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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군수' '형제군수'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전남 화순군. 군수들이 잇따라 낙마하면서 민선2기부터 여섯 차례나 선거를 치른 곳이다. 6·4지방선거를 앞두고 '가족군수'에 대한 거부감이 높지만, 표심의 향방은 아직 가늠하기 어렵다. 이번 선거에도 '가족군수' 후보들이 출마해, 입질에 오르내리고 있다.
▲ 이번엔 누구 선택할까 '부부군수' '형제군수'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전남 화순군. 군수들이 잇따라 낙마하면서 민선2기부터 여섯 차례나 선거를 치른 곳이다. 6·4지방선거를 앞두고 '가족군수'에 대한 거부감이 높지만, 표심의 향방은 아직 가늠하기 어렵다. 이번 선거에도 '가족군수' 후보들이 출마해, 입질에 오르내리고 있다.
ⓒ 강성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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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창피해서 화순이 고향이라고 말하기 싫다. 당선되면 구속되고, 또 선거하고 10년 넘게 이 모양이다. 거기에 부부군수, 형제군수로 망신 제대로 당하고 있다."

선거 이야기가 나오자 윤석권(전남 화순군 동복면)씨는 혀부터 찼다. 전남 화순군은 군수들이 잇따라 구속·낙마하면서 '군수들의 무덤'으로 불린다. 민선3기∼5기까지 선거만 6번 치렀다(관련 기사 : 화순군수 잔혹사... 선거만 하면 낙마하는 군수들).

화순은 민선3기 '부부군수'(임호경·이영남), 민선4기 '형제군수'(전형준·전완준)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냈다. 민선5기에는 두 군수(전완준·홍이식)가 잇따라 구속됐다.

민선3기(2002년) 임호경 군수는 임기 중 직위상실형을 선고받아 낙마했다. 재선거가 치러지자 자신을 대신해 부인 이영남씨를 출마 시켰고, 당선됐다.

민선4기에는 형과 동생이 잇따라 군수에 취임하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2006년 당선된 전형준 군수는 취임 3개월 만에 군수직에서 물러났다. 보궐선거에 그의 친동생(전완준)이 출마해 당선됐다. '형제군수'로 알려진 전완준 군수 역시 구속을 피하지 못했다. 민선5기(2010년)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했지만 8개월 만에 군수직을 상실했고, 뒤를 이은 홍이식 현 군수도 구속됐다. 뇌물수수로 구속된 홍이식 군수를 빼면 모두 선거법 위반 때문에 낙마했다.

다시 출마한 '가족군수' 원조들... 새정치·무소속 6명 출마

선거 때마다 입길에 오르내리는 화순군수 선거.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다. 6·4지방선거에   6명이 출마했다. 구충곤 새정치민주연합 후보, 전형준·구복규·배동기·임호경·임갑수(기호순) 무소속 후보가 출마했다.

'가족군수'의 '원조'인 임호경 후보와 전형준 후보는 명예회복과 인물론을 앞세워 새정치연합을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이들 이외의 후보들은 한 목소리로 "치욕의 역사를 끝내자"라며 자신들이 "군민화합과 화순발전을 위한 적임자"라고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전 후보와 임 후보는 비판여론에 "당선이 되면 분열과 반목을 깨끗이 씻겠다"라며 "화순발전을 위해 일 잘하는 군수를 뽑아 지역 현안을 해결하자"라고 강조한다.

전형준 후보는 "지금이야말로 새로운 변화가 필요한 때이고, 분열을 멈추고 가난을 털어내기 위해 힘찬 출발이 요구되는 시점이다"라며 "연령·지역·계층간 막힘없는 소통을 통해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군 예산 7000억 원 시대'를 주창하고 있다.

6·4지방선거 화순군수 선거에는 모두 6명이 출마했다. 현재 선거는 4파전 양상을 띠고 있다. 왼쪽부터 구충곤 새정치연합 후보,  전형준·구복규·임호경 무소속 후보다. 전 후보와 임 후보는 '가족군수' 원조로 재선을 노리고 있다. 상승세를 타고 있는 구 후보가 이들을 누르고 승리할 지 관심이다.
▲ 가족군수냐, 다른 후보냐 6·4지방선거 화순군수 선거에는 모두 6명이 출마했다. 현재 선거는 4파전 양상을 띠고 있다. 왼쪽부터 구충곤 새정치연합 후보, 전형준·구복규·임호경 무소속 후보다. 전 후보와 임 후보는 '가족군수' 원조로 재선을 노리고 있다. 상승세를 타고 있는 구 후보가 이들을 누르고 승리할 지 관심이다.
ⓒ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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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호경 후보는 "민선3기 임호경과 이영남 군수 4년여 동안, 군정과 관련해 단 한 사람의 군민이나 공무원도 사법처리 되지 않았다"라고 강조하며 "인구 유입정책을 통해 화순읍을 '인구 5만 이상의 도농복합 화순시' 승격을 추진하겠다"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이에 구충곤 후보는 "군수만 뽑아 놓으면 줄줄이 구속되는 바람에 군정 공백이 생기고 지역 경제는 파탄났다"라며 '가족군수 종식'을 주창하고 있다. 그는 "관내 70세 이상 어르신께 건강장려금 20만 원 지급, 명품교육도시, 명품문화도시, 명품의료도시로 발전 시키는 명품군수가 되겠다"라고 강조했다.

