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안녕들 하십니까?" 한 고려대 학생이 던진 물음에 조용했던 대학가가 술렁입니다. '국가기관 대선개입'이라는 초유의 사태와 ‘종북몰이’ 광풍에도 조용하던 학교 안에서, 학생들이 하나둘씩 '안녕하지 못하다'고 응답합니다. 더 이상 '안녕한 척' 하지 않겠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물결처럼 번지는 대자보 속 고민과 아픈 마음, <오마이뉴스>가 전합니다. [편집자말]
여쭙고 싶습니다, 여러분들도 안녕하십니까?

[안녕] 아무 탈 없이 편안함.

저 또한 여러분들께 여쭙고 싶습니다. 안녕하십니까?

12일, 코레일 측의 강도 높은 대응에 현재 파업으로 인해 직위 해제된 노조원은 노조 전임간부 143명을 포함해 모두 7608명으로 늘어났습니다. 사회적 합의 없이는 추진하지 않으시겠다던 그 민영화에 반대했다는 이유만으로 직위 해제를 당한 것입니다.

국토부는, 코레일이 경영상의 이유로 경영권을 반납하면 민간 개방을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여쭙고 싶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 철도를 운영할 수 있는 민간 기업이 몇 개나 되는지.

프랑스 파리에서 간행되는 일간 신문인 르몽드의 11월 4일 기사를 보면 다음과 같이, 박근혜 대통령님의 연설 중 한 부분이 나옵니다. '한국은 공공부문 시장을 외국기업들에 개방할 예정이다.' 이에 여쭙고 싶습니다. 지금의 지하철 9호선을 운영하고 있는 회사는 어느 곳인지.

정부는 말하고 있습니다. 현재 파업을 벌이는 철도 노조원들을 불법 파업으로 간주하고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해 나가겠다'라고. 하지만 여쭙고 싶습니다. 철도 노조원 분들이 파업을 벌이시는 이유가 진정, 무엇 때문인지.

지난 6일 새벽, 송전탑 건설을 반대하던 유한숙 어르신께서는 끝내 생을 마감하셨습니다. 이에 대해 밀양시는 사인을 '복합적 원인' 혹은 '자칫 지역의 혼란 가중' 등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쭙고 싶습니다. 어르신께서 생을 마감하시기 전에, 어떤 말씀을 남기셨는지.

그리고 12일, 밀양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 소속 30여 명이 음독 자살하신 어르신의 분향소를 서울광장에 설치하려다 서울시 청원경찰들에게 제지 당했습니다. 서울시 청원경찰들은 분향소 테이블과 촛대 등을 파손함은 물론, 분향소를 철거시켰습니다. 하지만 여쭙고 싶습니다. 우리에게 정말 소중한 것은 무엇인지.

지난 9일, 국정원 직원 이모씨는 상부의 지시를 받고 트윗과 리트윗을 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즉, 상부에서 이슈와 논지를 전달하면 트위터 계정 40여 개를 이용해 트위터 활동을 했다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지난 5일, 검찰에서는 전파 목적의 트위터 계정을 2270개 추가 확인하였으며 그 과정에서 2200만여 건의 트위터 글을 추가로 파악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대선과 관련이 있는지, 없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여쭙고 싶습니다. 이런 현상이 발생한 원인은 무엇이며, 정말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무엇인지.

청소년들은 대학 입시를 위해 모든 시간을 투자하고,
청년들은 대기업 취직을 위해 모든 시간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직장인 분들은 내 집 마련을 위해 힘쓰고 계십니다.
하지만 여쭙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지금, 안녕하십니까?

당연한 것이 당연한 것이 되어버리지 않은 사회,
당연한 것을 당연한 듯이 하면 칭찬 받는 사회.
다시 한 번 여러분들께 여쭙고 싶습니다. 여러분은 지금, 안녕하십니까?

[대한민국 헌법 제 10조]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

화학 12
권민재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배울 점은 배우고, 보완해야 할 점은 보완해서 다수를 위한 제 3의 대안을 창출해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한 사람으로서, 이 글은 어떠한 정치적 성향도 띠지 않고 있음을 밝힙니다.

다만, 어떠한 경우에도 공익이 사익으로 변질 되어서는 안 되며, 보다 하루 빨리 사람답게 사는 삶, 꿈 꾸며 사는 삶,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사회가 조성되기를 희망하는 바입니다.
귀중한 시간 내어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태그:#대자보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관련 기사]

"모든 시민은 기자다!" 오마이뉴스 편집부의 뉴스 아이디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