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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1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반도대운하연구회 주최 심포지움 '한반도대운하 국운융성의 길'에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인사말을 마친 뒤 웃으며 연단을 내려오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이른바 '운하 전쟁'이 시작됐다.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예비후보의 대표공약인 '한반도 대운하'를 놓고서다. 29일 광주에서 열린 한나라당 대선 예비후보들의 1차 정책비전대회(경제분야 정책토론회)가 시발점이다.

이날 토론회에서 박근혜·홍준표·원희룡·고진화 등 모든 후보들은 한반도 대운하를 비판하며 이명박 후보에게 날선 질문을 던졌다. 이 후보가 받은 대운하 공약 관련 질문만 7개다.

이 후보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박근혜 후보도 고진화 후보가 던진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한반도 대운하를 비판했다. 자연스럽게 '운하전쟁'의 '공동전선'이 형성된 것이다.

그런 점에서 1차 정책토론회는 '운하 전쟁'의 전초전이었던 셈이다. 이들은 이제 대선 후보 경선 기간 내내 한반도 대운하를 두고 이명박 후보에게 전방위 공세를 펼칠 조짐이다.

[박근혜] "이 후보 경선 패배한다면 그것은 대운하 때문"

▲ 박근혜 한나라당 예비후보의 측근인 유승민·이혜훈 의원은 30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반도 대운하`등 이명박 전 서울시장측의 정책 공약에 대해 비판한뒤 공개토론을 요구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본격적으로 '한반도 대운하' 공격을 시작하겠다."

박근혜 캠프의 유승민 의원의 말이다. 유 의원은 "(29일) 정책토론회를 기점으로 이명박 후보의 대운하 공약이 두들겨 맞기 시작할 것"이라며 "이젠 나도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별렀다.

유 의원은 "(우리) 캠프에서 나와 이혜훈 의원이 대운하와 관련해 계속 집중 문제제기를 하겠다"면서 "이 후보가 경선에 패배한다면 그것은 운하 공약 때문일 것"이라고 주장해 이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박 캠프측은 30일 마치 기다렸다는 듯, 이명박 후보를 향해 공개 질의를 퍼부으며 "대운하 토론회를 하자"고 포문을 열었다.

[홍준표] "관련 자료만 라면박스 2개"

'스몰3'의 공격도 더욱 세질 전망이다. 특히 정책토론회에서 한반도 대운하를 조목조목 비판하며 이명박 후보를 코너로 몰아세웠던 홍준표 후보의 대운하 공세가 주목된다. 홍 후보측은 "진짜 전쟁은 이제부터"라며 벼르고 있다.

홍 후보측은 "대운하 자료만 라면박스 두 개 분량"이라며 "어제는 분위기를 긴장시키는 차원에서 그 정도만 한 것"이라고 말했다.

홍 후보측은 "환경문제부터 공학적인 부분까지 집중 제기할 것"이라며 "한반도 대운하는 이명박 후보가 내세운 공약의 전부나 마찬가지인데 확실한 검증 없이 두루뭉술하게 넘어갈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이어 "본격적인 공세는 이제부터다, 두고 보라"며 별렀다.

홍준표 의원은 "토론회 방식도 30초 질문에 1분 대답의 일문일답식으로 바꿔 치열하게 공방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날을 갈았다.

[고진화] "대운하 반대 1천만 서명운동 나선다... 경선 끝나도"

또 다른 '스몰3'인 고진화 후보는 '1천만 서명운동'을 주장하고 나섰다. 고 후보측의 한 관계자는 "3차 토론회인 통일·외교·안보 때는 대운하 공약이 '분단 정책'이라는 점에서, 종합 토론이 벌어질 4차 토론회 때는 전방위 공세를 펼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1차 토론회 때 밝힌 대로 시민단체와 연대해 (한반도 대운하 반대) 1천만 서명운동에 나설 것"이라며 "경선에서 지더라도 끝까지 서명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이어 "단순한 정치공세가 아니다"고 전제하고 "한반도 대운하 계획에 심각한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며 "끝까지 (반대)할 의향"이라고 덧붙였다.

[이명박] 뒤늦게 답변 보도자료 내며 공세 진화에 진땀

▲ 29일 정책비전대회가 열리기에 앞서 다른 후보들과 나란히 앉아 있던 이명박 후보가 귀를 만지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한편, 이명박 후보측은 다른 후보들의 전방위 공세에 대한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을 의식한 듯 30일 뒤늦게 답변 자료를 냈다.

토론회에서는 "해양경찰청 조사에 따르면 1년 평균 선박 충돌 등 해상사고가 355건에 달하고 독일운하에서도 배가 침몰하는 사고가 있었다. 만약 운하에서 사고가 나면 부산·대구 시민들의 식수는 어떻게 할 것이냐"(홍준표) "우리는 식수의 80%가 강에 있다. 운하 만들면 생태계 파괴 우려가 큰데 환경문제를 어떻게 할 것이냐"(고진화) 등의 질문이 쏟아졌었다.

그러나 토론회에서 이 후보는 이에 대해 "근본적 수질 대책은 운하라고 생각한다" "한강도 잠실과 김포의 두 수중보 사이에 가둬 논 물이지만 깨끗하다. 물이 갇혔다고 더럽고, 흐른다고 맑다는 말은 맞지 않다"며 다소 애매하게 답변했다.

이에 대해 이명박 캠프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수질오염 문제와 관련해 "낙동강 대구지역 취수원 지점으로부터 상류 4km 전부터는 배가 다니는 수로와 취수원이 있는 수로를 나눈 이중수로로 이뤄지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수질오염 문제가 발생할 수 없다"고 답했다.

또 운하에서 선박 충돌 사고 우려에 대해선 "운항 중인 바지선이 충돌할 경우 기름 유출을 막는 이중방지장치가 설치되어 있어 유출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설명했다.

대운하와 관련해 타 후보들의 집중 공격을 받은 것에 대해서도 "환경파괴라느니, 물이 나쁘다느니 공격하고 비판하는 건 쉽지만 토론을 통해 이런 쟁점에 대해 제대로 반박하기는 힘들다"며 "설명할 수 있는 기회가 좀 더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적의 적은 나의 동지
열린우리당 사무총장인 송영길 의원은 30일 국회에서 브리핑을 갖고 경인운하의 예를 들며 "이 후보의 경부운하 구상이야말로 선거공학적인 포퓰리즘의 극치로 즉각 폐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명박 후보의 경부운하 비판을 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던 박근혜 캠프의 유승민 한나라당 의원이 송 의원의 기자회견을 웃으며 지켜보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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