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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측이 11일 한국측과 피랍자 석방협상을 재개했다는 소식이 전해오면서 협상에서 진전을 볼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탈레반 측 협상대표가 언론 인터뷰에서 "오늘 또는 내일 중 인질들이 풀려날 수 있을 것"이라며 긍적적인 신호를 보냄에 따라 협상이 중대 고비를 맞고 있는 듯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10일 밤 우리 측과 탈레반이 1차 대면 접촉을 갖고 각자 기본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기에 본격적인 교섭은 실질적인 입장 조정이 이뤄질 이날 2차 대면 접촉에서 이뤄질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예상이다.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는 양측이 10일 1차 접촉에 이어 11일 다시 만나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지만 우리 정부 당국은 "탈레반 측과의 접촉은 계속 유지되고 있으나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정황을 감안하면 우리 측은 2차 대면 접촉에서 탈레반 측에 한국이 받아들일 수 있는 인질 석방 조건을 제시할 것을 본격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아프간과 미국의 입장이 견고한 상태에서 수감자 석방을 당장 이끌어내기 어려운 만큼 한국 정부의 권한 범위 안에 있는 조건을 놓고 교섭하자는 제안을 하고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최근 미국-아프간 정상회담과 아프간-파키스탄 부족장연석회의인 '평화 지르가'에서 아프간 정부가 탈레반 수감자 석방 요구에 냉담한 반응을 보인 점도 탈레반 측을 설득하는데 동원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관건은 탈레반 측의 태도다. 인질 석방 대가로 금전을 원치 않는다는 것이 탈레반 측 공식 입장이지만 한국과 대면접촉을 이어가고 있는 그들의 태도로 미뤄 두번째 대면 접촉에서는 '맞교환' 대신 다른 요구를 하고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탈레반 대변인인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이날 "우리의 1차 요구사항은 8명의 탈레반 수감자와 한국인 인질의 맞교환"이라며 "우리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으며 한국인 인질들은 탈레반 수감자들이 석방되는 경우에만 풀려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일단 원칙론을 고수했다.

그러나 이 같은 탈레반 측의 표면적 요구 외에 밖으로 드러나지 않은 요구사항이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대면접촉의 중요한 목표인 만큼 우리 측은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둔 채 교섭에 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탈레반측 협상단 대표인 물라 카리 바시르가 외신과 인터뷰에서 자신들이 탈레반 수감자와 인질간 맞교환 요구를 고수하고 있다면서도 한국인 인질 21명이 11일 또는 12일 풀려날 수 있다고 언급, 관심을 모았지만 수감자와 인질간 맞교환 요구가 유효한 상태에서 인질 석방 같은 급박한 진전이 하루이틀 사이에 이뤄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외교소식통들은 전하고 있다.

정부 소식통들도 "상황을 좀 신중하게 볼 필요가 있다"며 섣부른 낙관을 경계했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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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탈레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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