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월화드라마 <기황후>에서 염병수 역을 맡은 배우 정웅인.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에서 염병수 역을 맡은 배우 정웅인. ⓒ MBC


|오마이스타 ■취재/이선필 기자| 현재 월화드라마 대결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MBC <기황후>의 인기 요인 중 하나를 꼽으라면 주조연 배우들의 맛깔 나는 연기일 것이다. 주진모, 하지원, 지창욱으로 이어지는 주연 라인도 물론 훌륭하지만 이들과 함께 맞물려 돌아가는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 역시 보는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이중 정웅인이 연기하는 염병수는 드라마 속에서 그 속을 알 수 없는 유일한 인물로 극의 긴장감과 재미에 일조하고 있다. 왕유(주진모 분)가 자주적인 고려 건설을 꿈꾸고, 왕고(이재용 분)는 권력을 탐하는 등 각각의 목표가 분명한 반면, 염병수는 소위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하며 시청자를 흔들고 있다.

입체적 인물 염병수, 정웅인 맛깔 연기가 더해졌다

염병수는 단순히 출세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물로 볼 수 있다. 맞는 말이지만 출세를 위해 행동하는 염병수의 선택이 입체적이다. 최초 염병수는 하급무장으로 왕유의 눈에 들고 싶어 했다. 그러다 상황이 여의치 않자 반대파인 왕고 쪽으로 자신을 의탁했다. 그 역시 뜻대로 되지 않자 원나라 쪽으로 방향을 틀어 백안 장군(김영호 분), 연철(전국환 분) 등에게 마음을 던지고 있다.

<기황후> 관계자에 따르면 염병수는 가상의 인물이다. 역사 속에서는 찾을 수 없지만, 예나 지금이나 우리 곁에서 쉽게 마주칠 수도 있는 유형의 인물이기도 하다. 분란을 일으키지만 동시에 삶의 페이소스를 주는 인물로 볼 수 있다. 또한 기승냥이 여자로 밝혀지는 사건, 최근 방송에서는 역병에 걸려 정체를 의심받는 등 각종 에피소드에서 갈등의 축으로 등장하고 있다.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에서 염병수 역을 맡은 배우 정웅인.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의 한 장면. ⓒ MBC


단순한 악역일 수 있는 캐릭터가 입체적이 될 수 있었던 건 정웅인의 연기 덕이 크다. 각종 드라마와 영화에서 진지함과 코믹을 오가며 자신만의 연기 영역을 구축해 온 정웅인은 최근에 종영한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는 웃음기를 싹 뺀 극한의 악역을 소화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이기도 했다.

<기황후>에서 정웅인은 염병수를 미워하려야 미워할 수만은 없는 인물로 그려내고 있다. 하급무장일 때는 정의를 외치면서도 뒤에서 호박씨를 깠고, 원나라에서는 스스로 칭기즈 칸의 후예를 자처하면서도 고려 음식을 차려 먹는 등의 모습으로 큰 웃음을 주기도 했다.

사건과 인물을 쫓아가며 역사적으로 알려진 사실을 극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게 사극의 묘미라면, 분명 정웅인의 모습은 그 맛을 잘 살리고 있다. <기황후>의 또 다른 재미를 위해 염병수를 쫓아가보는 것을 추천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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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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