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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간부가 세월호 침몰 사고 보도에 대한 막내 기자들의 반성문을 공개 비판해 사내에서 큰 반발이 일고 있다.

성창경 디지털뉴스국장은 8일 오후 5시께 사내게시판에 "선동하지 말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성 국장은 세월호 침몰 사고를 취재한 38·39·40기 취재·촬영기자 40여 명이 전날(7일) 오전 사내 기사작성용 보도정보시스템에 올린 반성문을 비판했다. 또한 막내 기자들을 옹호한 선배 기자들과 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도 싸잡아 비난했다.

"선거 다가오니 영향 미치려는 것인가"

성 국장은 "막내기자들의 글은 반성이라기보다 비난이다, 비판이다"면서 "모두 회사를 겨냥한 것이다, 기다렸다는 듯이 진보언론들이 대서특필 하고 있다, 그것도 수신료 현실화 상정과 궤를 같이해서 말이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세월호 사건에 가슴 아파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단 말인가? 막내기자들의 글에 붙은 댓글을 보면, 마치 KBS가 구조의 책임을 지고 있는 기관인 것처럼 착각하게 하는 것도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반성을 빌미로 다시 회사를 공격하고, 또 정권의 나팔수라는 올가미를 씌우고 있다"면서 "40기 정도면 입사 1년차이다, 아직 그대들은 더 많이 배우고 또 익혀야 한다, 팩트와 정황, 상황과 느낌을 냉정하게 구분하고, 취재기법도 더 배워야 한다"고 힐난했다. "사원증에 잉크도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반성문'을 빙자해서 집단 반발하는 것부터 먼저 배우는 시대"라고 주장했다.

성 국장은 또한 막내 기자들을 옹호한 선배 기자들과 새노조를 비판했다. 성 국장은 "선배라는 자들이 댓글에 '가슴 아프다'. '부끄럽다'하면서 부채질한다, 이것이 오늘의 KBS다, 후배들에게 제대로 된 교육 한 번 제대로 시키지 못하는 자들이 사측에 항명하는 것부터 가르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언론자유와 공영방송이라는 이름으로 선동하지 마라, 그대들이 아무리 아니라 해도 작금의 막내기자들의 글과 2노조(새노조) 성명은 바로 좌파들이 좋아하는 논리"라고 밝혔다. 또한 "최근에 안 사실이지만 신입생 연수 과정에 노조의 특강이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 단체협약으로 이전부터 내려온 것이라 한다"면서 "새출발하는 새내기들에게 사측을 분리시키고, 견제하고, 투쟁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 아마 KBS 뿐 아닐까"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제 더 이상 선동하지 마라, 또 선거가 가까이 다가오고 있으니까 영향을 미치겠다는 것인가"라며 "순진한 후배들을 정략적으로 이용하지 말고, 훈수하고 가르쳐라"라고 꼬집었다.

비판 댓글 쇄도... "뼈아픈 반성이 선동인가"

이 글에는 비판 댓글이 쇄도하고 있다. 연차가 20년 가까이 된 한 기자는 댓글에서 "진심을 다해 진실을 전하지 못한 기자들이 뼈아픈 반성을 토해내는 것을 두고 집단 반발, 투쟁, 선동, 정략적이라니요"라며 "국장님 눈에는 30대 초반의 기자들조차도 누군가 이용하면 이용당하기만 하는 '초딩' 수준으로 보이십니까"라고 비판했다.

또한 "지금이라도 과감 없는 보도, 진실된 보도를 하기 원하는 기자들의 영혼을 당신들이 또 한 단계 밟고 올라서는 지렛대로 이용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연차가 10년 가까이 된 기자는 "'수치심이 없으면 양심도 없다'는 영어 속담이 있다"면서 "침묵하십시오, 그나마 그게 낫다, 후배들이 쓴 글이 선동이라면 지금 이 글을 쓰신 저의는 뭡니까"라고 지적했다. 비슷한 연차의 또 다른 기자는 "참고 또 참다 터져 나온 후배들의 지극히 당연한 문제제기와 공감이 선동으로 넘어가는 데 당황스러움을 느낀다"면서 "힘들어하는 후배들 앞에 이런 글을 올리는 당당함이 충격적"이라고 밝혔다.

최건일 새노조 편집국장은 "성창경 국장의 글에 대응할 일고의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면서 "신입사원에 대한 노조 특강은 다른 곳에서도 한다, 성 국장의 글이 노조의 명예를 훼손했는지에 대한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태그:#성창경 디지털뉴스국장, 막내기자들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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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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