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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금천구에 있는 독산보건분소. 이곳 2층에는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 금천교육장이 있다.
 서울 금천구에 있는 독산보건분소. 이곳 2층에는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 금천교육장이 있다.
ⓒ 송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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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금천구 독산3동에는 독산보건분소가 있다. 이곳은 단순히 주민들의 보건 편의를 위한 공간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중학생들을 위한 교육장이라고 할 수도 있다. 2층에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 아래 배나사)이 소외계층 중학생 자녀들에게 교육봉사를 하는 장소인 '금천교육장'이 있기 때문이다.

'배나사'는 2007년에 설립된 비영리 교육봉사단체로서 전국 각지의 지방자치단체와 연계하여 현재 9개의 교육장에서 수학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그 중 '금천교육장'은 금천구의 중학생들에게 봉사가 이루어지는 곳이다.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은 교재와 문제지를 직접 제작하여 사용한다.
▲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의 자체 제작 교재와 문제지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은 교재와 문제지를 직접 제작하여 사용한다.
ⓒ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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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나사'의 한 반 구성원은 조금 특별하다. 네 명의 선생님과 열 명 내외의 학생들로 구성된다. 덕분에 선생님들은 과외와 비슷한 수준으로 학생들에게 신경 쓸 수 있다. 그리고 선생님들은 각자 정교사 또는 부교사라는 역할이 있다.

'배나사'에서는 수업이 시작되면 정교사가 '배나사' 자체로 제작된 교재를 이용하여 강의를 하고 그동안 부교사들은 학생들 사이에 앉아서 같이 강의를 듣는다. 강의가 끝나면 역시 자체 제작한 40개의 문제를 학생들에게 나눠주고 문제 풀이 시간을 갖는다.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 만의 확고한 원칙

중학생들에게 40개의 문제는 감당할 수 없이 많게 느껴진다. 특히 수학에 자신이 없는 학생들은 지레 겁먹고 포기하려고 한다. 여기에서 '배나사'만의 교육 원칙이 한 가지 등장한다. 학생들은 그 많은 문제를 모두 다 풀기 전에는 집에 갈 수 없다는 것이 그것이다. 그래서 수업 시작 시각은 같은데 종료 시각은 학생 개개인마다 달라질 수 있다.

학원에서는 시간이 되면 법적으로 학생을 집으로 돌려보내야 한다. 다른 말로 하면 실력이 서로 다른 학생들이 같은 시간 동안 공부를 하게 된다는 의미가 된다. 이 때 잘하는 학생은 많은 문제를 풀었을 것이고 못하는 학생은 적은 문제를 풀었을 것이다.

이 상태에서 다음 날에도 계속 수업 진도를 나가면 못하는 학생은 계속해서 뒤처지는 것이 수순이다. 하지만 '배나사'에서는 그런 일이 없다. 실력이 없는 학생도 남들과 같은 양의 문제를 풀어야 집에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실례로 오후 7시에 시작해서 새벽 4시에 수업이 끝난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업이 아무리 길어져도 '배나사'에서 지급 받는 봉사활동 인정 시간은 한 번에 3시간이다. 그렇다면 봉사자 입장에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금천교육장' 대표교사 조난현 선생님에게 물어보았다.

"그런 경우는 힘들죠. 정말 힘들어요. 그런데 지금 힘들다고 해서 저희가 학생을 포기해버리면 결국 일반 학원하고 다를 것이 없거든요. 그런데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저희가 학생들에게 기대하는 거죠. 너희도 이 정도는 풀 수 있어."

어려워 할 것 같다고 문제 수를 줄이면 학생들은 결국 "난 이것밖에 안 돼"하고 생각하겠죠. "나도 할 수 있어"라고 생각하게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9시가 넘은 시각, 문제 풀이가 진행중인 교실
 9시가 넘은 시각, 문제 풀이가 진행중인 교실
ⓒ 송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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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부터 지금까지 성장해 온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의 저력은 꾸준하게 그들만의 가치를 지켜왔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 아닐까?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이 더욱 알려져서 많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가치를 전파했으면 한다.


태그:#배움을 나누는 사람들, #금천교육장, #배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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