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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균 해양경찰청장이 2일 국회에서 열린 세월호 국정조사 특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사고 당시 해경의 미숙한 초기대응에 관해 지적받고 있다.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이 2일 국회에서 열린 세월호 국정조사 특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사고 당시 해경의 미숙한 초기대응에 관해 지적받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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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이 세월호의 완전 침몰 직전까지도 구조보다 해양수산부장관과 해양경찰청장의 의전에 신경썼던 것이 2일 드러났다. 이는 새정치민주연합 김현미·우원식 의원, 정의당 정진후 의원이 이날 자정께 해경 본청 상황실 등의 녹취록을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다.

해경 본청은 사고 당일인 4월 16일 오전 10시 6분 51초경 인천 회전익 항공대로 전화를 건다. 본청 관계자는 기상 상황을 물어본 뒤, "일단은 이륙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주세요"라며 "청장님이랑 타고 나가실 수도 있다"라고 말한다. 이에 인천 항공대 쪽에서 "청장님이 타고 나가실 수도 있다는 겁니까"라고 반문하자, "예 그래서 준비하는 거예요"라고 답한다.

특히 "저희가 직접 구조임무보다는 청장님 입장할 수 있게끔 준비하라는 겁니까"라는 인천 항공대의 질문에도 "예"라고 답한다.

20분 정도 흐른 오전 10시 27분 10초경 같은 요구가 반복된다. 본청에서는 "S92(헬기편명)는 안 가는 걸로 했다고 하니까 AW(헬기편명)만 빨리 준비하십시오"라며 "청장님이 타고 가실 겁니다"라고 말한다. 이에 "청장님이 가시는거요"라고 반문하자, "청장님이 타고 바로 진도까지 가실 겁니다"라고 재확인한다.

이에 인천 항공대 측에서는 "진도까지 가서, 임무는 수행 많이는 못해요"라며 "왜냐하면 기름 때문에 거기 가서 현장 한번 보시고 바로 목포 가서 기름 넣고 다시 임무 수행할게요"라고 답한다. 즉, 사고 현장을 한 차례 둘러보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일은 없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본청은 "그건 현장 가서 하시면 될 것 같다"라고 답한다.

이처럼 해경이 김석균 해양경찰청장의 '현장도착'만 신경쓰던 순간, 세월호는 좌측으로 68.9도 기울어진 상태였다. 오전 10시 9분경부터는 초당 0.06도씩, 1분 22초 동안 4.9도 더 기울어졌다. 세월호는 오전 10시 17분 108.1도로 기울이며 완전 전복 상태로 접어들었다.

당시 사고 현장의 해경은 갑판 위로 올라오거나 바다로 뛰어든 승객들을 구조하고 있었다. 특히, 해경의 '여객선 세월호 침몰 1일차 시차별 조치사항'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현장에 도착한 헬기 3대(B-511·B-512·B-513)는 오전 9시 35분경부터 10시 35분경까지 총 35명을 구조했다. (관련기사 : 4월 16일, 세월호 죽은 자의 기록, 산 자의 증언)

"구조하는 사람 놔두고 오라하면 되겠어요" 반박 당하기도

해양수산부 장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해경 본청 상황실은 사고 당일 16일 오전 11시 46분 "해수부장관이 챌린지로 무안공항으로 가신다고 그러네요"라며 "무안공항에서 현장 가보신다고"라고 해당 직원에게 말한다. 이어, "팬더512(헬기편명)를 임무중지하고 무안공항가서 연료수급받고 대기하라고"라고 주문한다. 즉, 헬기를 돌려 이주영 해수부장관을 사고 현장으로 데려가라는 요구다.

해당 직원은 "아니, 본청에 누가 지시를 그렇게 하냐고"라며 "구조하는 사람을 놔두고 오라하면 되겠어요"라고 역정을 낸다. 이에 본청은 "무슨 말씀인지 알겠다"라며 일단 물러선다.

그러나 본청 상황실은 오전 11시 55분경 제주청에 다시 연락해 "지금 해수부 장관 현장 가신다고 내려간 건 알고 계시죠"라며 재차 팬더512에 이 장관을 태우라고 주문한다. 특히, "경비국장님이 장관님 편성차 헬기 이동시키지 말고 어차피 유류수급하러 무안공항으로 간 김에 잠깐 태우고 오라고 그렇게 얘기하네요"라며 "장관 편성차 간다고 이동한다고는 얘기하지 말라"고 '거짓말'도 주문한다.

본청 상황실이 팬더512의 무안공항행을 주문하던 시각 직전인 16일 오전 11시 35분경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 의사자로 지정된 승무원 고(故) 박지영씨였다.


태그:#세월호, #해양경찰청장, #해양수산부 장관, #녹취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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