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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항쟁의 의미를 기리며 거리행진을 당시 시청 부근을 향하고 있는 광경
ⓒ 김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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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먹을 것을 달라며 싸웠던 항쟁 참가자 이일재씨가 시민사회단체 회원들 앞에서 증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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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먹을 것을 달라."

민주노총 대구본부와 대구지역 시민사회단체는 10월 항쟁 60주년이 되는 10월 1일 당시 항쟁의 발원지이자 기아대책을 촉구하기 위해 시민들이 모여든 경상감영공원(당시 대구시청)에서 10월 항쟁 60주년 추모제를 열었다.

▲ 당시 시청 앞이었던 경상감영공원에서 해금과 피아노 연주를 하고 있는 여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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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석자들은 1시 30분부터 민중대회 직전까지 경상감영공원 → 대구시민회관 옆(전평 도지부 사무실 소재지) → 태평네거리(당시 쌀 배급소) → 중부경찰서(항쟁당시 경북 경찰청) → 경상감영공원까지 약 2Km 정도의 주요 역사 순례지를 돌면서 당시 10월 항쟁에 의미를 되새겼다.

이날 역사순례에는 당시 10월 항쟁의 참가자였던 이일재(83세)씨가 역사 순례지를 돌면서 일일이 후배들과 젊은 청년들에게 선배들의 숭고한 뜻을 전했다. 이일재 항쟁 참가자는 “당시 시민들은 먹을 것이 없어 시청 앞과 경북경찰청 앞에서 궐기했던 것이 기억난다”고 증언했다.

제주 4. 3항쟁과 같이 금기시되어 땅 속에나 묻힐 듯한 10월 항쟁, 폭동으로 치부되어 이야기조차 꺼내기 힘들었던 지난 60년의 세월이다. 60주년을 맞아 대구지역 시민사회단체의 역사 되찾기 운동과 함께 10월 항쟁의 의미를 되찾는 잰걸음을 내딛었다.

10월 항쟁 60주년 행사위원회(정우달 백현국 공동위원장)는 1946년 10월 대구에서 콜레라로 인해 기아가 발생해 시민들이 먹을 것을 달라고 시청까지 달려갔던 10월 항쟁에 대해 “친일파에 대한 원한의 폭발, 미군정의 반동화 및 식량정책에 대한 반발, 생활고에 대한 분노, 인민위원회에 의한 행정과 치안 담당의 요구는 당시 시대적 상황으로 볼 때 정당한 노력이었다”고 밝히고 있다.

▲ 10월항쟁을 추모하는 굿을 펼치고 있는 함세상. 오규섭 목사가 나와 당시 궐기의 주된 목적이었던 '쌀'을 부어주고 있다.
ⓒ 김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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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항쟁 추모굿을 펼치고 있는 함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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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항쟁을 추모하는 행사는 임을 위한 행진곡, 대표 분향 및 헌화, 박영희 민족문학작가회의 시인의 '죽음이 있었다'는 시 낭송, 국민에게 드리는 글 낭독, 해금과 피아노 연주, 극단 ‘함께사는 세상’의 추모 진혼굿 순으로 펼쳐졌다.

“1946년 가을 그곳에는 아우성이 있었다. 1946년 10월 1일 대구시청에는 어버이가 있었고 어린 자녀들이 있었다. 배가 고파요, 쌀을 주세요. 한 끼도 먹지 못했어요, 밥을 주세요.(중략) 이제 우리는 그 말을 하려한다. 이제 우리 1946년 10월을 세상 한복판으로 옮겨, 진실을 물으려 한다.”
- 박영희 시인의 ‘죽음은 있었다’ 중에서.


당시 참가자로 생존해 추모식 행사에 증언자로 나선 이일재씨는 “살아서 후배들이 선배들이 펼친 의미 있는 싸움에 그 의미를 되새겨주니 눈물이 나려합니다”라며 지난날을 회상했다. 이어 그는 “당시 시청 앞에는 1천여 명에 이르는 군중들이 모여 궐기를 할 정도로 민중들의 열기가 뜨거웠다”고 증언했다.

▲ 젊은 청년들이 목숨걸고 싸웠던 10월항쟁의 선배들을 넋을 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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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현국 공동위원장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현 시점에서 10월 항쟁의 기본정신이 반외세적인 것에 있듯이 아직도 우리가 미국에 영향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고 언급하면서 “10월 항쟁 추모식을 계기로 남북경색, 노동자의 생존권 문제, FTA 문제를 자주적으로 해결하는 자세를 갖자”고 하였다.

반미청년회 송영우 회장은 “60년이 지난 지금도 양극화되고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는 것은 우리 스스로 정치를 해나가기 보다는 일제, 미국에 의해 정치가 되다보니 한미FTA문제, 농산물문제 등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구경북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은 이번 추모식을 계기로 내년부터는 10월 항쟁에 대한 의미 있는 행사들을 꾸며볼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있고 시민들이 함께 참여하는 문화제 및 10항쟁 기념하는 학술대회(2006년 9월 29일 개최)의 확대를 준비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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