 이념 공세를 해 왔다. 빨갱이, 좌파 그러다가 이젠 종북이란 말로 나름 진화해 왔다. 현대사에서 단 한번도 바뀌어지지 않고 흘러온 이념 공세다. 이것은 분단 현실, 그리고 전쟁의 피해자들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남북의 분단은 치유해야 할 역사적 과제이다. 그 상처를 덧나게 해 갈등으로 만들어가는 도구로 사용하면 안 된다."

5대 종단을 이끌어 '박근혜 정권 퇴진촉구 공동 시국선언'을 한 김희용(54) 목사. 11일 김 목사가 목회활동을 하고 있는 광주 광산구의 작은 개척교회에서 그를 만났다.
 5대 종단을 이끌어 '박근혜 정권 퇴진촉구 공동 시국선언'을 한 김희용(54) 목사. 11일 김 목사가 목회활동을 하고 있는 광주 광산구의 작은 개척교회에서 그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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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두려워 하고 있다... 빌미만 생기면 물고 늘어져"

- 장하나·양승조 민주당 의원의 발언에 청와대가 강경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
"청와대는 지금 두려워하고 있다. 모든 정치적 수단을 동원해서 국면 전환을 시도하지만 부정선거의 새로운 정황이 날마다 터져 나오고 있다. 그러니 귀에 거슬리는 것, 빌미가 될만한 것이 생기기만 하면 물고 늘어져 모면하려는 몸부림을 치고 있는 것이다.

장하나 의원이 했던 사퇴 요구는 곧 국민의 명령이자, 박근혜 대통령이 가야할 길을 제시한 것이다. 또 양승조 의원의 발언은 역사를 통해 알 수 있는 혜안이다. 두 의원의 혜안을 수용하지 않으면 이전 역사와 유사한 파멸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두 의원은 오히려 박근혜 대통령의 살 길을 제시해 준 것이다."

- 또 새누리당은 두 의원의 제명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어떻게 생각하나.
"노무현 정부 때 박근혜 대통령이 수장으로 있던 당시 한나라당은 어땠나. 연극이랍시고 폭언을 하며 희희덕 거렸다. 그랬던 이들이 부당한 대선 결과를 두고 대통령 사퇴를 요구하는 이들의 말꼬투리를 잡아서 지지층의 윤리적 동정심을 유발하고 있다. 새누리당 의원들 보면 입법기관의 주체, 그리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가는 공공의 사명을 감당하고 있는 국회의원이라기 보다 권력의 끄나풀, 졸개로 밖에 안 보인다."

-장하나 의원은 내년 지방선거 때 대선을 다시 치르자고 제안했는데. 
"(재선거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박근혜 대통령은 하루라도 빨리 퇴진해야 하고, 거국 내각이 구성돼 민의를 수렴한 정치일정을 잡아가야 할 것이다."

광주지역 5대 종단(천주교, 천도교, 원불교, 불교, 개신교) 신앙인들이 5일 오후 2시 광주 동구 YMCA에 모여 '박근혜 정권 퇴진촉구' 시국선언을 열었다. 5대 종단 신앙인들은 시국선언문을 통해 "박근혜 퇴진, 국정원 해체, 이명박 구속, 종북몰이·국민분열 중단, 종교적 양심에 대한 편파왜곡 사과, 총체적 불법선거 해결을 위한 특검실시"를 요구했다.
▲ 광주 5개종단 "박근혜 퇴진하라" 광주지역 5대 종단(천주교, 천도교, 원불교, 불교, 개신교) 신앙인들이 5일 오후 2시 광주 동구 YMCA에 모여 '박근혜 정권 퇴진촉구' 시국선언을 열었다. 5대 종단 신앙인들은 시국선언문을 통해 "박근혜 퇴진, 국정원 해체, 이명박 구속, 종북몰이·국민분열 중단, 종교적 양심에 대한 편파왜곡 사과, 총체적 불법선거 해결을 위한 특검실시"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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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살아있다면 시국선언보다 더한 행동 했을 것"

- 박창신 신부는 고발을 당했다. 5대 종단 시국선언을 주도한 입장에서 두렵지 않은가.
"내가 수퍼맨도 아니고, 당연히 두려움을 느낀다. 두려움이란 인간이 갖는 아주 소중한 감정이다. 하지만 두려움을 갖고 있다고 해서 용기가 없는 것은 아니다. 용기와 두려움을 조율해 가면서 용기가 나의 삶을 이끌어 가도록 노력하고 있다."

- 만약 지금 예수가 살아 있다면 어떤 행동을 했을까.
"당연히 시국선언을 했을 것이고, 그 이상의 행동도 보였을 것이다."

- 광주지역 5대 종단은 시국선언 후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일단 천주교 광주교구는 내년 1월부터 시국미사를 할 예정이다. 5대 종단은 사태를 예민하게 관망하며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될 때라고 생각되면 연합 기도회를 열 것이다. 촛불의 싸움은 이명박 정부에서부터 있어왔다. 그러다보니 5년 이상 촛불을 들고 거리에 나선 시민들의 피로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이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일들을 해보려고 한다."

- 개인적으로 박근혜 대통령에게 들려주고 싶은 성경의 구절이 있다면.
"이사야 40장은 '너희는 위로하여라, 나의 백성을 위로하여라'는 말로 시작해 '모든 계곡은 메우고, 산과 언덕은 깎아 내리고, 거친 길은 평탄하게 하고 험한 곳은 평지로 만들어라'는 말로 이어진다.

모든 계곡을 메우라는 것은 좌절과 절망을 계곡을 메워 음습한 죽음의 기운이 있는 곳에서 백성이 살도록 내버려 두지 말라는 의미다. 산과 언덕을 깎아 내린라는 것은 권력을 가진 교만한 자를 깎아 내려서 그들이 행했던 폭력과 착취를 없애라 하는 뜻이다. 거친 길을 평탄하게 만들라는 것은 나라 안의 소통의 길이 끊긴 것들을 이어 국민 모두가 조국의 미래를 향해 걸어나가자는 것을 말한다."

- 지난 대선 때 벌어진 일, 어떻게 매듭을 지어야 한다고 보나.
"박근혜 대통령은 당연히 물러나야 한다. 또 특검을 실시해 책임자를 처벌하고, 가담했던 이들 역시 밝혀내야 한다. 동원됐던 권력기관들은 개혁은 물론 때에 따라서 해체까지 생각해야 한다. 선거 제도 역시 손 봐야 한다. 지금 현재의 선거제도나 투표방식으론 얼마든지 부정과 조작이 가능하다."


태그:#김희용, #5대 종단, #박근혜, #장하나, #양승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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