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방송된 JTBC <썰전> 예능 심판자 코너에서 JYJ의 방송 활동 제약에 대해 이야기했다.

7일 방송된 JTBC <썰전> 예능 심판자 코너에서 JYJ의 방송 활동 제약에 대해 이야기했다. ⓒ JTBC


그룹 JYJ가 텔레비젼에 나왔다. 물론 직접 나온 것은 아니다. JTBC <썰전>  예능 심판자 코너에서 JYJ에 대해 다룬 것이다. 도대체 한 그룹을 방송에서 다룬 것이 무에 그리 대단한 것이냐고? 무려 5년 만이다. 방송 프로그램, 그것도 연예 프로그램에서 대놓고, JYJ를 논하고, 그들이 지난 5년 동안 방송에서 보일 수 없었던 사안에 대해 대놓고 이야기한 것이.

하지만 <썰전>뿐이다. 허지웅은 JYJ가 방송에 모습을 보일 수 없도록 만든 카르텔의 주체인 (JYJ가 동방신기로 활동할 당시 소속사) SM이 ('해리포터' 시리즈의 등장인물) 볼드모트냐고, 왜 말하지 못하냐고 반문했지만, 지난 5년간 그리고 지금까지도 JYJ는 연예계에 존재하지만 존재해서는 안되는 사람들처럼 대접받아 왔다. 그런 그들에 대해 처음으로 말문을 튼 예능 심판자, 그것만으로도 모처럼 <썰전>으로서의 자격이 있어보인다.

이날 화두의 물꼬를 튼 것은 근자에 방송을 통해 보여진 JYJ 브랜드 광고였다. 각종 음악, 예능 프로그램이 시작되기 전 '하나를 위한 모두, 모두를 위한 하나'라는 캐치프레이드를 내건  이 광고를 통해 아티스트로서의 JYJ의 위치와 역량을 내보이겠다는 의도로 만들어진 광고가 선보였다.

도대체 왜 JYJ는 이윤석이 대기업의 광고 비용에 맞먹는다고 혀를 내두를 만큼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여 광고를 선보이게 된 걸까? 그 이유는 단 한 가지이다. 7월 29일 3년 만에 정규 2집 < JUST US(저스트 어스) >를 가지고 컴백했지만, 그들의 음악을 음악 프로그램을 통해 접할 수 없는 상황 때문이다. 그들이 동방신기라는 이름으로 소속되어 있던 SM과의 길고 지리한 법정 싸움은 종료되었지만, 여전히 방송가에서 자신들의 음악을 사람들에게 들려줄 무대가 그들에게는 허용되지 않는다.

그리고 <썰전>은 용감하게 이런 연예계 관행으로 자리잡아버린 JYJ의 방송 봉쇄를 다루었다. 물론 JYJ의 문제를 전면적으로 다루었다는 사실에 감읍한 것과 달리, 다루는 방식의 공정함은 고개를 갸웃할 만하다.

JYJ의 활동 봉쇄, 그저 '관행'의 문제인가?

 7일 방송된 JTBC <썰전>의 한 장면.

7일 방송된 JTBC <썰전>의 한 장면. ⓒ JTBC


비록 개인적 활동으로 성과를 보였지만 여전히 그룹으로서 자신들의 음악을 방송을 통해 들려줄 수 없는 JYJ에 대해, 허지웅이 일선 PD의 의사를 짓누르는 윗선의 압력을 분명하게 밝힌 반면, 김구라는 중국과 대만의 예를 들어 편리하게 선택의 문제로, 혹은 관행으로 치부해 버린다. 비단 음악 프로그램만이 아니라, SM 출신의 예능인들이 다수 포진한 예능 프로그램에서의 봉쇄조차도 불가피한 것이 되어 버린다.

그런 불공정함이 관행이나 편의로 둔갑되는 반면, JYJ 각 멤버가 이룬 다방면의 성취로 인해, 혹은 그 과정에서 벌어들인 수익으로 그들의 방송 금지가 상쇄되고 보상되는 듯한 뉘앙스까지 풍긴다. 그들로 인해 여타 아이돌들의 계약 기간과 처우를 고민해보는 계기가 마련된 것 등은 쏙 빼놓고 말이다. 마치 정치권의 분쟁을 편리하게 양비론으로 치부하듯, 방송은 편리하게 JYJ와 SM의 입장을 전달하는 것에 그친다.

심지어 동방신기를 탈퇴하여 JYJ로 벌인 지난 5년 동안의 활동에 대한 팬들의 열렬한 지지를 '탄압받는 우리 오빠들에 대한 연민'으로 치부해 버린다. 그 어떤 팬덤보다도 전투적으로 JYJ의 부당한 대처를 앞장 서서 알리고, 그를 위해 투표에까지 앞장서는,  물심양면의 지원을 아끼지 않는 팬들의 '정의로움'을 그저 아이돌 팬덤의 팬심으로만 국한시켜 버린 것이다. 애초에 JYJ와 SM의 대립을 연예계에 허다한 이권의 다툼 정도로 국한시켜 버리니, 애닳은 팬들의 전투 의지도 오랜 팬들의 '의리'로만 남게 되는 것이다.

거기서 한 술 더 떠서, MBC 드라마 <트라이앵글>에 출연했던 김재중과 그의 후속작으로 돌아온 <야경꾼 일지>의 유노윤호의 덕담을 소개하며, 동방신기로서 한 무대에 설 날을 기대하며, JYJ에 대한 이야기를 마무리 짓는다.

말이야 좋다. 요즘 god처럼 과거의 가수들이 다시 뭉쳐 한 무대에 서는 것이 트렌드가 되는 세상에서 동방신기를 다시 볼 수 있었으면 하는 소망은 소박한 바람일 수 있다. 하지만 JYJ 세 사람을 제외한 나머지 동방신기의 두 사람이 현재 동방신기란 이름을 내걸고 활동하고 있으며, 그들이 소속되어 있는 곳이 여전히 SM인 한에서 저런 소망은 JYJ의 방송 출연을 바라며 'JYJ ON TV'라는 캠페인을 전국 방방 곡곡에서 벌이고 있는 팬들, 끝나지 않는 지리한 싸움을 벌이면서 앨범을 낼 수 있는게 어디냐며 그것만으로도 만족한다고 어쩌면 조금은 안쓰러운 소감을 선보이는 JYJ에게, 말이 좋아 덕담이지 또 한 번의 상처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5년 만에 어렵사리, 하지만 흡족하지는 않게 텔레비젼 연예 비평 프로그램을 통해 선보인 JYJ. 부디 이런 시도가 물꼬가 되어, 그들이 더 이상 이름을 불러서는 안 되는 볼드모트가 아닌, 자신의 노래를 부를 무대를 누릴 수 있는 가수가 되길 바란다. < JUST US > 속의 JYJ 음악, 참 매력적이다. 알고보니 그들은 여전히 노래 잘하는 가수였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이정희 시민기자의 개인블로그(http://5252-jh.tistory.com/)와 미디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썰전 JYJ SM 볼드모트 허지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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