"재보선 없어야" 여론 높지만... '조용한 표심' 향방 관심

무소속 배동기 후보의 선거사무실 외벽에 걸린 플래카드. 화순군수 선거의 명제 중 하나는 '임기를 채우는 군수'가 됐다. 잇따른 군수의 낙마와 선거로 지역발전의 동력은 상실되고 정치 냉소주의가 팽배한 실정이다.
▲ "재보궐선거 없는 화순" 무소속 배동기 후보의 선거사무실 외벽에 걸린 플래카드. 화순군수 선거의 명제 중 하나는 '임기를 채우는 군수'가 됐다. 잇따른 군수의 낙마와 선거로 지역발전의 동력은 상실되고 정치 냉소주의가 팽배한 실정이다.
ⓒ 강성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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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 민심 흐름과 여론조사 결과로 볼 때, 구충곤·임호경·전형준·구복규의 '4파전' 양상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관전포인트는 '가족군수' 후보가 다시 선택을 받느냐다. 이들에 대한 반감은 높지만 여러 차례 출마한 탓에 인지도가 높고, 조직력이 강해 고정 지지표를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이들에게 가장 강력한 도전자는 구충곤 새정치연합 후보.

구 후보는 '가족군수'에 대한 반감 여론과 당의 지원 등으로 지지세를 넓혀가고 있다. 지난 2010년 민주당 공천을 받았지만 가족군수 후보들에게 밀려 3위에 그친 점, 상대적으로 약한 조직세·인지도가 과제다.

임 후보와 전 후보, 구 후보 측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가족군수'에 대한 반감에도 표심은 조용하다. 드러내놓고 지지후보를 밝히지 않는다. 김재양(화순읍)씨는 "10년 넘게 선거만 하고 있으니 사람들이 선거 이야기를 꺼려 한다"라며 "부부, 형제군수에 대한 반감이 높은 것은 사실인데, 많은 사람들이 '바뀔까' 물으면 '글쎄'라고 한다"라고 전했다.

화순군 선거판을 잘 아는 한 인사는 "현재는 임 후보와 구 후보가 앞서는 것 같은데, 화순선거는 투표일 2∼3일 전에 판이 완전히 바뀌기도 한다"라며 "무소속들이 연대할 수도 있고 다른 변수가 있어서 전망이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가족군수'에 대한 비판 여론, 재보선 없는 화순군을 바라는 민심이 표심으로 이어질지 관심이다.

[여론조사] 임호경 '강세', 전형준 '주춤', 구충곤 '약진'
저마다 "승리 자신"... 조직세·가족군수 반감·투표율 등 변수
가장 최근에 실시한 세 차례의 여론조사 결과, 여전히 임호경 후보의 지지세가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 게재된 세 차례의 조사결과를 단순 비교하자면,  임 후보의 지지율은 여전히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눈에 띄는 대목은 구충곤 후보의 상승세. 4월 말 10% 중반에 머물던 구 후보는 최근 조사에서는 20% 후반대로 조사됐다. 구 후보의 상승세는 각 캠프에서도 인정하는 분위기다.  약진을 얼마나 이어갈지가 관건이다.

전형준 후보와 구복규 후보는 4월 조사와 최근 조사에서 큰 변화가 없이 정체돼 있다.

데일리리서치가 4월 19일∼20일 화순군 거주 만 19세 이상 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결과, 임호경 후보 35.1%, 전형준 후보 18.2%, 구충곤 후보 14.0%, 구복규 후보 13.9%, 배동기 8.0% 순으로 조사됐다. 무응답은 10.9%였다(ARS 유선전화·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8%P, 응답률 9.3%).

이 기관이 22일 12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임호경 후보 30.7%, 구충곤 후보 22.6%, 전형준 후보 17.7%, 구복규 후보 17.7%로 조사됐다. 무응답은 6.9%(ARS 유선전화·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8%P, 응답률 9.3%). 이 기관의 조사에서는 임갑수 후보는 빠졌다.

25일 브레인리서치가 1035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구충곤 후보와 임호경 후보의 혼전 양상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 구충곤 후보 29.0%, 임호경 후보 28.9%, 전형준 후보 15.7%, 구복규 후보 15.3% 등으로 조사됐다. 무응답층은 3.8%였다(ARS 유선전화·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 7.96%).

화순군수 선거는 ▲ 무소속 후보 간 연대 가능성 ▲ 임 후보와 전 후보의 조직표 ▲ 화순읍의 투표율 ▲사표심리 등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제5회 지방선거 화순군 투표율은 69.17%로 전국평균(54.5%)에 보다 훨씬 높았다.  화순읍 투표율은 66.16%, 면단위는 72.62%였다.

여론조사 관련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s://www.nesdc.go.kr/)를 참고하면 된다.



태그:#6·4 화순군수 선거, #부부군수 형제군수, #구충곤, #임호경, #전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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