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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전 리츠칼튼호텔에서 열린 발전기금 약정식에서 정문술 전 KAIST 이사장(가운데)이 강성모 총장(오른쪽), 이광형 교수(왼쪽), 김영환 민주당 의원(왼쪽 두번째) 등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10일 오전 리츠칼튼호텔에서 열린 발전기금 약정식에서 정문술 전 KAIST 이사장(가운데)이 강성모 총장(오른쪽), 이광형 교수(왼쪽), 김영환 민주당 의원(왼쪽 두번째) 등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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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를 대물림하지 않겠다는 제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게 돼 안도하고, 하나의 행운으로 생각합니다."

13년 만에 두 번째 기부에 나선 정문술(76) 전 카이스트 이사장 표정에선 이제 할 일을 다 했다는 안도감이 느껴졌다. 담담한 표정 속엔 자신과의 오랜 싸움에서 이겼다는 기쁨도 배어났다.

2001년 300억 원 이어 215억원 추가 기부... "제 자신과의 약속 지켜"

10일 오전 11시 30분 서울 강남 리츠칼튼호텔 금강홀에서 열린 KAIST 발전기금 약정식엔 시작 전에서 많은 취재진들이 몰렸다. 이미 2001년 300억 원을 KAIST에 기부하고도 모자라 또 다시 215억 원을 추가 기부하기로 한 정 전 이사장의 결심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진 탓이다. KAIST에 578억 원을 기부한 고 류근철 박사에 이어 개인으로는 두번째로 많은 액수다.(관련기사:'한국판 빌 게이츠' 정문술, KAIST에 215억 원 추가 기부 )
  
이 자리엔 강성모 총장을 비롯한 KAIST 관계자뿐 아니라 첫 기부 당시 과학기술부 장관이었던 김영환 민주당 의원도 깜짝 참석했다.

정문술 전 이사장은 30년 전 반도체 장비 업체인 미래산업을 창업해 미국 나스닥까지 상장시킨 벤처업계 대부지만 표정과 발언에선 겸손함이 묻어났다. 정 전 이사장은 "많은 돈을 기부한 것도 아닌데 이렇게 많이들 축하해줘서 고맙다"면서 "1차 기부로 설립된 바이오 뇌공학과의 발전된 모습을 보면서 많은 자부심을 느꼈고 한국에 융합기술이란 낯선 제도를 도입해 선도하고 융합기술이 나라에 널리 퍼지는 걸 보고 기뻤다"며 이광형 미래전략대학원 학과장을 비롯한 KAIST인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정 전 이사장은 "그때 왜 더 많은 돈을 화끈하게 기부하지 못 했는가 아쉬움이 있었는데 지난해 이광형 교수가 앞으로 이 나라 미래 설계를 위해서는 미래학을 개척하고 미래 전략 지도자를 교육하고 양성하는 싱크탱크가 필요하다고 제안해 크게 공감했다"며 "이제 나이도 지긋하고 차제에 미래전략대학원에 기부하면 카이스트 발전은 물론이고 우리나라 장래를 설계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고 기부했다"며 추가 기부 배경을 설명했다.

"미래에 대한 혜안과 인품과 갖춘 지도자 만들어달라"

정문술 전 KAIST 이사장
 정문술 전 KAIST 이사장
ⓒ KA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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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미래전략 분야에 투자하게 된 이유에 대해 정 전 이사장은 "미래에 대한 혜안을 가진 종합적인 인품과 자격을 갖춘 지도자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면서 "지금 각 분야에서 우연히 지도자로 올라가 지도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아예 밑바탕 관리를 잘한 빼어난 지도자들을 이번 싱크탱크에서 선발하고 교육하고 양성해주길 바란다는 뜻이 가장 크게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KAIST는 이번 기부금을 바탕으로 미래전략, 과학저널리즘, 지식재산 등 3분야로 나눠진 미래전략대학원을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처럼 장기적인 국가 전략을 연구하는 '싱크탱크'로 키우는 한편 뇌 인지과학 분야 인재 양성에도 사용할 계획이다.

특히 정 전 이사장은 이날 "많은 재산은 없지만 평소 부를 대물림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해왔다"면서 "무엇보다 내 자신과의 약속, 대물림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게 돼 안도하고 하나의 행운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강성모 총장 역시 "이미 큰 일을 했는데 또다시 큰 일을 했다는 건 카이스트의 무궁한 발전 위해 큰 힘을 받는 일"이라면서 "정 전 이사장 뿐 아니라 뜻을 보조한 사모님과 가족들에게 감사하다,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태그:#정문술, #KA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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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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