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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김영현 기자) 정치적 이유로 작가의 소설 연재를 거부했다는 논란을 일으킨 월간 문예지 '현대문학'이 관련 문인에게 공식으로 사과했다.

또 이 문예지의 양숙진 주간과 편집자문위원들이 이번 일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현대문학'은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현대문학은 비난과 오해의 여지가 있는 잘못을 저질렀으며 이것이 몰고 온 파장으로 문인들에게 큰 심려를 끼치게 되었다"며 "특히 이 일과 직접 관련된 문인들이 받았을 고통에 대해서는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원로 작가 이제하 씨는 '현대문학'으로부터 정치적 이유로 연재를 거부당했다고 주장했다. 2014년 1월호부터 장편소설 '일어나라, 삼손'을 연재하기로 하면서 1회분에 '박정희 유신' 등을 언급했는데 사흘 만에 거절당했다고 설명해 논란이 일었다.

또 소설가 서정인, 정찬 등의 작품도 비슷한 이유로 연재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와 함께 '현대문학'은 지난 9월호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수필을 높게 평가한 이태동 서강대 명예교수의 글을 실어 문단의 비판을 받았다.

이에 16일에는 젊은 작가 74명이 집단으로 성명을 내고 기고를 거부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현대문학'은 이날 "문제의 발단은 지난 9월호에 실린 수필과 그에 대한 평론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에 대해서 '현대문학'은 많은 분들의 애정 어린 우려와 질책과 충고를 들은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계기로 '현대문학'은 창간 취지를 되새기며 더욱 정치로부터 문학을 보호하고자 했지만, 그 방법과 지향이 더 큰 정치적 파장과 문학적 비판을 받게 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덧붙였다.

또 "'현대문학'은 지금까지 어떤 정치 세력의 특혜를 받은 적도 없으며 또 기대조차 한 적이 없음을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다"며 "앞으로도 '현대문학'은 상업주의와 정치주의에 물들지 않고 격조 있고 품위있는 문예지로서의 그 공적 사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삼가 약속드리는 바"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현대문학'의 대표이자 주간인 양숙진 씨는 주간 자리에서 물러났고 편집자문위원 네 명(이재룡, 이남호, 김화영, 최승호)도 함께 사퇴했다. 양 대표는 보도자료를 배포하기 전에 이제하, 서정인, 정찬 씨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문학'의 관계자는 "2월호에 사과의 글을 실으려고 했지만 더 빨리 사과해야 한다고 판단해 오늘 보도자료를 냈다"며 "기고를 거부하겠다는 문인들이 있으신 만큼 당분간은 단편 소설 위주로 꾸려나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태그:#현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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