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 세월호 침몰희생자들의 추모를 위해 모인 한 고등학생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왜 살리지 못했나요? 왜? 왜?'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 세월호 침몰희생자들의 추모를 위해 모인 한 고등학생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침몰희생자들의 추모 청소년 촛불집회에서 추모 메세지가 적힌 노란종이를 든 참가자들 리본 모양을 만들어 '친구들이 아직 여기 있습니다'가 적힌 세월호 모형을 둘러 싸고 있다.
▲ 세월호 둘러 싼 노란리본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침몰희생자들의 추모 청소년 촛불집회에서 추모 메세지가 적힌 노란종이를 든 참가자들 리본 모양을 만들어 '친구들이 아직 여기 있습니다'가 적힌 세월호 모형을 둘러 싸고 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학생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을 때 어른들은 무엇을 해주셨나요?"

세월호 침몰 사고 수습 과정에서 어른들이 보여준 무책임과 무능함에 실망한 10대 청소년들이 직접 거리로 나왔다. 3일 오후 3시 30분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 모인 중·고등학생 200여 명은 "청소년이 앞장서서 세월호 피해 친구들의 한을 풀겠다"고 외쳤다.

이날 추모집회는 청소년단체 '21세기청소년공동체 희망'(아래 희망) 회원들의 제안으로 열렸다. 세월호 참사 이후 청소년들이 독자적인 집회를 개최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집회에 참가한 청소년 중에는 페이스북에서 소식을 접하고 온 학생들이 많았다. 세월호 침몰 실종자 주검 수습이 보름 넘도록 지지부진한 데다, 어른들의 무능한 행태가 날마다 드러나는 상황에서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었다는 반응이다.

인천에서 온 김아무개(고2)양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집회에 참여했다"며 "나 역시 세월호 사고 같은 일은 당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이곳에 오게 됐다"고 말했다. 김양은 "가만히 있으라는 어른들 말을 들었다가 친구들이 다쳤다"며 "우리 사회가 안전불감증에서 벗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구조 못 하는 우리나라가 선진국? 실망스럽다"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침몰희생자들의 추모 청소년 촛불집회에서 참가한 한 고등학생이 무릎을 꿇은 채 침회에 참석하고 있다.
▲ '미안해 친구들아'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침몰희생자들의 추모 청소년 촛불집회에서 참가한 한 고등학생이 무릎을 꿇은 채 침회에 참석하고 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교복 또는 무채색 계열의 옷을 입고 온 청소년들은 A3 용지 크기의 노란 도화지에 검정 매직펜으로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각자 하고 싶은 말을 적었다.

많은 학생이 "친구들아 보고 싶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등의 메시지로 세월호에 탑승했다가 돌아오지 못한 단원고 친구들에게 미안함을 표시했다. "우리는 아직도 제자리를 지켜야 하나요?", "대통령님, 왜 배에 탄 친구들은 살아오지 못했나요?" 등 사고 수습 과정에서 드러난 어른들의 무책임한 행동을 질타하는 목소리도 컸다.

청소년들은 세월호 선원과 정부 관료들의 미흡한 초동 대처 때문에 많은 친구가 목숨을 잃은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아무개(고2)양은 "사고가 일어났을 때 선장이 아이들에게 제대로 안내방송을 하고, 사고 직후 해경에서 발 빠르게 구조 작업만 했어도 많은 아이들이 살았을 것"이라며 "구조할 수 있는데도 구조를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며 충격받았다"고 털어놨다.

사고가 대형 인재로 이어지는 우리나라의 재난 안전 수준에 실망했다는 의견도 많았다. 무대에 올라 발언한 김아무개(고2)양은 "대한민국 국민이란 게 자랑스러웠는데 세월호 사고를 보며 그 생각에 의문을 가지게 됐다"며 "국민 안전을 지키지 못하는 나라를 자랑스럽게 여길 순 없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서울시 강동구에서 온 김아무개(고3)군도 "그동안 우리나라의 기술 수준이 선진국을 뛰어넘는다고 배워왔는데, 사고 구조도 제대로 못 하는 걸 보면서 실망했다"며 "이제는 더이상 어른들의 말을 못 믿겠다, 행동으로 보여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청소년단체 '희망'은 이날 집회에 이어 오는 10일에도 청계광장에서 '청소년 추모의 날'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 세월호 추모, 거리나선 청소년들 "왜 착한 사람들만 죽나요?"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친구들을 위한 청소년 촛불' 집회에는 200여 명의 중·고교생들이 모여 숙연한 분위기에서 또래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 최인성

관련영상보기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침몰희생자들의 추모 청소년 촛불집회에서 참가한 한 고등학생이 '왜 착한사람들은 죽고 나쁜사람들만 사나요?'가 적힌 노란종이를 들고 있다.
▲ "왜 착한사람은 죽고, 나쁜사람만 사나요?"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침몰희생자들의 추모 청소년 촛불집회에서 참가한 한 고등학생이 '왜 착한사람들은 죽고 나쁜사람들만 사나요?'가 적힌 노란종이를 들고 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침몰희생자들의 추모 청소년 촛불집회에서 참가한 학생들이 '친구들아 보고싶다'가 적힌 노란 종이를 들고 있다.
▲ "친구들아 보고싶다"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청계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침몰희생자들의 추모 청소년 촛불집회에서 참가한 학생들이 '친구들아 보고싶다'가 적힌 노란 종이를 들고 있다.
ⓒ 이희훈

관련사진보기




태그:#세월호, #세월호 침몰, #청소년, #박근혜
댓글37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20,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