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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는 인류가 발명한 최고의 음식 중에 하나일 것이다. 커피 없는 현대사회를 생각하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매일 두 세잔의 커피를 마시면서 정작 커피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있을까?

커피는 옛날 염소가 빨간 나무열매를 먹고 갑자기 힘이 솟아 팔짝팔짝 뛰는 모습을 본 한 목동에 의해서 유래 되었다고 한다. 아마도 커피가 함유하고 있는 카페인 성분이 순간적으로 에너지를 발산하게 하였을 것이다. 시골 촌부들 중에는 힘든 노동 중간에 커피를 대접으로 마시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고 나면 힘이 솟는다고 한다.

커피의 유래만큼이나 우리들이 생각지 못한 게 있다. 바로 커피 원두의 99.8%가 찌꺼기로 배출되고 단지 0.2%의 원두만을 우리가 마시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커피찌꺼기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더더욱 관심이 없다.

우리나라의 커피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원두의 수입량 또한 증가하고 있다. 정확한 통계가 잡히지 않았지만 2010년 기준 원두로 인한 커피찌꺼기 발생량은 무려 27만 톤에 이른다. 그리고 이를 처리하기 위하여 매 년 100억 이상의 비용이 들어가고 있다.

커피찌꺼기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면 단지 처리비용만의 문제는 아니다. 커피찌꺼기를 처리하는 동안 이산화탄소의 발생량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커피찌꺼기 1톤당 약 338kg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연간 9만2천 톤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며 이것은 자동차 1만1천여 대가 내뿜는 양과 맞먹는다.

커피찌꺼기를 통해 창조경제를 꿈꾸다

이런 커피찌꺼기를 100% 재활용하여 창조경제를 실천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박근혜 정부가 말하는 '창조경제'의 실체에 대해 아직도 설왕설래하지만 '창조경제'란 거대한 담론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 실생활의 사소한 것으로부터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서울에 사는 임병걸(36)씨는 커피전문점에서 손님들에게 커피찌꺼기를 나누어 주는 모습을 보면서 순간 커피찌꺼기를 단순히 한 번 탈취제로 사용하고 버리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했다고 한다.

커피찌꺼기에서 부엉이로 재 탄생했다.
▲ 커피찌꺼기로 만든 캐릭터 '씨울' 커피찌꺼기에서 부엉이로 재 탄생했다.
ⓒ 이혁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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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침내 커피찌꺼기를 활용한 캐릭터를 만들기에 성공하였다. 바로 '씨울'이 탄생한 것이다. '씨울'은 커피의 C와 부엉이의 Owl의 합성어로 커피로 만든 부엉이를 뜻한다. 커피찌꺼기로 부엉이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서는 커피찌꺼기를 점토처럼 점성이 있게 하는 기술이 필요했다.

임병걸씨는 커피찌거기 분말에 일반 접착제를 섞을 수도 있었지만 아이들의 입에 들어가도 안전할 정도의 커피찌꺼기점토를 만들기 위해 3년 간 연구 끝에 식품첨가물을 이용한 커피점토를 개발하게 되었다.

초등학교 만들기 재료를 바꾸자

초등학교 방과 후 만들기 체험 현장 모습, 선생님들 조차 커피찌꺼기로 만들어지는 부엉이를 보고 신기해 한다.
▲ 커피캐릭터 만들기 체험 초등학교 방과 후 만들기 체험 현장 모습, 선생님들 조차 커피찌꺼기로 만들어지는 부엉이를 보고 신기해 한다.
ⓒ 이혁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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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생전 처음 만져보는 커피찌꺼기 만들기에 푹 빠지게 된다
▲ 커피부엉이 만들기 체험 아이들은 생전 처음 만져보는 커피찌꺼기 만들기에 푹 빠지게 된다
ⓒ 이혁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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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걸씨는 (주)커피큐브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커피환경캠페인 및 캐릭터 사업을 시작하였다. 임병걸 대표와 뜻을 같이하는 지역의 사람들도 함께 모였다. 이들의 목표는 우리나라 초등학교 미술재료 중 화학제품인 비누조각과 고무찰흙을 없애고 커피찌꺼기로 이를 대체하게 하는 것이다.

커피찌꺼기는 정말 다양한 효과가 있다. 일단 음식의 일부이기 때문에 먹어도 될 정도로 안전하다. 냉장고와 신발장에 두면 탈취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주위를 환기시키는 방향제의 역할도 한다. 또한 화분에 놓아두면 방충제 역할 및 식물에 미네랄, 비타민, 니트로겐을 공급하는 식물영양제 역할도 할 수 있다.

더욱이 재미있는 사실은 산성을 가지고 있는 커피찌거기로 만들어진 캐릭터를 이용하여 여성들이 샤워 후에 발바닥 각질제거용으로 사용하면 큰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커피찌거기 캐릭터는 주위환경이 오염되어 있으면 겉 표면에 곰팡이가 핀다. 이를 통해 실내 오염정도를 측정할 수도 있다.

커피찌꺼기 부엉이는 명함이나 메모지 꽂이 외에도 방향제, 탈취제, 식물영양제, 각질제거제, 환경오염측정 등 다양한 기능을 보유하고 있다.
▲ 다양한 기능을 하는 '씨울' 커피찌꺼기 부엉이는 명함이나 메모지 꽂이 외에도 방향제, 탈취제, 식물영양제, 각질제거제, 환경오염측정 등 다양한 기능을 보유하고 있다.
ⓒ 이혁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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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석 오조의 커피찌꺼기를 이용하여 초등학생들이 만들기 체험을 한다면 환경보호는 물론 건강에도 안전하고 또한 만들어진 캐릭터를 이용하여 다양한 효과도 볼 수 있다. 자연스럽게 커피찌꺼기와 관련된 사람들에게는 경제적 이득이 돌아갈 것이다. 이것이 창조경제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세계최초로 커피찌꺼기점토를 발명한 임병걸씨는 커피찌꺼기 사업을 통해 사회적 약자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환경보호를 실천하기 위하여 공익단체에만 그 사용권을 주고 있다. 또한 올해부터는 장애인단체로만 그 대상을 확대하기로 하였다고 한다.

이런 아름다운 마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함께하는 커피찌꺼기 재활용 사업은 머지않아 우리나라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어 외화수익은 물론 지구촌 살리기에도 공헌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덧붙이는 글 | 전남학부모협동조합에서는 (주)커피큐브와 손잡고 전남지역 커피환경운동 캠페인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태그:#커피찌꺼기, #씨울, #임병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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