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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들 하십니까?" 한 고려대 학생이 던진 물음에 조용했던 대학가가 술렁입니다. '국가기관 대선개입'이라는 초유의 사태와 '종북몰이' 광풍에도 조용하던 학교 안에서, 학생들이 하나둘씩 '안녕하지 못하다'고 응답합니다. 더 이상 '안녕한 척' 하지 않겠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물결처럼 번지는 대자보 속 고민과 아픈 마음, <오마이뉴스>가 전합니다. [편집자말]
안녕들 하십니까?

하루 새 눈이 많이 쌓였습니다. 칼바람이 살을 에일 듯 파고드는 날씨입니다. 이런 강추위 속에 지금 이 순간에도 사회의 비상식에 맞서 싸우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철도파업 노동자들입니다.

100만 명이 넘는 지지서명을 받은 민영화 반대 파업은 파업 시작 나흘째인 12일 코레일이 조합원 860명을 추가로 직위 해제함으로써 직위 해제된 조합원 수는 총 7608명이 되었습니다.

3만 명이 채 안 되는 회사에서 일주일도 안돼서 벌써 3분의 1에 가까운 직원들을 직위해제 한 것입니다. 자신들의 안위와 영달을 위해서가 아닌 국민을 위해 대의를 위해 시작한 파업에 정부는 불법파업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옳은 것을 옳다고 말할 때 용기가 필요한 사회, 그에 따른 희생을 감내해야 하는 사회!
그른 것을 그르다고 말할 때 일자리와 신변을 걱정해야 하는 사회!

이런 사회가 옳은 사회라고 생각하십니까? 애석하게도 2013년 12월의 대한민국은 그렇습니다. 안녕치 못합니다. 우리가 계속 무관심하고 모르는 척 한다면 우리 또한 안녕치 못 할 날이 올 겁니다.

나치가 공산주의자를 잡아갈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었으니까.

그들이 사회주의자를 잡아갈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사회주의자가 아니었으니까.

 그들이 노동조합원들을 잡아갈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었으니까.

그들이 카톨릭 교인들을 잡아갈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크리스천이 아니었으니까,

그들이 유대인들을 잡아갈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유대인이 아니었으니까.

그들이 나에게 왔을 때,
나와 함께 저항해 줄 사람은 남아있지 않았다.

'도의를 갈고 닦아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인간이 되자'는 교훈, 모두 잊으셨나요?

모두 안녕들 하십니까?

중국08 홍상우


태그:#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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