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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年 해 년(年)은 수확한 농작물을 옮기는 농부를 형상화하였는데 ‘곡식이 여문다’는 의미에서 점차 곡식을 수확하는 주기인 ‘한 해’를 나타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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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녠(年)이라는 괴물이 섣달 그믐날 밤에 나타나 마을의 가축이며 사람들을 헤치자 사람들은 이날이 되면 모두 산으로 몸을 피했다. 그런데 어느 해 한 노인이 피신을 하지 않아 당연히 괴물 녠에게 잡아먹혔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무사히 살아 있었다. 괴물 녠이 기둥에 붙여 둔 붉은 색을 보고 놀라고, 대나무가 타면서 내는 소리를 겁내 달아나더라는 것이다.

그 후로 사람들은 더 이상 산으로 피신하지 않고 집집마다 대문에 붉은 글씨로 대련(對聯)을 써 붙이고, 폭죽을 터뜨리며 밤을 새워 새해를 맞이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중국어로 설을 새는 것을 괴물 녠을 지나 보낸다는 의미로 '과년(過年)'이라고 한다.

해 년(年, nián)은 윗부분의 벼 화(禾)와 아랫부분의 사람 인(人)이 합쳐진 형태로, 볏단을 이고 있는 사람의 모습이다. 수확한 농작물을 옮기는 농부를 형상화하였는데 '곡식이 여문다'는 의미에서 점차 곡식을 수확하는 주기인 '한 해'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농경생활에 기반을 둔 고대인들에게 농경의례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녔다. 한 해 추수를 마치고 곡식의 신인 곡령들에게 제사를 지낼 때 춤을 추는 남자를 '년(年)'이라고 하고, 여자는 '위(委)'라고 했다고 한다. 1년의 주기가 이와 같은 농경의례로부터 유래되어 점차 사람들에게 널리 통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군자의 복수는 10년이 걸려도 늦지 않다(君子報仇十年不晩)"는 나라답게 중국은 50년, 100년을 내다보는, 긴 안목으로 시간을 재단하는데 확실히 탁월함이 있다. 100년 동안 홍콩과 마카오를 할양하는 조약을 맺는가 하면, 돌려받아서는 50년 동안 자치를 인정한다.

건국으로부터 향후 100년을 사회주의 초급단계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개혁 개방을 주창한 덩샤오핑(鄧小平)은 먹는 문제를 해결하는 원바오(溫飽) 20년, 여유 있는 삶을 즐기는 샤오캉(小康) 20년을 거쳐 신중국 건국 100주년인 2049년에는 모든 사람이 풍요로운 따퉁(大同)사회를 건설하겠다는 3단계발전론으로 유명하다.

덧없이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어쩌면 1년이라는 시간의 마디가 있어 인생도, 역사도 좌표를 얻고 갈무리되는지도 모르겠다. 중국 속담에 "아가씨 나이는 해마다 열여덟 살(年年小姐十八歲)"이라는 말이 있긴 하지만, 무심한 시간은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괴물임이 분명하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도 있지만, 누구도 그 나이로부터 1년을 유예 받거나 용서받는 사람은 없다(年歲不饒人). 세상에 살아 있는 동안(有生之年) 어쩔 수 없이 맞닥뜨려야 괴물 녠은 여전히 우리 앞으로 매일 쉬지 않고 다가오고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