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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세월호 침몰 사고 대응을 비판하는 글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청와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 세월호 침몰 사고 대응을 비판하는 글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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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세월호 침몰 사고 대응 과정에서 드러난 정부의 무능과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 회피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쏟아지는 가운데, 고등학생 등 청소년들도 대통령과 정부의 태도를 비판하는 글을 올리고 있다.

29일 청와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안녕하실 박근혜 대통령님께 18살 고등학생이 올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인 배아무개씨는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라면서 세월호에 탑승했던 안산 단원고 학생들과 또래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윗사람에게 보내는 글이지만 '존경하는'이란 수식어를 쓰지 않았다"고 밝히면서 말문을 연 배씨는 "분명 당신은 존경받아야 마땅할 지위에 올라가 있고 또 그런 나이를 가진 사람이나, 저는 당신을 눈곱만큼도 존경할 수 없다"면서 비판을 이어갔다.

"제발 진심이 담긴 대응을 해달라"

배씨는 이 글을 통해 세월호 침몰 사고 대응 과정에서 무능한 모습을 보인 대통령과 정부의 잘못을 강하게 질타했다. 그는 박 대통령이 진도 현장을 방문했던 일을 언급하며 "분명 그 현장이 매우 어수선하고 뭔가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텐데 왜 아무런 도움도 되어주지 못한 것일까"라고 물으며 "만일 그 아이들이 부자동네에 사는 아이들이었다면, 국회의원이나 장관 자제였다면 이렇게까지 형편없는 인명 구조작업을 펼쳤을까"라고 꼬집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17일 오후 전남 진도군 세월호 침몰 사고 피해자 가족들이 모여 있는 진도체육관을 찾아 피해 가족들의 요구사항에 답변을 마치고 체육관을 빠져나고 있다.
▲ 실종자 가족들 만난 박근혜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이 17일 오후 전남 진도군 세월호 침몰 사고 피해자 가족들이 모여 있는 진도체육관을 찾아 피해 가족들의 요구사항에 답변을 마치고 체육관을 빠져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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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세월호 참사의 책임자로 선장 등 선원을 꼽는 것을 두고도 우려를 표했다. 배씨는 "정부가 초동 대처만 잘 했어도 그렇게 많은 아이들이 바다 속에서 죽지 않았을 것"이라며 "1차적인 책임은 선장에게 있지만 그 이후 벌어진 상황에 대한 책임은 분명 정부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배씨는 교육부가 내린 '1학기 수학여행 금지령'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같은 정부의 대응이 진정으로 (희생자를) 애도하자는 의미에서 비롯된 대응인건지, 아니면 이렇게라도 해서 여론을 잠재우겠다는 상황무마식의 대응인 것인지 정말 궁금하다"고 반문했다. 배씨는 최근 한미 정상회담 때 박 대통령이 입었던 하늘색 의상 등에도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하면서 "우리 정부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별로 애도하는 것 같지 않아 화가 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과 당신 아버지의 친일·독재가 사람들 기억 속에서 잊혔듯이, 시간이 흐르면 모두가 (세월호 참사 관련) 정부의 잘못도 잊어버릴 것이라고 생각하며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궁금하다"며 "그러나 이제 잊지 않겠다, 이 사건 또한 기억하고 있겠다"고 강조했다. 배씨는 "제발 상황무마식의 대응이 아닌 진심이 담긴 대응을 해달라"면서 글을 마무리했다.

청와대 자유게시판 게시물수 급증

배씨 외에도 여러 고등학생들이 정부의 세월호 침몰사고 대응 개선을 촉구하는 글을 올리고 있다. 울산에 살고 있는 고교생이라 밝힌 이아무개씨는 "당신들의 자식이 바다 깊은 곳에 잠겨있다는 마음으로 구조에 박차를 가해달라"며 "국민조차 지키지 못한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것을 후회하기 전에 아이들을 돌려보내달라"고 호소했다.

안아무개씨도 "국가의 원수는 국민을 위해서 모든 것을 다 해야 하고 국민들의 속삭임 하나하나 놓치지 않아야 한다고 배웠다"며 "제발 진정성 있는 대응 모습을 보여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안씨는 "제 부모님을 비롯한 주변 어른들은 본인들이 행사할 수 있는 소중한 한 표를 모아서 현 정부의 발판을 마련했다"며 "이러한 국민들의 공로를 잊지 말아달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7일에는 청와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올라왔던 정아무개씨가 퍼온 '당신이 대통령이 되어선 안 되는 이유'라는 글이 화제를 모았다가 삭제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해당 글을 쓴 당사자인 영화인 박성미씨는 28일 오후 6시 30분께 청와대 자유게시판에 해당 글을 다시 올렸다(관련기사: "'대통령이어서는 안되는 이유' 내가 썼다...오늘 다시 올릴 것"). 이 글은 29일 오전 10시 45분 현재 조회수 12만을 넘어서며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청와대 게시판에는 정부와 대통령을 질책하는 글 등의 게시물이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28일에 올라온 게시물수는 약 1500개로, 500여 개 글이 올라온 전날에 비해 3배가량 증가했다. 청와대는 누리꾼들의 접속이 평소보다 늘어 게시판 접속이 끊기거나 느려지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태그:#세월호?침몰사건, #청와대, #박근혜, #청와대 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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