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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는 점점 무르익어갔다. 패널들은 게시판에 올라온 '어느 386' 이라는 네티즌의 질문을 했다.

- '보스정치의 똘마니' 가 되지 않을 자신이 있나?
"참 어려운 문제다. 일단 소신대로 최대한 할 것이다. 나름대로는 마음을 단단히 먹고 있다. 그래도 처음에는 다 그렇게 이야기 한다고 말하면, 지금 시점에서는 할 말이 없다. 당 내지 총재의 생각과 자신의 생각이 다를 때 '내 생각은 이거다'라고 말할 수 있는 환경이 우리 같은 사람들을 위해서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내 생각이 당내 소수였을 때 함부로 탈당하는 것은 참여한 사람의 자세가 아니라고 본다. 내부 룰이라는 것이 있는 것이고. 이미 현실정치에 참여했다는 것은 안에서 구정물을 쓰고 어떻게 해서든지 조금이라도 개선을 해보겠다는 것이기 때문에... 적어도 현재로서는 내 생각이 전체와 다를 때, '다르다'고 소신있게 이야기할 수 있다. 이런 점은 바뀔 것이다. 국회의원이 어떤 법안에 투표했는가는 공개되어야 한다. 국가 안보나 대외비 상황이 아닌 한. 우리 국회도 전자투표 전광판이 잘되어 있다. 거의 대부분의 투표를 전자투표로 해서 국민의 알 권리를 제도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나는 그런 일에 앞장설 것이다. 동세대 사람들도 대체로 비슷할 것이다. 보스 내지 과두 정치 환경도 상당히 빠른 속도로 변할 것으로 본다."

- 잠깐 쉬어가는 의미에서 연애 이야기를 해보겠다. 오마이뉴스가 연애편지를 입수했는데... 부인이 김소희 씨죠? 몇 학번인가요?
"한신대 88학번이다"

- 감옥에 있을 때 밖에서 연애편지를 계속 보낸 것이 계기가 되어서 결혼에까지 이어졌다는데...
"연애편지는 아니었고. (아내가) 학생운동을 하다가 막 사회로 나가려고 하는 시점이었는데 그때 자신의 고민을 담담하게 써보냈다. 편지보면 뒤로 갈수록 정도 묻어 났는데 처음에는 좀 건조했다."

- 아이가...
"딸 하나. 동아. 4살이다"

- 지금까지 월급봉투를 가져다준 적이 있나?
"예전에 현대방송에서 6개월 정도 일할 때 80만원 정도를 줬다."

-(부인이) 환경운동연합 기자생활을 한 걸로 안다. 그 내용을 책으로 정리도 하고 했다는데... 그런데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르게 삶을 사는 건데. 어떤 생각을 하는지...
"크게 다르다고 생각 안 한다. 환경운동과 정치의 차이인데. 제 처는 여전히 작가로서 글을 통해 환경운동을 하고 싶어한다. 그러면서도 일에 욕심이 많아서인지 직접적인 실천도 하고 싶어한다. 어떤 운동도 막상 부딪치면 고고할 수 없다. 어떤 일도 현실이 부패한 만큼 구정물은 뒤집어써야 한다. 하나는 고고하고 하나는 진흙탕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적어도 생각은 적어도 비슷하다."

- 정치권에 진출한 인물들 가운데 총학생회장 출신이 대부분이다. '총학생회장들만의 잔치' 인가라는 비판도 있는데. 게시판의 질문에도 나와 있듯이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사라져간 사람들에 대해 맹세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사라져간 별들... 아마 과거 학생운동 시절의 열사들이나 또는 어느 조직의 한 부분에서 정말 최선을 다해 일하다가 지금은 자신의 생활 속에서 일하는 사람들일 것 같은데. 적어도 동세대에 살았던, 그리고 지금 굉장히 다양한 영역에서 살고 있는 다른 어떤 사람들보다 감히, 감히 그분들을 가슴에 담고 살아가고 있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저뿐 아니라 다른 사람도... 여전히 이한열 열사를 가장 가슴에 담고 있고, 그분의 어머니를 친어머니처럼 모시고, 어려운 일 닥칠 때마다 그때를 생각하는 사람은 동세대에 우상호보다 더 그런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이인영 선배도 그렇다. 항상 그 사람을 밀어가는 힘은 그 시절의 철학이고 그 시절의 함께 버텨주었던 동지들이다. 그 사람들을 잊지 않았다. 다만 우리가 생각했던 것만큼 한꺼번에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현실 앞에서 버거워하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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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선임기자. 정신차리고 보니 기자 생활 20년이 훌쩍 넘었다. 언제쯤 세상이 좀 수월해질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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