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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남규 엔라이브(En-Live) 대표는 '농사짓는 공연기획자'다. 지난 해 윤종신·장필순·임태경 등 국내 뮤지션들의 콘서트를 기획 제작했고, 고향인 경기도 이천에서 농사일도 하고 있다.

송 대표는 2014년 활발한 활동이 기대되는 대중문화계 화제의 인물 중 한 명이다. 그를 만나 새해를 맞이한 포부와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공연기획사 엔라이브(En-Live)의 송남규 대표.

공연기획사 엔라이브(En-Live)의 송남규 대표. ⓒ 이종성


- 언제부터 농사와 공연제작 일을 함께 하게 되었나?
"농사는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짓기 시작했다. 논농사는 시간적인 여건상 아직 하지 못하고 있고, 밭농사 위주로 하고 있는데, 2012년 말에 작고하신 아버님을 대신해서 어머니를 도와 드리는 차원에서 시작했다가 현재에 이르렀다." 

- 작년에 윤종신 단독 콘서트와 '미스틱 89 레이블' 공연, 장필순과 임태경 콘서트로도 무척 바빴을 텐데, 농사를 병행한다는 것이 힘들지 않았나?
"무척 힘들었다. 공연 기획과 운영을 총괄하는 제작자로서 아티스트 및 제작업체와의 사전 미팅과 티켓 판매와 홍보 마케팅 등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하는 입장에서 눈코 뜰새 없이 바빴지만, 현재 살고 있는 고향 경기도 이천의 밭에서 모종도 하고 거름도 주고 밭도 가는 등 흙을 밟으며 하는 '고된 농사일'이 나에겐 공연에서 오는 여러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유일한 안식처'가 되어 주었다."

"올해 풍년 아니라고 포기할 수 없잖아...공연도 마찬가지"

- 그렇다면 작년 한해, 공연 제작 및 밭농사를 통해 원하는 만큼 수확을 거뒀나?
"먼저 공연 쪽 일은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까먹는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다. 국내 가수만을 예를 들더라도 '티켓 파워'를 자랑하는 몇몇 초특급 가수들을 제외하고는 모든 공연이 성공하리라는 장담을 할 수 없다. 그만큼 성공에 대한 불확실성이 많은 것이 공연업계의 일이고, 불안정한 시장 여건상 좋은 인재들이 영입되지 못하는 것이 개인적으로 너무 안타깝다. 결론을 말씀 드리자면 다행스럽게도 작년 한 해는 손해를 보지는 않았다.

작년 한 해 거둬들인 농사 수확을 통해 많은 것을 깨닫게 되었다. 뿌린 씨만큼 똑같은 결과를 얻지 못한다는 것을 배웠다. 고추 농사는 풍작을 거뒀지만, 가장 작황이 좋다는 고구마는 완전히 실패했다. 공연과 농사를 함께 병행하면서, 인생을 배워 나가는 것 같다."

- 작년에 수확된 농산물은 어떻게 했나?
"다행스럽게도 작황이 좋았던 고추를 포함 배추, 마늘, 양파는 모두 친환경 농작물이어서인지 이천과 서울에 거주하는 지인들 위주로 모두 사갔다. 수확량이 더 많았으면 좋았겠지만, 구매하신 모든 분들이 드시고, 만족해 하는 것을 큰 보람으로 느끼고 있다."

- 공연과 농사를 함께 하면서 인생을 배우고 있다고 했는데,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공연과 농사, 모두 진솔하고 성실하게 임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공연 일을 하면서 무수히 많은 사람들을 만나오고 있는데, 내가 솔직하고 믿음을 줄 수 있는 신뢰감을 상대방에게 주었을 때, 그분들 역시 나를 '믿음'으로 대해준다는 것을 어느 순간 깨닫게 되었다.

아직도 많은 재정적인 어려움이 있지만, 저와 함께 일하는 많은 관련 회사와 스태프들이 이해와 배려를 해줘서 '하나의 팀'으로 일할 수 있는 현재의 여건이 너무도 행복하다. 힘든 상황에서도 공연이 나에게 가장 적성에 맞는 재미있는 일이란 것을 알기에 횟수로 8년째 몸담고 있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농사를 하면서는 쉽게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배웠다. 올 한해, 원하는 만큼 작황이 안되었다고 내년 농사를 포기할 수 는 없지 않나? 날씨 같은 자연의 섭리는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하지만, 쉽게 포기하지 말고 정성을 들인다면 한해 수확을 통해 짜릿한 보람도 느낄 수 있다. 특히 농번기보다 농한기에 더 철저한 준비를 해야 더 나은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이치를 새삼 확인하고 있다."     

- 2014년이 시작되었다. 올해 공연과 농사 쪽에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
"상반기에는 현재 2010년부터 인연을 맺어 온 윤종신씨 공연을 준비 중이고, 임태경 전국투어는 계속 진행 중에 있다. 대중적인 성공을 거두긴 했지만, 작년 말에 했었던 '종신예술대상'은 개인적으로는 가장 아쉬운 콘서트로 남아 있다. 좀 더 철저한 계획과 준비로 임하지 못한 것에 대한 반성과 내 자신을 채찍질할 계기를 만들어 준 것 같다. 횟수로 5년 동안 함께 해 주고 있는 윤종신씨께 인터뷰를 빌어 감사 드리고 싶다.

 지난 해 12월 열린 <종신예술대상> 포스터.

지난 해 12월 열린 <종신예술대상> 포스터. ⓒ 미스틱89


2010년부터 국내 대중 음악 가수 위주로 공연 제작을 해오고 있는데, 올해부터는 재즈 및 클래식 음악 분야로도 영역을 넓힐 예정이며 하반기에는 그 결실을 이룰 수 있도록 준비 중에 있다 또한 작년에 처음 음반 제작에도 손을 댔었는데, 전속 뮤지션 조커(Joker)를 더욱 알리고 싶다.

농사는 올해도 작년에 이어 밭농사를 하게 될 것 같은데, 공연과 음반 제작 관련된 일이 없는 날이면 거의 대부분 이천에 있는 밭에서 일을 하게 될 것 같다. 아직 섣부른 욕심일수도 있겠지만,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같은 방법을 통해 내가 한 해 동안 지은 품질 좋은 농산물들이 보다 다양한 분들께 '좋은 먹거리'로 전달될 수 있도록 '판매 다각화'를 구상하고 있는 중이다."

- 끝으로 오마이스타 독자 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내가 하는 일이 공연이든 농사든, 누군가가 좋아해주고 나눌 수 있는 소중한 일이라는 자부심은 항상 갖고 있다. 아마도 그러한 자부심이 그나마 지치지 않는 활력소로 나를 지탱해주는 듯 하다.

모든 분들이 어떤 일이든 자신의 삶에 작은 활력소가 될 것이라는 마음을 갖고 살아가길 바란다. 그래야 어디서든 언제 무슨 일을 하던지 흥미와 재미를 통해 소박한 행복을 느끼면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송남규 엔라이브 윤종신 장필순 공연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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